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 실증단지와 자율주행버스 등 오픈 플랫폼 제공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정보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반인을 태운 자율주행 전기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경기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데이터 수집에 돌입하는 것. 이를 통해 다양한 자동차회사와 기업, 연구 기관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본격적인 운행을 한 달여 앞두고 개발을 담당한 김재환 자율주행정책자문관을 8일 경기도청에서 만났다.
-이달 판교 자율주행 모터쇼가 열린다. 경기도가 전폭적으로 자율주행에 관심 쏟는 이유는 뭔가
"경기도 남경필 지사가 지난 2015년부터 제2의 판교 테크노밸리를 계획하면서 기존과 같은 산업단지가 아닌, 새로운 컨셉트와 개념을 탑재한 테크노밸리를 만들고자 했다. 그때부터 보다 미래지향적인 자율주행과 로봇에 대한 얘기가 시작됐는데 당시 테스트베드, 실증단지로 시작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4차 산업혁명에 속도가 붙어 다른 지자체보다 빠르게 반응하게 됐다.
경기도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세계 표준을 만들자는 목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기술은 안된다. 표준이 없으면 우리가 만들어 세계화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아직까지 자율주행에 대한 표준은 없다. 각국, 또 각 브랜드, 각 기관들이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 및 운영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경기도 실증 단지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여러 업체와 브랜드가 부딪치고 충돌하다 보면 자연스레 협의와 합의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게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흩어진 자율주행 기술과 정보를 모으기 위해 실증단지 및 셔틀버스를 운영한다는 의미인가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오픈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공학적인 부분보다 기업과 관련 기관들이 자율주행 연구에 함께 참여하고 공유할 운동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실증에 참여해 이를 통해 배우고 개선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빅데이터가 되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자율주행에 대한 특성과 개선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런 데이터가 모이지 않는다는 게 한계다"
-다른 지자체나 기업과의 협업 상황은
"경기도 외 지자체와 협업도 물론 가능하다. 지역 특색을 살리는 방향일 것이다. 제주는 관광이나 렌트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주행 코스가 대체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여기에 어떤 서비스와 컨텐츠를 올리느냐를 논의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온디맨드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대기업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제공하고 중소 기업과 스타트업은 플랫폼 연결이 가능한 컨텐츠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 카카오 등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주체는 가리지 않고 누구나 협업할 수 있다"
-자율주행 셔틀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은 0에서 5단계로 구분한다. 이번에 선보일 자율주행 버스는 4단계 수준이다. 완전히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인데 보조 운전자는 동승할 예정이다. 시속 25㎞의 저속으로 같은 구간을 반복 운행하는 정형화된 주행이지만 일반 자동차들과 혼재된 일반 도로를 달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T와 협업해)보안성이 강화된 전용 LTE와 WAVE(Wireless Access for Vehicle Environments)를 동시에 사용한다. V2X(Vehicle-to-everything) 네트워크가 가능해 신호등을 카메라로 인식하지 않고 교통 정보를 통신으로 받아서 인식한다. 모든 정보를 통합 관제에서 모니터링하고 솔루션을 제시한다. 그간의 자율주행 시범 운행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면 이번 테스트는 2년 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정기 운영된다"
-자율주행의 핵심인 센서와 레이더 등은 어떤 것을 사용했나
"최대한 국내 업체 기술을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카메라는 모빌아이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기에 우선 적용했지만 이외 보조 카메라는 중소기업 제품을, 레이더는 만도 것이다. 현재는 자율주행 버스를 오픈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해 과하게 많은 시스템을 장착했다. 자율주행차는 센서 가격이 거의 차 값의 대부분을 차지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최적화가 필요할 것이다"
-레벨4 상용화는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나
"상용화에 대해선 언제쯤이다 말할 수 없다. 국토부가 2020년까지 레벨3 수준을 상용화할 것이란 목표를 밝혔는데 그렇다고 3단계가 완료된 다음에 4단계가 나오고, 또 5단계가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레벨4 자율주행이 먼저 실현될 수도 있다. 일반 승용차에 레벨3를 허용하는 것보다 레벨4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충분히 먼저 운행될 수 있다"
-자율주행 개발에 어려움은 없나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하드웨어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서로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협업하고 공유하면 훨씬 속도가 빠를텐데 폐쇄적인 문화가 아쉽다. 제도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연구자들의 안전과 관련된 얘기다. 자율주행은 아직 위험성이 높다. 혹시라도 인적 사고가 발생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항상 테스트할 때마다 두렵고 연구개발을 하는데 있어 제약이 된다. 새로운 안전사항 및 법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사고가 나면 책임 소재를 차에 둘 것인지 보조 운전자에게 둘 것인지 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이번 레벨4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앞두고 보험사와 논의 중인데 아마 새 상품을 개발해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경찰청, 보험사와 계속 협의 중이다. 지금까지 없던 플랫폼과 기술이 빠르게 전개되다 보니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한편, 2017 판교 자율주행모터쇼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판교제로시티에서 개최된다. 개막식인 16일 현장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첫 모습을 드러낸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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