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젬마 기자]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현 에이전시 대표님께 연락이 왔어요. 한번 만나보자고 하셔서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만나자마자 대뜸 걸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길 한복판에서 걷는 제 모습을 보시고는 바로 계약하자고 하셨죠. 얼떨결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2주도 안 돼서 디자이너 브랜드 오프닝 무대에 서게 됐어요. 신인 모델이 큰 쇼의 오프닝 무대로 데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저에게 이런 기회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어요”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소년은 자라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셀럽 중 한명이 되었다. 한국인 최초 흑인 혼혈 모델이자 작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에 꼽히기도 했던 모델 한현민이 바로 그 주인공.
어린 시절 사람들의 냉소와 차별적 시선을 감당해내야만 했던 그를 감싸 안아주었던 그의 어머니 말씀이 예언이 됐던 걸까? ‘너는 특별한 아이야, 너는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셨다는 그의 어머니의 말씀대로 그는 이제 길거리에서는 환호를, 런웨이 위에서는 주목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 무대 뿐만 아니라 각종 굵직한 예능 프로들의 러브콜을 받는 그는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앞으로 더 재미난 일들이 펼쳐지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현민의 런웨이는 지금부터다.
Q. 화보 소감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알게 된 매체가 바로 bnt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뜻깊은 시간이었고 사진 자체도 잘 나온 거 같아서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Q. 근황
평소대로 모델 일과 방송활동, 그리고 학교 일을 병행하고 있다. 다가오는 3월에 열릴 패션위크가 기다려진다.
Q. 모델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현 에이전시 대표님께 연락이 왔다. 한번 만나보자고 하셔서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만나자마자 대뜸 걸어보라고 하시더라. 길 한복판에서 내가 걷는 모습을 보시자마자 바로 계약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얼떨결에 계약을 했는데 계약한지 2주도 안 돼서 ‘에이치 에스 에이치’ 한상혁 선생님의 오프닝 무대에 서게 됐다. 신인모델이 큰 쇼의 오프닝 무대로 데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늘 한상혁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Q. 첫무대를 앞두고 디자이너 선생님으로부터 별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
초조하고 긴장된 마음이 잔뜩이었는데 “네가 첫 번째로 나가서 빛을 발휘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이 큰 힘이 됐다.
Q. 평범한 학생 신분에서 큰 쇼의 오프닝 무대를 여는 모델이 되기까지 2주밖에 안 걸린 셈이다. 당시 마음이 어땠나.
나에게 이런 기회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었기에 얼떨떨하고 신기할뿐이었다. ‘내가 패션위크 쇼에 서는 모델이 되다니’ 하고 감격스러웠다.
Q. 언제부터 모델을 꿈꿨는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부쩍 옷에 대한 관심이 늘던 중 옷을 가지고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모델 쪽을 꿈꾸게 됐다.
Q. 평소 사진 찍는 건 즐겨하는지?
원래는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했다.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서 더 그랬던 거 같다. 그런데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사진 찍는 게 일이 되다 보니 나름대로 표정이나 포즈가 늘면서 점점 즐기게 되더라.
Q. 데뷔 후 단번에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친구들이 내가 이렇게 되리라곤 꿈에도 상상 못했다고 하더라(웃음).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해주고 응원해준다. 특히 어머니께서 많이 좋아하신다.
Q.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보다는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 다들 이 세계에 꾼들이시지않나. 어느 타이밍에 치고 들어가야 할지, 또 나이도 어린데 괜히 잘못 말했다가 기분 나빠하시진 않을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아직도 방송이 잡힐 때마다 내심 불안한 마음이 있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 할 수 있을까 등 아직까진 부담이 좀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아는 형님’은 평소에도 재미있게 즐겨봤던 방송이었는데 내가 출연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당시 해외 스케줄을 소화하던 중이었는데 ‘아는 형님’이 잡혔다는 소식에 스케줄을 모조리 바꿔서 급하게 한국에 들어와 귀국 당일 녹화를 했었다. 평소 좋아하던 방송이었던만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는데 다행히 편집을 잘 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Q. 출연했던 방송들은 나중에 다 챙겨보나
아니다. 내가 나온 모습이 쑥스러워서 거의 잘 못본다(웃음). 그래도 모니터링은 해야 하니까 짤막하게 주요 부분만 조금씩 보는 편이다.
