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R코리아, 해외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 펼쳐
-악조건 속 실력 키워온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 오길
"한국 선수들의 실력이 뒤진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클래스에 따른 차이, 대회와 낯선 타이어에 대한 경험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내 드라이버들도 외국 선수들과 수준 높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지난 26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선 TCR아시아와 TCR코리아 통합전 결승전이 열렸다. TCR은 양산차를 기반으로 경주차의 가격과 성능 등에 제한을 두고 경쟁하자는 취지로 2015년 출범한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다. 최근 현대자동차 i30 N이 중국대회에서 우승하며 국내 모터스포츠팬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올해 TCR 한국전이 성사되며 관심은 해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 간 경쟁에 쏠렸다. TCR대회가 팀 간 경주차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실력을 겨루는 성격이 강해서다.
결승 전날 예선기록이 속속 집계되자 아쉬움의 목소리가 미디어센터에서 흘러나왔다. 영암 서킷 한 바퀴를 달린 시간이 해외 1위와 국내 1위 간 격차가 6초로 벌어진 것. 1,000분의 1초로도 승부가 갈리는 모터스포츠인만큼 그 차이는 더 크게 다가왔다. 그러나 결승 결과는 사뭇 달랐다. 올해만 4라운드 8전 이상의 경기를 치른 해외 선수들과 함께 레이스에 임한 한국 선수들은 주눅이 들거나 밀리지 않고 자신감있는 주행으로 주목받았다.
개막전 결승에서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빨랐던 앤드류 김(브랜드뉴레이싱, 폭스바겐 골프 GTi TCR)은 외국 선수들과 당당히 맞서며 전체 순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주로 한국보다 해외 대회에서 선수생활을 오래한 선수로, 앞바퀴 경주차 경험이 많지 않았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결승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당당했다. 기록 차이가 꽤 난다는 질문에 상위권에 입상한 선수들은 TCR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만큼 경험부족을 실감한다며 인정했지만 타이어 차이와 서로 다른 클래스가 함께 달리는 통합전의 한계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TCR아시아는 미쉐린, TCR코리아는 금호타이어를 각각 공식 타이어로 사용했다.
앞서 국내에서 네 번 치른 F1 대회나 비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메인경기에 앞서 열리는 서포트 레이스, 단발성 출전으로 인한 부진한 성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소수의 해외 진출사례 등은 모터스포츠업계 종사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맞물려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해외와 국내 모터스포츠산업의 차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무분별하게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한국 모터스포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거나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 적어도 공정한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면 합당한 칭찬과 박수를 보내는 게 맞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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