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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s pick] ‘살랑살랑’ 오빠딸, 눈물과 건배는 나의 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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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잘생기고 멋있는 밴드를 기대해달라”

밴드 오빠딸은 신인이되 신인이 아니다. 그들의 결성 시기는 4년 전인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KBS2 ‘다큐멘터리 3일’은 아직 영글지 않은 그들의 태동을 약 3년 전 카메라로 포착했던 바 있다. “다음에는 TV에서 보는 걸로!” 매년 여름과 겨울마다 ‘내일로(Rail路)’로 전국 투어를 하던 그들은 우연히 지역 오디션에 참가해 그 끼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데뷔 후 만나자는 멤버의 당찬 한마디에 내레이터는 원대한 포부는 훗날 들어야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훗날은 지금이 됐다. 이제는 나이 제한에 묶여 ‘내일로’를 못 타는 그들 자신을 ‘세월을 이겨내지 못한 비운의 사나이’로 표현하는 오빠딸은 여느 인디 밴드처럼 위트가 철철 넘치는 밴드다. 크고 작은 다툼은 눈물 젖은 소주잔과, “성공하기 위해선 사나이의 눈물과 건배는 필수”라는 신념으로 해소하는 오빠딸의 음악도 그러하다.

-예명이 독특하다.

초고추정(본명 정일호): 초고추장처럼 매콤, 달콤, 새콤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남자가 되고자 이름을 초고추정으로 지었다. 내가 정 씨라서 초고추정이다. 처음에는 장 씨가 아닌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정’에 농축된 느낌이 있더라.

영의정K(본명 김세엽): 의미를 묻는 분들이 많다. 공연 때 모자를 영의정 모자처럼 접어서 썼던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영의정K가 됐다. 아무 의미 없다고 하면 물어보신 분께서 허탈해 하시더라. 생활 한복을 입고 다닐지 고민 중이다.

최벌(본명 최현익): 꿀벌 머리띠를 했던 적이 있다. 그 모습에서 따왔다. 멤버들은 내가 지은 죄가 많다며 최벌(罰)이라고 부른다.

육수더맥스(본명 최영우): 신청곡으로 밴드 엠씨 더 맥스(M.C The Max)의 ‘그 남잔 말야’를 불렀던 적이 있다. 그때 몇 번 가사 실수를 해서 식은땀을 육수처럼 배출했다.

오빠딸은 리더, 통기타, 보컬, MC를 맡고 있는 초고추정-베이스, 운전, 자신감, 비주얼을 담당하는 영의정K-피아노, 멜로디언, 탬버린, 윈드 차임, 코러스를 책임지는 최벌 그리고 드럼, 요리 등을 맡고 있는 육수더맥스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이름 오빠딸은 ‘오빠야 딸기 사왔어’의 줄임말이라는 후문. 초고추정은 ‘다큐멘터리 3일’에서 “이성 친구 집에서 계절 과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밴드”라고 이름의 유래를 알렸다.

-추구하는 음악 콘셉트가 궁금한데.

초고추정: 밴드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법한 고민이다. 우리도 처음에는 장르를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하는 것 자체가 장르겠더라. 음악의 좋고 나쁨은 주관적 생각 아닌가. 각자의 취향은 다르다. 우리는 재밌는 음악을 하고 싶다. 사람들이 보고 들으면서 “와! 재밌다” 할 수 있는 음악 말이다.

-애창곡이 있나?

최벌: 우리 노래 중에 ‘돌아온 쟝고’라고 있다. 남자들의 로망인 카우보이, 서부 사나이, 혈투를 그리는 노래다. 광활한 서부의 이야기가 잘 표현됐다. 이 곡으로 대회에서 좋은 성과도 냈고, 안 좋은 성과도 냈다. 애증의 노래이자 우리 밴드의 애창곡이다.

초고추정: ‘돌아온 쟝고’는 기획 공연이나 무대에서 꾸준히 보여드리고 있는 노래다. 음원 발매 기회가 있다면 꼭 내고 싶다. 우리의 무대 퍼포먼스가 가장 잘 녹아든 곡이다.

