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제 54회 대종상영화제가 순조롭게 ‘리부트’하다.
제54회 대종상영화제가 10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배우 신현준과 모델 겸 탤런트인 스테파니 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배우 송강호와 설경구, 이병헌, 손예진, 조인성, 김사랑, 박서준, 곽도원, 최희서 등 많은 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국내 최장수 영화제에서 공정성 논란과 배우들의 대거 불참과 관련해 한때 폐지설까지 나돌았던 대종상이 부활의 종을 울린 것.
또한,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문화예술계, 학계의 추천 인사들과 영화인총연합회 소속 단체 대표 등 총 32명의 예비심사위원회(위원장 배장수)가 후보자, 작품을 추천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9명의 본심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진행했다.
이에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9명의 젊은 영화인이 심사위원으로 결정, 과거와는 달리 영화인총연합회에서는 단 한 명의 심사위원도 추천하지 않았다.
이렇듯 공정한 과정을 거쳐 각 부문의 최종 수상자와 작품이 결정됐고, 올해부터 본심 심사위원들의 심사과정과 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운영방침에 따라 각 심사위원들의 심사표도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그중 이번 심사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끈 주인공은 최희서다. 이날 5관왕을 거머쥔 ‘박열(감독 이준익)’에서 최희서는 가네코 후미코로 변신해 당차고 진취적인 캐릭터를 표현, 대종상 54년사를 통틀어 최초로 두 부문의 동시 수상(여우주연상, 신인여우상)의 영광을 맞았다.
영화 속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투쟁을 아름답게 그린 최희서는 여우주연상 수상을 하자 “전혀 받을 거란 생각을 못해서 (신인여우상 수상 때) 장황하게 소감을 다 해버렸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울먹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박열’은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라 타 영화만큼 홍보를 못했지만 감독님과 (이)제훈 씨와 함께 열심히 홍보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후미코는 국적과 성별을 넘어서 박열과 함께 권력에 투쟁을 했다. 약 90년 전에 생존해 23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던 그 여성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서 나이가 30인데 이제야 어른이 된 것 같다. 후미코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실존 인물이었던 가네코 후미코를 향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앞으로 어떤 여배우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최희서는 “앞으로 더 좋은 연기와 흥행되는 작품에 나오는 여배우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매순간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진심담은 소신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의 설경구다.
영화 속 범죄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재호 역을 맡아 믿음과 배신을 오가는 느와르계를 차별성 있게 표현한 설경구는 “‘불한당’이 후보에 많이 올랐는데 수상이 잘 안 되서 실망했는데 하나 건졌다”며 수상의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오늘 불한당 의상을 입고 왔다. 이 옷을 입고 상을 받으니까 영화 속의 묘한 감정이 들고 임시완 씨가 옆에 있을 것 같다. (임)시완이가 많이 보고 싶다”며, “‘불한당’의 공식 상영은 끝났지만 제가 사랑하는 ‘불한당원’들이 단체관람 행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끝까지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제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는 팬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꺼낼 카드가 별로 없는데 작품마다 새로운 카드를 꺼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하며 팬들의 사랑에 대해 보답을 다짐했다.
더불어 설경구는 “15년 만에 대종상영화제 무대에 섰는데 이전까지 한 번도 폼을 못 잡아봤다. 3초만 폼을 잡고 물러가겠다”며 시상식을 즐기는 여유를 보여줬다.
이처럼 대종상영화제는 순조롭게 리부트 프로젝트를 끝내며 한층 새로워질 다음 연도 대종상영화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제 54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작)는 다음과 같다.
▶ 작품상 : ‘택시운전사’
▶ 감독상 : 이준익 ‘박열’
▶ 남우주연상 : 설경구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 여우주연상 : 최희서 ‘박열’
▶ 남우조연상 : 배성우 ‘더 킹’
▶ 여우조연상 : 김소진 ‘더 킹’
▶ 남우신인상 : 박서준 ‘청년경찰’
▶ 여우신인상 : 최희서 ‘박열’
▶ 신인감독상 : 엄태화 ‘가려진 시간’
▶ 시나리오상 : 한재림 ‘더 킹’
▶ 의상상 : ‘박열’
▶ 미술상 : ‘박열’
▶ 음악상 : ‘가려진 시간’
▶ 편집상 : ‘더 킹’
▶ 조명상 : ‘프리즌’
▶ 기획상 : ‘택시운전사’
▶ 촬영상 : ‘악녀’
▶ 기술상 : ‘악녀’
▶ 특별상 : 故 김영애 ‘판도라’
(사진출처: bnt뉴스 DB, TV조선 ‘제 54회 대종상영화제’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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