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준 기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고등래퍼’를 본 사람이라면 방재민을 기억하지 못할 리 없다. 한눈에 들어오는 비주얼, 멀끔한 외모의 소년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겉모습과는 다른 힘 있고 강단 있는 랩을 뱉어내는 반전을 보여줬다.
귀여운 소년의 외모와는 다른 랩 실력부터 SM과 YG의 영입 제안을 거절하고 아메바컬쳐를 선택한 것, 힙합 레이블에서 첫 앨범이 아닌 첫 드라마 소식을 알려온 것. 그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음악과 연기는 물론 예술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싶은 그는 계속해서 반전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올해로 스무 살, 이제 막 성인이 된 그는 아직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 쑥스러운 듯 카메라 앞에선 그는 이내 자신이 가진 매력을 뿜어냈다. 과장되지 않았지만 확실한 매력을 가진 스무 살의 방재민을 만났다.
Q. 드라마 출연 소식이 들려 왔다.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드라마 촬영은 일단 끝이 났다. 촬영이 마무리된 후에는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틈틈이 운동도 하면서 지내는 중이다”
Q. 연기 도전에 의외의 행보라는 반응이 많았다.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나
“전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기회가 없어서 할 수 없었다. 연기나 음악이나 예술은 모두 다른 게 아니라 공통점이 있고 서로 만들어 내는 시너지가 있다. 그런 생각으로 연기에도 도전하게 되었다. 드라마를 앞두고 연기 레슨도 열심히 받았다”
Q. Mnet ’고등래퍼’ 시즌 1과 2에 모두 출연했다. 시즌마다 마음가짐도 달랐을 것 같다
“시즌 1 때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고 음악적인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을 때라 부담감이 없었다. 그래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는데 시즌 2에서는 시즌 1을 통해 얻은 것도 있었고 사람들의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 부담감이 있었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힙합 콘서트에 가게 됐다. 그 공연이 정말 멋있고 충격적이었다. 그때부터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웠던 것 같다”
Q. 속해있는 크루 ‘키프클랜’ 멤버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쉽게도 본인은 세미 파이널에서 떨어졌는데 기분이 어땠나
“아쉽기는 했지만 작년 Mnet ‘고등래퍼’ 시즌 1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크루 안에서 같이 음악 하던 동생들이 주목을 받고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Q. SM, YG의 제안을 거절하고 아메바컬쳐와 계약한 것이 화제가 됐다. 회사 내의 다른 아티스트들과 어떻게 교류하는지 궁금하다
“내가 곡 작업을 할 때면 다이나믹 듀오 형들이 듣고 코멘트를 많이 해준다. 얀키 형과 함께 서점에 가기도 하고 서로서로 음악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교류하고 있다”
Q. 활동명을 a.mond(에이몬드, 아몬드)로 지은 이유가 있을까
“예명을 정하던 시절에 음악 하는 친구들과 농담을 주고받다가 한 친구가 ‘아몬드가 죽으면 뭐게?’라고 퀴즈를 냈다. 답은 ‘다이아몬드’ 잖나.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뭔가 와 닿는 게 있었다. 내 이름이 아몬드라면 내가 죽을 때는 다이아몬드 같은 음악을 남기고 죽으면 멋있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정하게 됐다”
Q. 올해로 스무 살이 됐다. 미성년자일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일단 성인이 되면서 자취를 시작했다. 본가가 버스로 한 시간 거리에 있기는 하지만. (웃음) 주변 환경이나 생활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술은 잘 마시지 못하지만 친구들과 분위기를 즐기기는 한다. 주량이랄 것도 없이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한다. 자취를 하고 있고 학교도 다니지 않아서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Q. 대부분의 또래 친구들이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때다. 대학 입시에 대한 생각은
“대학 진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수업 출석이나 대학 공부를 연예 활동과 병행하기에는 여유가 없을 것 같아서 일단은 보류한 상태다. 나중에라도 여유가 생긴다면 꼭 대학에 가고 싶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여러 사람을 만나 더 많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
Q. 스케줄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친구들하고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혼자 있을 때는 책이나 영화, 만화를 본다. 최근에는 고양이를 입양했다. 품종은 메인쿤인데 고양이를 놀아주면서 시간을 보낸다. 오늘은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친구가 돌봐주고 있다”
Q. 연애에도 관심이 많을 나이다. 이상형이 있다면
“이목구비가 또렷한 사람보다는 매력 있고 잘 웃는 사람이 좋다. 털털하고 친구처럼 편안한 스타일의 사람에게 끌리는 것 같다”
Q.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성격
“어떨 때는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친한 친구들 앞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고 활발하기도 하고 어떤 면으로는 친구들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생각이 깊은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Q. 과거 인터뷰에서 돈을 많이 벌면 부모님께 집과 차를 선물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가족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이 없었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부모님이나 동생과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 주고받는 대화도 많아져서 친구처럼 편한 느낌이다.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친밀함이나 존경하는 마음도 커지는 것 같다”
