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경영 승계, 도약 발판 이뤄낼지 주목
BMW그룹코리아가 경영진 재편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17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김효준 대표이사 사장 외에 새로운 인물을 사장으로 선임, 경영능력을 검증하겠다는 시도다. 이를 위해 한상윤 BMW말레이시아 법인장을 내년 3월1일부터 BMW코리아그룹의 신임 사장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경영능력 검증일 뿐 여전히 대표이사 CEO는 김효준 사장이 맡는다. 새로운 인물을 위해 김 사장은 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뿐 경영총괄 역할은 그대로다. 대신 한상윤 신임 사장은 회사 전반의 운용 책임을 맡는다. 한 마디로 COO(Chief Operation Officer)인 셈이다.
BMW코리아가 이 같은 경영실험을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BMW코리아의 성장을 무려 17년간 주도했던 김 사장도 언젠가는 은퇴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사전에 BMW코리아를 이끌어갈 인물을 검증하자는 차원이다. 또 BMW코리아는 BMW그룹 내에서도 중요한 법인이어서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 필요하고, 1차적으로 한상윤 말레이시아 법인장을 발탁했다. 물론 한국인을 사장에 내정한 건 BMW코리아를 한국 경영진이 이끌어야 한다는 김 사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독일 본사 내 인물을 거론했으나 BMW그룹도 김 사장의 강력한 의견 개진을 거절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따라서 경영승계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하듯 헨드릭 본 퀸하임 BMW그룹 아시아태평양남아프리카 총괄사장은 "김효준 대표이사 사장은 회장으로 직급만 달라질 뿐 기존과 동일하게 한국법인 대표 역할을 맡으며, 한상윤 사장은 사업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물론 이를 통해 경영능력이 최종 검증되면 본격적으로 경영승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BMW그룹 입장에선 중요 해외법인인 BMW코리아의 급격한 경영변화보다 안정적 승계를 통해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 하나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준법감시팀의 신설이다. 최근 디젤 인증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자체적으로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게다가 감시조직을 이끌 인물로 임원을 배정,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이런 이유로 2017년을 마무리하는 BMW코리아는 오히려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실험이 BMW코리아의 성장에 촉진제로 작용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서다. 수입차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경쟁 또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경영실험이 성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건 모두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경영실험이 BMW코리아의 성장촉진제가 될 지 주목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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