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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기수와 택이 아버지의 사이: 인간적인 배우 최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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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배우는 연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던가. ‘응팔’에 출연했던 택이 아버지가 그랬고, ‘슬빵’의 장기수 김민철이 그랬다. 주연 말고 조연 혹은 단역일 때 더욱 빛이 나는 중년의 배우 최무성.

가끔은 극악하기 그지없는 악역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악역에 관심 없던 기자도 그의 모습에 감동할 정도면 보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대한민국에 명성을 드높일 최고의 명품 배우 최무성을 만났다. 영화계를 뒤흔들 그를 만났으니 나도 제법 노하우가 생긴 에디터가 된 걸까. 어느 정도 긴장한 상태로 그와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첫 화보 소감

마지막에 꽃을 들고 촬영했던 콘셉트가 재미있더라(웃음). 솔직히 사진 촬영하는 게 연기하는 것보다 어려워서 쑥스럽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다행이었고 재미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Q. 얼마 전 종영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이하 슬빵) 장기수 김민철 역, 사연이 많은 캐릭터더라

기본적으로 장기수 역은 본인이 정말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성실하게 모범적으로 살려고 하는 사람이다. 감정을 표출할 때도 언제나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연기를 했다. 눈물 흘리는 장면도 많았고 깊은 이야기들을 다루는 내용들이 많아서 좀 부담스러웠지만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다(웃음).

Q. 출연하게 된 계기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때 신원호 감독님이랑 인연이 생겨서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배우나 스탭들도 착하고 훈훈했다.

Q. 기억에 남는 장면

딸을 만나서 엄청 오열했던 장면은 당연히 기억에 남고 다들 예상 하시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6화에서 나 혼자 코믹하게 원맨쇼를 했던 장면이 있는데 그 촬영 씬도 기억에 남더라(웃음).


Q. 극중 성격과 실제 성격

비슷하다. 내가 처음에는 낯을 가려서 그렇지 친해지면 이야기도 잘하고 사람들과 비교적 잘 지내고 사교성도 좋은 편이다. 처음에만 좀 그렇지(웃음).

Q. 촬영 중 에피소드

글쎄다. 주로 감방에만 있으니깐 그렇게 큰 사건은 없었는데 이번 촬영을 진행하면서 엄청 먹었던 것 같다(웃음). 셋트에서 나오는 밥이 맛있어서 밥을 먹는 촬영이 있으면 계속 먹었던 기억 밖에 없다. 그래서 살도 많이 오르고 또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간식차도 서로들 제공하고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굉장히 따뜻하고 화기애애했다.

Q. 생각나는 배우

극중 똘마니가 가장 생각이 난다. 그 친구가 처음에는 험한 캐릭터를 연기하다가 나중에는 귀엽게 바뀌지 않았나(웃음). 험한 이미지에서 귀여운 느낌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정말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그 배역과 인물이 가장 기억 남는다.

Q. ‘슬빵’ 어떤 작품이었나

아까 언급했던 부분하고 비슷한데 감정적인 장면이 많아서 눈물도 많이 흘려야했고 적절하게 인간미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들다보니 감성이 없지 않아 많이 무뎌졌더라. 감수성이 좀 많이 옅어졌는데 그런 부분에서 평상시 해보지 못한 것들을 연기할 수 있어서 부담은 되었지만 나에게 도전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Q. 현장 모니터링은 자주 하는지

현장에서는 바로 안 본다. 자꾸 보게 되면 감정이 깨지기 때문에 잘 안 본다. 그래서 필요할 때 빼고는 자주 들여다보진 않고 또 이미 ‘응팔’ 때 신원호 감독님이랑 작업을 했기 때문에 조금 더 편하게 촬영을 했다.

Q. 올해 상도 노려볼만하다?

상이란 건 받으면 좋은 건데 딱히 생각해 보진 않았다(웃음). 받으면 좋다만 줘야 받는 거지(웃음). 하하.

