[오은선 기자] ‘단발머리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로 SNS에서 가장 핫한 미용인, 묘정. 고등학생 때부터 단발머리를 고수해 단발머리의 최고봉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지은 닉네임이 지금의 그를 상징하게 됐다.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묵묵하게 한 길만 걸어온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는 없었다. 시기를 잘 맞춰 SNS로 성공한 것이 아닌, 오랫동안 연구하고 파헤친 그만의 ‘헤어 레시피’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기존에는 없던 스타일링 비포, 애프터 사진을 SNS에 올리며 어쩌면 미용의 판도를 바꿔놓은 단발머리 대통령 묘정. 미련할 정도로 묵묵히 걸어온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스튜디오가 아닌 내 샵, 마이오헤어에서 진행한 점이 특별했다. 생각보다 잘 나올 것 같다(웃음). 모든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지만, 첫 번째 콘셉트의 색감이 정말 좋았다. 평소 댄디한 느낌의 패션과 컬러감 있는 의상을 선호하는데, 첫 콘셉트 의상이 노란색 원피스라 더 좋았던 것 같다. 노란색, 하늘색 등 원색이 피부 톤을 예쁘게 해주는 것 같다”
Q. 미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
“고등학교 시절 미술반을 다니면서 미용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뒤로 미용 쪽으로만 바라본 것 같다. 친구들의 헤어 스타일링을 해주는 것이 좋았고, 꾸며주는 것도 좋았다. 20살쯤에 또래보다 빨리 디자이너가 됐더니 시기, 질투도 많이 받고 고생도 많이 했다(웃음). 지금까지 정말 일만 한 것 같다. 원래 성격상 술, 담배는 물론 유흥에도 관심이 없어서 그저 일만 했다. 이대, 마포, 잠실, 그리고 청담에서 일하다가 마이오헤어를 오픈했다. 원래 샵을 여는 것이 내 꿈이기도 했고, 아무래도 내 옆에 함께 있어 주던 직원들이 일할 곳이 없어지게 되어 내가 보호해주고 싶었다”
Q. 가장 뿌듯했던 경험
”내 제자들이 생긴 것. 샵은 돈만 있으면 차릴 수 있지 않나. 제자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좋다. 지금 마이오헤어에 있는 디자이너들 모두 첫 미용을 나와 함께했다. 한 단계씩 커가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내 자식 같다(웃음)”
Q. 단발머리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게 된 과정
“학창시절 단발머리를 고수했다. 단발머리 중에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최고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서 ‘단발머리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아직 그 콘셉트를 밀고 나가고 있다(웃음)”
Q. 헤어 디자인을 개발하기도 한다. 어떻게 영감을 얻나
“어느 날 문득 내 머리가 질릴 때 이것저것 하다 보면 ‘이런 스타일 예쁘다’라고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러 가지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고객에게도 권하기도 한다. 염색 컬러도 직접 연구했다. 한 6년 정도 염색만 공부한 것 같다. 나만의 레시피를 많이 만들었다. 축적된 레시피가 많다(웃음)”
Q. 2019 예상하는 유행 헤어스타일
“우선 허쉬 브라운 컬러. 예전에는 밝은 빛이 인기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초콜릿 컬러와 비슷한 은은한 컬러가 인기가 많다. 그리고 허쉬컷. 가벼운 느낌의 레이어드컷인데 묶어도 풀러도 예쁘고 손질도 쉽다. 단발머리에서도 가능하지만, 어깨 정도 길이면 더욱 예쁘다”
Q. 마이오헤어만의 장점이 있다면
“분위기가 정말 밝다. 다 같이 인턴생활을 하고 외부 사람이 없다 보니, 시기 질투도 없다. 정말 가족 같아서 경쟁이 없는 것 같다(웃음). 다 좋다. 그리고 우리 샵은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다 젊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나이가 들면 감각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마사지 등은 나이가 있는 분이 좋지만 메이크업, 네일아트, 헤어 등은 젊은 층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SNS를 하는 사람도 많아 자연스레 홍보도 된다”
“그리고 아무래도 내가 원장이다 보니 편하게 해줘도 선을 지킨다. 혼낼 때는 엄청 무섭게 혼낸다. 예를 들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생각을 안 하고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그리고 이간질, 텃세 부릴 때 화를 많이 낸다. 이런 것 등이 다 합쳐져서 분위기를 흐리는 것을 진짜 싫어한다. 10년 동안 2명 정도 정리한 것 같다”
Q. 쉬는 날에도 봉사활동을 하더라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남들도 많이 도와줘라, 베풀어라” 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천사원, 요양원에 가면 마음이 아프고,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봉사가 힘들다고 생각했으면 꾸준히 하지 못했을 것이다. 봉사로 인해 처음 보는 미용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내겐 참 소중한 시간이다”
Q. 노인 미용 봉사를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다들 본인만의 스타일이 있으시다. 어떤 할머니는 왼쪽으로 고개를 숙인 상태로 계시길래 목을 못 펴시는 줄 알았다. 그 상태에서 일자 단발로 잘랐는데, 끝나고 나니 목을 펴시더라. 그래서 비스듬한 헤어가 됐다. 욕을 많이 먹었다(웃음). 다시 일자로 잘랐더니 너무 짧아졌다. 이제는 자르기 전에 목을 원래 위치대로 해보고 시작한다”
Q. 강의를 많이 나가던데, 주로 어떤 강의를 하는지
