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규모 투자, 국내 최초의 브랜드 전용 박물관
-20여대 클래식카 및 브랜드 페험관 등 볼거리 풍성
한불모터스가 제주도에 푸조·시트로엥(PSA) 박물관을 열었다.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를 포함해 클래식카를 망라한 브랜드 전용 박물관이 국내에 생긴 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수입차 최초로 제주 렌터카사업에 진출한 한불은 이번 박물관 개장으로 푸조와 시트로엥의 국내 인지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물관은 제주도 서귀포시 일주서로에 위치했다.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이 지난 2년간 100회 이상 제주도를 왕복하며 고심 끝에 선정한 장소다. 박물관 입구에는 프랑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웅장하게 자리했는데, 높이가 무려 33M에 달한다. 제주도 속 작은 프랑스를 연출한 것. 바로 뒤에는 연면적 8,264㎡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박물관이 자리잡았다.
1층은 푸조·시트로엥 전시장과 시트로엥 미디어 박물관, 기념품 스토어 등이 있다. 이 중 온·오프라인 브랜드 체험공간 '시트로엥 오리진스'에서는 16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1919년부터 현재까지 판매중인 시트로엥 전 제품에 대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1934년식 트락숑 아방을 비롯해 2CV, DS21 등 시트로엥의 역사를 대변하는 클래식카도 시선을 끈다. '헤리티지 스토어'는 푸조 역사의 시작인 후추 그라인더 등을 포함해 다양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푸조 역사를 대표하는 17대의 클래식카로 채웠다. 타입 139A 토르피도(1911년), 153BR 토르피도(1923년), 201C 세단(1930년), 401D 리무진(1935년), 601 세단(1934년) 등 5대의 클래식카를 시작으로, 1970년대 생산한 604부터 2006년형 207CC 등 모두 푸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들로 빼곡하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차는 타입 139A 토르피도다. 생산한 지 무려 108년이 됐으며, 이 박물관에서 가장 오래된 차다. 1911년부터 1913년까지 2년간 단 551대를 생산했는데, 현재 감정가는 9만9,000유로(약 1억2,500만 원)에 달할 만큼 높은 가치를 지녔다.
2층 한 켠에는 미디어룸도 마련했다. 다카르랠리와 WRC 등에서 푸조와 시트로엥이 일궈낸 유구한 모터스포츠 역사와 자동차사업 외 진출했던 다양한 사업분야 등을 전시한 히스토리 룸과 함께 브랜드와 관련한 다채로운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장소다.
이 날은 시트로엥 2CV의 시승을 진행했다. 1937년형 개발,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8년 파리모터쇼를 통해 세상에 공개한 차다. 독특한 개성과 실용성으로 프랑스의 국민차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 1990년까지 900만 대를 생산했다. 2기통 375~602㏄ 엔진은 9~29마력의 힘을 내고, 4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2CV 외에 이 곳에 전시한 모든 차는 제한적인 구간에서 운행이 가능하다.
한불모터스는 박물관 건립에 15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했다. 부지 매입부터, 건물 리모델링, 조경과 클래식카 구입비를 모두 더한 금액이다. 국내에서 푸조·시트로엥이 차지하는 시장규모를 감안하면 상당히 큰 액수다. 내년에는 PSA 본사로부터 14대의 클래식카를 임대 형식으로 가져올 계획이다. 한불이 국내 투자에 적극적인 만큼 PSA 역시 본사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불모터스는 기존 렌터카사업과 더불어 이번 박물관 운영 역시 수익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독일차 일색인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푸조·시트로엥의 경쟁력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향후 PSA와 협업으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박물관에 더해 대표적인 자동차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서귀포=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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