Q. ‘응팔’ 택이 아버지, 어떤 작품?

‘응팔’은 워낙 작품이 좋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아무래도 내가 조금 더 알려진 작품이 아닌가 한다. 택이 아버지라는 인물의 삶이 굉장히 단조롭지 않나. 자식이 바둑을 잘 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부성애가 강한 남자(?) 그런 인물이어서 그런지 당시 집중을 하고 있던 것 같고 아버지로서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고민을 했던 작품이었다.


Q. ‘응팔’ 택이, 박보검과 지금도 연락하는가

지금도 가끔씩 문자를 주고받는다(웃음). 그 친구랑 나랑은 사는 게 달라서 얼굴 보는 건 힘들지만 문자는 종종 하는 편이다. 그리고 당시 촬영할 때 진짜 아들로 생각했을 정도로 착각을 했으니(웃음) 애정이 깊다. 나는 가끔 재명이랑 미란이 만나서 밥을 먹기도 하고(웃음).

Q. 박보검은 어떤 아들이었는지

내가 봤을 땐 감성이 굉장히 풍부한 친구다. 그리고 ‘응팔’에서 연기했던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뭐랄까 맑은 느낌(?) 순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전혀 상처주지도 않고 실제로 욕도 잘 못한다(웃음).

Q. 그동안 영화 및 드라마에서 참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더라. 생각나는 캐릭터가 있는가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지 않나. 어떤 캐릭터든 사실 다 생각나고 아쉽기도 하다. 굳이 말하면 지금 막 끝내놓은 ‘슬빵’의 장기수 캐릭터가 아직 머릿속에 남아 있긴 하지만 나는 잘 잊어먹는 편이다. 어떤 작품을 했을 때 그 역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나는 다음 작품을 위해서 내려놓는 타입이라 붙들고 가진 않는다.

Q. 영화 ‘악마를 보았다’ 임팩트 있는 살인마

분량이 많진 않았지만 강한 임팩트 있는 역할이었다. 그 작품은 아마 ‘세븐데이즈’라는 영화를 보고 감독님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나 싶다. 거기서도 엄청 악질이었는데(웃음). 그렇게 출연하게 된 것이다.

Q. 최근 개봉했던 故홍기선 감독의 유작 영화 ‘1급기밀’, 우여곡절 끝에 개봉했더라

무게감 있던 역이었고 나에게 잘 들어온 역할이었다. 그리고 힘들게 진행을 해온 영화다. 8년 만에 만들어진 영화다 보니 진행 과정이 쉽진 않았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세상을 위해서 옳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의지 있는 영화가 아닌가. 나는 개봉했을 때 정말 뿌듯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나는 건 감독님이다. 배우들도 배우지만 감독님은 약간 시골 할아버지 같은(?) 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누가 보면 정말 잠깐 동네에 촬영장 구경 온(?) 그런 분이셨는데 너무 인상적이었다.

또 감독님은 묵직하고 어렵고 강한 소재를 다루시는 거에 비해 약간 대수롭지 않게 할 이야기는 한다(?) 이런 느낌이었다.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지 않는 분이기 때문에 그래서 더 존경스러운 분이다.

Q. 현재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나

‘응팔’ 이후로 많이 알아보신다(웃음). 나는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편인데 알아보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알아보는 거 자체가 직업적인 특성이긴 한데 그만큼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알아봐주면 좋고 힘이 난다.

Q. 나에게 잘 맞는 역할

나는 편하고 평범한 사람이 가장 잘 맞는 것 같긴 한데 워낙 영화에서 강하고 임팩트 있는 역할을 맡다보니깐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 같더라(웃음). 앞으로 기회가 온다면 코믹한 캐릭터를 좀 해야할 텐데 백수나 게으르고 평범한데 약간 찌질한(?) 아직까진 이런 역할들을 해보지 않아서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목표

올해는 영화를 많이 하고 싶다. 아직은 내가 강한 이미지가 좀 남아 있는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가볍고 코믹한 역할들을 영화를 통해 다른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차케이
의상: 데니스골프
헤어: 쌤시크 현호 디자이너
메이크업: 쌤시크 모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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