“젊은 친구들이 나에 대해 궁금해하곤 한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 샵도 차리고, 제자도 있는 것이 신기한 것 같다. 나의 성장에 관한 강의를 주로 한다. 인턴이나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가 많다”
Q. 어린 나이에 성공할 수 있었던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정말 열심히 했다. ‘요즘의 나’를 처음 본 사람은 ‘얼굴 예쁘장해서 인스타 하나로 뜬 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하루에 잠 3~4시간만 자며 열심히, 꾸준히 미용만 했다. 그리고 18살때부터 미용 블로그를 했다. 미용 셀프 영상 관련된 게시물도 내가 처음 한 것 같다. 시술 사진 비포, 애프터도 내가 첫 시작이다. 처음 이런 사진을 올렸을 땐 ‘왜 저렇게까지 하지?’라는 등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지금은 원장님들이 먼저 “묘정이 너가 판도를 바꿔놨다”라는 말을 해주시더라. 정말 영광이고 감사하다. 나를 오래 보신 분들은 ‘저렇게 열심히 하니까 성공하는 거지’라고 말해주시곤 한다. 그 정도로 그냥 꾸준히 열심히 했다. 내가 하는 강연의 주제도 그렇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었다’. 갑자기는 없다. 열심히 하다 보니 기회도 오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Q. 핫한 몸매가 눈에 띈다. 몸매, 피부관리 방법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2~3달 동안 식단 관리를 하고 운동을 한다. 다이어트를 하지 않을 땐 살이 확 찐다. 촬영이 있을 때 혹은 좀 쪘다고 생각이 들 때 다이어트를 한다. 특히 영상이나 사진에서는 실제 몸보다 부해 보여서 관리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피부는 피부과 다닌다(웃음). 기초 제품은 스킨만 바른다. 화장품을 줄이는 피부 다이어트를 했는데 괜찮은 것 같다. 스킨 바른 후 팩을 해서 영양을 전달한다”
Q. SNS 팬이 많은 만큼 악플도 많을 것 같은데, 대처 방법이 있다면
“원래는 악플 자체가 없었다. 작년에 이혼하면서 악플이 많이 달리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을 닫았다. 처음에는 악플을 삭제했는데, 그냥 놔뒀더니 다른 분들이 옹호를 해주더라.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하지 않나(웃음). 악플에 상처받긴 하지만, 많이 보다 보니 다 거기서 거기다. ‘너 악플 이거밖에 못써?’ 싶기도 하다. 많이 단단해 졌다. 하지만 너무 심하다 싶은 댓글엔 나도 답글을 단다”
Q. 딸이 묘정 판박이다. 딸 자랑을 하자면
“새아는 정말 예쁘고, 귀엽고, 똑똑하다. 벌써 한글이랑 알파벳도 다 뗐다. 말도 잘 하고 카톡도 할 정도다(웃음). 예의 바르고 존댓말도 잘 쓴다. 영재인 것 같다(웃음). 새아에게 든든한 엄마가 되고 싶긴 하지만 오냐 오냐 기르고 싶지는 않다. 20살이 넘으면 금전적인 지원을 끊으려고 한다. 내가 독립적으로 자란 이유가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면 무엇을 하든 금방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 반대의 경우가 악바리 근성이 있어 더욱 잘 버티는 것 같다. 새아가 스무 살이 됐을 때 전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돈까지만 줄 것이다. 1년 동안 혼자 어디든 다 가보라고 하고 싶다. 그런데 사실 그때 되면 줄지 모르겠다(웃음)”
“어릴 적에는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만 생각했었는데, 현재는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다. 작년에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쌓인 덕이 다 새아에게 가면 좋겠다. JTBC ‘스카이캐슬’의 예서 말고 우주 같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웃음)”
Q.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나도 지금 행복을 알아가고 있다. 많은 풍파를 겪다 보니 아무 일도 없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 최근에 스키장에 가서 스키를 배웠는데 너무 잘 타더라. 그 때 정말 행복했다(웃음)”
Q. 2019목표
“봉사 200시간을 채우고 싶다. 디자인 기술도 업그레이드 하고 싶고, 조금 더 배우고 싶다. 올해 중순쯤에 해외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쉴 겸, 공부도 하기 위해 1~2달 정도 다녀오려고 한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어딘가로 가서 공부도 하고 싶고 그렇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고의 라이벌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남이랑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시작도 다르고, 하고 있는 것도 다르다. 미용이라는 분야를 ‘공부 못하니까 미용 하나보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 생각을 바꾸고 싶다. 헤어 스타일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 결정되지 않나. 그런 예쁜 스타일을 만들어 주는 것은 미용사다. 그래서 우리 제자들에게도 항상 “자부심 가지고 일하라”고 한다. 내 SNS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직접 다른 샵 원장님들 홍보를 하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고객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변이 함께 잘 돼야 내가 잘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 잘됐으면 좋겠고, 미용의 판도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또 개인적으로는 커트 기술을 연마한 사람들에게 들어간 비용에 비해 지금 커트 가격이 그렇게 고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나의 기술을 돈과 시간, 노력을 통해 얻은 만큼 그 가격이 비싸단 생각이 들지 않게끔 열심히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