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3만3,088대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공백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식을 줄 모르는 SUV 열기와 함께 가솔린·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일본 브랜드의 주목도가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국수입차협회는 올해 수입차 신규 판매를 약 9% 성장한 25만6,000대로 전망했다.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재개와 함께 시장회복을 위한 브랜드별 적극적인 움직임을 근거로 꼽았다. 수입 유럽차의 올해를 미리 짚어봤다.
▲메르세데스-벤츠
지난해 사상 최대인 6만7,386대의 실적으로 2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7만2,000대 이상을 판매 목표로 한다. 주력인 E클래스가 여전히 압도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GLC를 필두로한 SUV 제품군이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 벤츠의 3연패 달성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한 때 연간 1만대 실적을 올렸던 S클래스의 본격적인 출고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올해는 완전변경을 거친 CLS와 부분변경을 거친 C클래스를 투입하는 등 세단 제품군 강화에 나선다.
▲BMW ·미니
BMW는 사상 최대인 5만9,624대를 판매하며 간발의 차로 6만대 달성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전년 대비 23.0% 성장을 일구며 성장률에 있어서는 벤츠(22.1%)를 앞섰다. 올해는 당연히(?) 6만대를 이상의 판매를 노린다. 5시리즈 판매 곡선이 상승세를 타며 뒷심이 이어지는 점은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는 X2, M5, i3 부분변경, i8 스파이더를 포함한 1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해 성장 지속과 벤츠의 독주를 견제할 전망이다.
미니 브랜드는 지난해 9,562대 판매하며 10.8% 상승했다. 이 중 2세대 컨트리맨은 총 2,121대를 책임지며 39% 성장,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는 1만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전망은 밝다. 매니아층이 워낙 두터워서다. 회사는 JCW 클럽맨과 컨트리맨을 투입, 제품군을 늘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캠페인으로 입지 굳히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우디폭스바겐
판매재개를 선언한 아우디폭스바겐은 올해 수입차 시장의 핵이다. 시장의 30%를 독식하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 모든 시선이 집중된 상태이기 때문. 그러나 복귀 첫해인 올해는 기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의 경우 2,900대의 평택항 재고물량을 우선 처리하는 데 주안을 두고 있어 2018년형 신차 도입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폭스바겐은 최대 기대작인 신형 티구안이 5월 이후 본격 출고될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재규어랜드로버는 1만4,865대의 성적을 거둬 전년 대비 3.2% 소폭 성장했다. 이미 지난해 44%라는 고공성장을 이룬 탓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러나 랜드로버 브랜드가 2년연속 1만대 이상 판매를 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인 성과다. 올해 역시 볼륨을 크게 늘리기 보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출시 예정인 신차는 재규어 I-페이스, E-페이스 등으로 브랜드에 의미를 더하는 제품으로 꼽힌다. 랜드로버 브랜드가 1만대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잡을지도 관건이다.
▲볼보차
볼보차코리아에게 2017년은 최고의 해였다. 사상 최대인 6,604대를 판매하며 당초 목표치인 6,300대를 초과 달성했을 뿐 아니라 4년 연속 20% 이상 성장을 일군 것. 올해 역시 20% 이상 성장한 8,000대를 연간 목표로 잡았다. 지난 9월 합류한 2세대 XC60이 누적 계약 2,500대를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올 2분기 등장할 소형 SUV XC40이 브랜드의 또 다른 볼륨 차종으로 등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불모터스
한불모터스는 지난해 푸조·시트로엥 합산 4,871대를 판매해 목표실적인 7,500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 디젤 시장이 2016년 대비 11% 이상 위축된 상황에서도 7% 이상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려 58% 늘어난 총 7,700대를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주력 브랜드인 푸조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3008과 5008등 SUV의 원활한 물량 확보와 함께 출시 예정인 신형 308과 508의 성공적인 런칭도 절실하다. 브랜드 독립을 선언한 DS는 'DS7 크로스백'으로 5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깨는 것이 관건이다.
▲포르쉐
잇따른 악재에 시달린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12.9% 하락한 2,789대의 실적에 만족해야 했다. 마칸과 카이엔 등 주력 디젤 제품의 판매가 줄줄이 정지된 탓이다. 2017년을 내실 다지기로 삼았던 포르쉐는 올해 대대적인 도약을 꿈꾼다. 가시적인 성과 달성을 위해 지난해 연말 등록 물량까지 올해로 미뤘다는 얘기마저 나돈다. 그러나 올해 역시 녹록치가 않다. 디젤 제품군이 전무한 상태에서 판매를 이어가야 하며 최대 기대작인 3세대 카이엔이 하반기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현재 주력인 파나메라의 물량 확보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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