‘돌아온 쟝고’는 주인공 장고(DJANGO)가 등장하는 스파게티 웨스턴에 영감을 받은 곡. ‘따가운 선인장이 유난히 말라비틀어지는 이곳은 머나먼 서부 변방의 펜실베니아’로 시작되는 가사가 유쾌하다. 보컬 초고추정은 노래 말미 ‘폭력은 나쁘니 어린이는 따라하면 안 된다’ ‘이런 B급 영화는 DVD방에서 볼 수 있다’ 등의 접근으로 형식미를 파괴한다.

-밴드는 언제 결성됐나?

영의정K: 2014년이다. 당시 초고추정은 졸업을 앞둔 전자공학과 ‘취준생(취업준비생)’이었다. 취직의 쓴맛을 온 몸으로 겪는 도중 고등학교 동창인 나와 KT&G 상상유니브에서 보컬 클래스를 한 달 동안 들었다. 그 결과물이 오빠딸이었다. 사실 오빠딸은 상상유니브 공연을 위한 1회성 팀이었다. 그 공연이 처음이자 끝인 줄 알았다.

초고추정: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더라. 그 공연이 초대 멤버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인원 감축을 거쳐 지금의 밴드가 탄생했다. 크고 작은 다툼이 있을 때마다 눈물 젖은 소주잔을 들이켰다. 성공하기 위해선 사나이의 눈물과 건배는 필수라는 신념 하나로 밀고 나간 결과 지금의 4인 체제 오빠딸이 완성됐다.

오빠딸은 대전 출신 밴드다. 으레 홍대 출신 밴드일 것이라는 추측과 대비되는 지역색이다. ‘2015김광석나의노래다시부르기’ 대상, ‘제26회 대구동성로축제’-‘킹오브버스킹’ 우수상, ‘제29회 태울가요제’ 동상에 빛나는 오빠딸은 매월 ‘월세 공연’ 및 매년 여름과 겨울 떠나는 전국 투어로 그들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 한마디로 오빠딸은 준비된 밴드다.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최벌: 정말 셀 수 없는 곳에서 버스킹을 했다. 다 이야기하긴 어렵다. 완도에 갔던 적이 있다. 이장님? 청년 회장님? 따님 돌잔치에 초대 받았다. 그때 회장님께서 전복 양식장을 통째로 주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웃음)

-대전의 합주실이 특이하다고 들었다.

영의정K: 그곳에 오빠딸의 모든 것이 있다. 상금, 공연 페이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우리끼리는 비닐하우스음악단이라고 부른다. 연습실 겸 공연장이다. 그곳에서 일 년 넘게 ‘월세 공연’을 매달 해왔다. 제목처럼 월세를 충당하기 위한 공연이다. 매달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다른 아티스트도 초청하곤 했다. 이번 달도 월세를 내야 하는데 걱정이다.

오빠딸은 3월14일 데뷔곡 ‘살랑살랑’을 발표했다. ‘살랑살랑’은 조금 사늘한 바람이 가볍게 자꾸 부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 가수 장범준과 흡사한 초고추정의 목소리가 새로운 ‘봄 캐롤’을 예고한다. 밴드답게 자작곡도 많다. 지금까지 미완성곡 포함 약 40곡을 만들었단다. 초고추정은 2019년까지 총 100곡을 만들겠다며 패기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목표를 듣고 싶다.

초고추정: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오빠딸이 ‘오빠딸’스럽게 되는 것이 목표다. 언젠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라는 의견을 읽었다. 다양한 얼굴이 있는 팔색조 밴드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팔색조처럼 참신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자유로운 음악을 할 것이다. 오빠딸 원래 이름이 ‘오빠야 문 열어 딸기 사왔어’다. 문을 열고 관객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잘생기고 멋있는 밴드를 기대해달라.(사진제공: 뉴플래닛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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