Q. 다시 한번 기회가 온다면 Mnet ’쇼미더머니’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나
“이제는 남들과 경쟁하는 프로그램에 나가기보다 내 음악을 연구하는 시간에 좀 더 투자하고 싶다.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 말고 출연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있다. 자취를 시작했으니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보고 싶다. 박준형의 ‘와썹맨’도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나가보고 싶다”
Q. Mnet ’고등래퍼’가 다음 시즌에도 한다면 도전하게 될 후배 참가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조언
“‘경쟁이다’, ‘평가받는 자리다’라고 생각해서 부담감을 느끼며 무대에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약간의 긴장감은 좋지만 너무 긴장하고 생각이 많아지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냥 무대를 즐겼으면 좋겠다.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훨씬 더 멋있고 빛나 보일 거다”
Q. 무대 할 때 징크스라든가 습관 같은 게 있나
“무대 전에는 잠깐이라도 잠자는 시간을 갖는다. 자고 나면 너무 높아졌던 텐션은 좀 가라앉고 낮아졌던 텐션은 조금 올라간다. 수면으로 텐션 조절을 하는 것 같다”
Q. 음악 작업도 계속하고 있을 텐데 특별히 영감을 얻는 것이 있을까. 또 음반 계획도 궁금하다
“예전에는 뉴스나 신문 기사, SNS를 보면서 접하게 된 사회의 이야기나 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소재로 삼았다. 최근에는 음악 하는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그 이야기들 속에서 영감을 받아 소재로 삼는 편이다.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대화, 책을 통해 영감을 얻는 것 같다. 아직 새 음반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하지만 작업은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
Q.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는, 롤모델이나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지금은 내 음악을 더 열심히 한 후에 시간이 흐르고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예전에는 롤 모델이 있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롤 모델이 있으면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게 되고 그 사람을 따라 하려다가 내 행보가 바뀐다거나 시야가 좁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제는 좀 넓게 보고 싶기 때문에 롤 모델 같은 것은 없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꼽자면 예전부터 빈지노를 좋아해 왔다”
Q. 본인은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나, 연기를 시작했는데 방향을 멀티 엔터테이너로 잡은 건가
“그렇다.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 가지를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여러 가지를 하다 보면 그 경험들을 통해서 음악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아티스트 방재민의 경쟁력, 차별성은 뭘까.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강점을 들어보고 싶다
“음악적으로 아직 하나의 캐릭터가 딱 완성된 게 아니라서 여러 콘셉트나 주제, 장르 등을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연기자로서는 연기를 처음 해봤기 때문에 안 좋은 습관이나 버릇이 묻어있지 않아 좀 더 순수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Q. 연기자로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나
“악역이나 좀 특이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 외에 더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다.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책을 한번 써보고 싶다. 평소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가사 외에도 짧은 시나 에세이를 써보고 있다. 친구들에게만 살짝 보여주고 있다. 대화나 감성이 잘 통하는 친구들이라서 응원해주고 공감해준다”
Q. 세월이 많이 흘렀을 때 방재민은 어떤 모습일까
“음악, 영화 등 가리지 않고 어느 한 분야에서 누가 봐도 인상적인 작품을 남겼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나의 일부만 보지 않았나. 앞으로는 내 전부를 보여주고 거기에 대해서 좋은 이야기들을 들었으면 좋겠다. 나의 어느 한 부분만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알아주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항상 좋은 시선으로 봐주셔서 감하사고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거기에 걸맞게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방재민이 되겠다”
에디터: 오형준
포토: 차케이
의상: 아워히스토리, 아조바이아조, FRJ Jeans
슈즈: 엑셀시오르
시계: 오바쿠
아이웨어: 빅터앤롤프 by 시원아이웨어
헤어: 정샘물 웨스트 보람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웨스트 황지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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