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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유혹에 휘말린 류준열, 신참 증권맨 돈을 거머쥐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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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충무로가 돈을 조명한다.

영화 ‘돈(감독 박누리)’의 제작보고회가 2월11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개최됐다. 박누리 감독,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참석했다.

‘돈’은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가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를 만난 후 돈의 유혹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tvN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뒤 영화 ‘택시운전사’ ‘침묵’ ‘리틀 포레스트’ ‘독전’ 등을 통해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은 류준열. 그가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을 연기한다. 류준열은 “일현은 정말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서 남들과 ‘취준생’ 시절을 보내고 어렵사리 회사에 입사한 인물이다. 회사에 입사하면 누구나 부푼 꿈을 가진다. 일현의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이고 그 부자가 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솔직하게 표현된다”고 했다.

매 작품마다 그 시대의 청춘이 묻어나는 얼굴을 연기해온 류준열이다. 그는 “인정하기보다, ‘청춘’이라는 말을 너무 좋아한다”며, “놓치고 싶지 않고 계속 청춘으로 살고 싶은 바람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돈’에서 일현은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만 있고 스펙부터 돈까지 아무것도 없는 신세에서 일생일대 기회를 통해 큰돈을 만지게 된다. 배우가 일현의 성장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냐가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류준열은 “내가 초점을 둔 부분은 돈에 대한 생각의 변화였다”며, “돈이 생기자 그것을 더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과정이 사람을 참 우습게 만들더라. 돈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작품을 하면서 깨달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돈을 가진 후의 일현이를 상당 시간 촬영하고 나니까 좀 고민되는 지점이 생기더라. 그래서 앞에 부분 촬영을 바꾸고 싶었다”며, “근데 돈을 만지기 전의 일현이와 그 일현을 연기한 나와, 돈을 만진 후의 일현이와 그 일현을 연기한 내 얼굴이 사실 너무 달라서 재촬영이나 보완해야 할 부분을 과감히 포기해야했다”고 일현의 전과 후를 표현하기 위해 무엇을 노력하기보다 돈의 맛에 물드는 과정을 자연스레 따라갔음을 알렸다.


유지태는 엄청난 돈을 긁어모으는 증권가의 신화적 존재이자 베일에 쌓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를 표현한다. 유지태는 “항상 작품 할 때는 즐겁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감도 있다. 잘될 일만 남았다”고 ‘돈’의 완성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현에게 거액을 거머쥘 수 있는 거래를 제안한 번호표는, 가늠할 수 없는 막대한 이익금을 취하고도 끝없이 더 큰 그림을 설계하는 인물. 일현이 더 큰 위험 속에 빨려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다. 유지태는 “돈은 잘 쓰면 선하지만 잘못 쓰면 악해진다. 사람을 너무 피폐하게 만든다”며, “번호표는 돈의 양면성을 표현한 캐릭터”라고 했다.

유지태의 악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누리 감독은 “번호표를 악역이라고 표현 중이지만 사실 대본을 쓰고 (유지태) 선배님과 준비를 하며 고민한 부분은 ‘정말 악역인가? 악역이 맞는가?’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폭력적 묘사와 욕 등 인물을 악하게 그리는 방법이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는 번호표가 자신의 논리를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매력이 있길 바랐다”며, “일현이나 관객이 번호표를 대할 때 삶의 목표가 뚜렷한 번호표에 대해 ‘이 사람은 악역인가? 선역인가?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 아닌가?’란 혼돈을 계속 끝까지 가져가길 바랐다. ‘저 사람이 왜 악당이지?’란 생각을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유지태는 “영화를 스물몇 편 하면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가 몇 편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기시감을 피하고 번호표만의 색을 입힐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며, “수많은 영화 속에 전형적인 악역이 등장한다. 그 전형적 악역을 그냥 전형적으로 표현을 하면 다시 전형성에 머물게 된다. 전형적인 악역이되 배우가 스스로 새로움을 발견하면 관객 역시 분명히 알아준다고 본다”고 배우가 번호표로 보여줄 새로운 악역을 기대케 했다.


조우진은 번호표의 실체를 캐내기 위해 그를 추적해오다 일현으로부터 수상함을 감지하는 금융감독원 소속 지철을 그려낸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공무원을 연기한 그다. 조우진은 “이번엔 다소 인간적인 캐릭터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우직하게 자기 의지를 밀고 나가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역할을 소개했다.

배우는 감독과의 첫 만남부터 일명 ‘사냥개’로 불리는 극 중 역할에 빙의됐다는 전언. 박누리 감독은 “처음부터 노트에 캐릭터 분석, 아이디어, 질문을 적어 오셨다. 질문을 하시는데 마치 취조 당하는 기분에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거 같은 느낌까지 들더라”며, “아이디어를 워낙 많이 갖고 계셔서 더 디테일하고 섬세한 지철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조우진은 “감독님께서 내가 의견을 내면 피드백이 명확하고 빠르시더라”며, “그래서 힘도 드릴 겸 더 신나게 아이디어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지막 인사에서 그는 “돈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는 영화이자 속도감 있고 경쾌한 장르적 쾌감도 안겨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여러분 새해 ‘돈’ 많이 받으세요”란 말로 마주한 취재진을 웃게 했다. 3월 중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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