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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2018년이 자동차산업에 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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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ICT, 정책, 제도 등이 모두 융합돼야 

 2018년이 처음 시작되던 지난 1월1일, 국내 중소기업인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이었다. 호랑이의 눈처럼 상황을 예리하게 판단하되 행동은 소처럼 우직하게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2018년이 끝나는 12월31일,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짐은 여전히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그런데 두 가지 사자성어에서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된다. 먼 길을 떠나되 무거운 짐이 있다면 속도를 좀처럼 낼 수 없고 이 때는 소처럼 우직하게 가야 한다는 것이다. 선정된 사자성어는 달라도 함축적 의미가 주는 교훈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가야 함을 조언했다.  

 그럼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는 어땠을까? 공교롭게도 두 가지 사자성어가 고스란히 들어맞는 해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완성차 수출이 감소한 것은 무거운 짐이지만 이를 막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 점은 교훈이다. 미국 및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동남아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내 판매 급락을 통해 성장은 늘 후퇴 가능성을 동반한다는 점도 깨닫게 됐다. 나아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는 계기도 됐다. 여전히 미국의 무역 관세 가능성이 남아 초조함을 감출 수 없지만 자동차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만큼 우직하되 꾸준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호시우행'을 견지해도 나아가야 할 길이 별로 보이지 않아 걱정이엇다. 내수 시장은 180만대 수준에서 좀처럼 늘지 않는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감세 정책 효과도 떨어지고 있어서다. 또한 미래적 관점에서 어떤 연료를 이동 수단의 주력 에너지로 삼아야 하는지도 확정 짓지 못한 채 갈팡질팡했다. 그 결과 하루아침에 디젤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고 인프라도 없는 상황에서 수소전기차 판매는 시작됐다. 미래전략 차원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게 아니라 미세먼지 많다고 하면 디젤 막고, 이산화탄소 늘어나면 운행을 제한하는 임시적인 대책만을 추진해 왔다. 

 사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위기라는 점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위기'는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관련 산업은 충분히 느끼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부품기업의 어려움이 메아리치고 글로벌 곳곳에 공장을 둔 완성차기업은 더 이상 '한국산'을 고집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화두는 여전히 '동반성장'이지만 해외 기업과 싸워야 하는 국내 완성차기업은 제품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 동반에 있어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그들 또한 미래 모빌리티를 대비한 C.A.S.E(Connectivity, Autonomous, Sharing, Electrification) 시대를 대비해 재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도 단편적인 시각이 아닌 미래적 관점에서 모빌리티 전반의 국가미래전략을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카풀 등의 도입에 따른 대중교통 체계를 어떻게 개편하고, 자동차와 관련된 세제 및 이동 수단의 개념 규정과 분류, 그리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생산 전략의 변화 등이 그것이다. 점차 '개발-생산-판매'가 분리되는 흐름을 효과적으로 돌리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적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 말이다. 늘 그렇듯 이동 수단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는 막대한 세금을 정부에 가져다주는 효과 세수 항목이자 사용이 늘어날수록 배출가스가 많아지는 환경오염의 당사자이고, 이동을 해야 하는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기본적인 이동 수단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제는 ICT까지 자동차에 들어와 있으니 거시적인 통찰이 필요할 때다. 정책과 전략 또한 융합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2018년에 충분히 배웠으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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