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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가치 소비'의 시대, 친환경차를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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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차 성장, 개념있는 소비자들의 가치있는 선택에 달려

 올 한해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진일보했다. 2010년 8,473대에 머물렀던 판매가 2016년 6만8,774대로 약 8배 상승한데 이어, 올 11월엔 누적판매 8만7,462대를 기록했다(EV+HEV+PHEV+FCEV).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1.2%에서 2016년 3.8%로, 2017년 5.4%로 증가해 존재감을 키웠다. 그 중 하이브리드차는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85%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자 정부는 친환경차 육성을 위해 제공해 온 보조금과 세금 감면 및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줄이기로 했다.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 의식과 접근성이 높아지며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화 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2017년 1,400만원에서 2018년 최대 1,200만원으로 줄이고, 하이브리드차는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축소한 뒤 2019년엔 아예 폐지한다. 다만 아직 보급이 미진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수소전기차(FCEV)는 종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류에 역행하는 '역주행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조금이 줄면 소비자 부담이 증폭, 이제 막 성장세에 돌입한 친환경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입장이다. 실제 현재 판매되는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보다 400만~500만원, 전기차는 2,000만원,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000만원, 수소전기차는 7,000만~8,000만원 가량 비싸다(보조금 지급 전). 보유 단계에서 연료비와 수리비 등이 적게 든다는 이점이 있지만 수 천 만원의 가격 차이를 상쇄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대량 생산에 따른 경제성을 갖출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이 역시 수 년 내 체감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시장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대상을 2만대로 늘리고,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와 코나EV를, 기아차가 니로EV를, BMW가 i3와 i8 부분변경차를, 재규어가 I-페이스를 도입해 공급을 확대한다. 제조사 입장에서 친환경차는 각국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거스를 수 없는 과제이며, 중국 주도의 전기화에 편승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이 곧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성적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행을 쫓기보다 다양한 구매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친환경차 구매의 결정적 동인은 높은 효율과 적은 연료비 등이다. 이러한 기본적 조건이 뒷받침된 후에야 구매 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최근 합리적 소비를 위협하는 비이성적 동인이 힘을 얻고 있는데, 바로 '가치 소비', '개념 소비'에 대한 욕구다.    

 '가치 소비'는 소비자가 광고나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을 의미한다. 가치가 있는 제품에 대해선 과감하게 소비하며, 가격이 비싸도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주저 없이 구매한다. 단순히 자기만의 효용이 아니라 공공 이슈를 지향하며 특히 환경과 건강, 안전한 삶에 관심을 기울인다. 

 '개념 소비'는 상품 자체의 가치보다는 그 상품이 상징하는 개념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번듯한 특급호텔보다 배낭여행에 대한 경험을 추구하는 것, 원두의 교역이 공정하게 거래됐는지를 따진 후 커피를 구매하는 행위, 무자비한 동물실험에 반대한 채식주의 열풍 등이다. 이러한 개념 소비는 SNS의 발전으로 더욱 과속화되는 추세다. 과시의 대상이 부에서 개념으로 바뀌면서 타인에 의해 개념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소비를 촉진하고 있다. 

 '가치 소비'와 '개념 소비'는 친환경차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대변한다. 이제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주는 자동차보다 남다른 가치와 개념을 제공하는 친환경차가 힘을 얻고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반영한다. 즉 보조금 액수는 시장에 일시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어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는 SNS에 '#내아이를위한 #친환경차 #개념가족의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같은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질 것 같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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