Q. 활동하면서 친해진 연예인이 있다면?
방송을 하면서 만나는 모든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시지만 친하다고 할만한 연예인 친구는 글쎄.. 아무래도 아직 나이가 어리다보니까 내 나이또래 친구들을 방송에서 만나기가 쉽진 않다.
Q. 한국인 최초 흑인 혼혈 모델로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현민이라는 이름 석자 앞에 붙은 이 특별한 타이틀에 대한 소감을 전한다면?
운이 좋았던 거 같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질 수 있게 해준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아마도 한국이라는 땅에서 남들과 다른 피부색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주신 상인 것 같다.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Q. 실제로도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다.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Q. 이러한 긍정적인 주목을 받기까지 그동안 남모를 차별도 많이 겪어왔을 텐데
아무래도 어렸을 땐 놀림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땐 상처도 많이 받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가끔 차별적 시선이나 발언을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아프다.
Q.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럴 때 자신을 달래는 방법이 있었나
특별한 건 없고 그냥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거 같다. 그들을 미워하고 화내봤자 나에게 좋을 게 없더라. 누구보다 나의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어머니께서 항상 너는 특별한 아이라고,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말씀해주셨던 게 큰 힘이 됐다.
Q. 이제는 어딜 가도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겠다
그렇다(웃음). 식당에 가면 가게 아주머니께서 사인을 해달라고 하시거나 길거리에서도 많이 알아본다. 신기했던 건 외국에 나갔을 때 외국인들도 알아봐서 많이 놀랐다. 뉴욕이나 런던 갔을 때 현지 외국인들이 소리지르면서 뛰어와 “알 유 한현민?”하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 좋더라.
Q. 불편하진 않나?
그렇진 않다. 불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더 알려질수록 좋은 거니까 좋은 거라 생각한다.
Q. 모델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아무래도 옷을 많이 입어보니까 재미있다. 또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돌아가는 요즘 시대에서 그 변화를 최우선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게 모델이라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고.
Q. 쉴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게임(웃음).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쫙 풀린다. 아직까진 취미라고 할만한 게 게임밖에 없는 거 같다(웃음).
Q. 워낙 체질이 마른체질 같은데 따로 몸매관리를 하는 게 있나?
크게 하는 건 없는데 아무래도 음식조절은 좀 하는 편이다. 원래는 야식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야식은 거의 절제하고 있다.
Q.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순댓국과 간장게장(웃음). 하도 순댓국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더니 한 팬분께서 회사로 순댓국 두 박스를 보내주셨더라(웃음). 감사히 잘 먹었다.
Q. 실제 성격은?
그냥 되게 활발하고 장난끼 많고 체육 과목을 제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다. 학교에서만큼은 모델이 아닌 학생 한현민으로 돌아가 여느 친구들과 다름없이 지낸다.
Q. 친한 ‘여사친’도 많은가?
많다. 친구 사귈 땐 남녀구분을 안 하는 편이라(웃음). 그래도 아무래도 동성친구가 더 편하고 재미있긴 하다.
Q. 연애경험은?
노코멘트 하겠다(웃음). 몇 번 경험은 있다.
Q. 이상형
재미있는 사람을 좋아해서 대화할 때 즐겁고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좋다. 아무리 예뻐도 성격이 안 맞으면 호감이 잘 안 간다.
Q. 요새 영어는 좀 어떤가?
영어 늘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웃음), 많이 늘었다. 개인적으로 새해 목표가 ‘영어 마스터하기’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아직 나이도 어리고 미숙한 부분이 많은데 항상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덕분에 큰 힘을 얻고 있다.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할 테니 앞으로도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