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안 기자] ‘쇼미더머니 시즌 6’ 준우승자지만 결코 이 사람을 패자로 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우린 우리 자신일 때 더욱 빛나!’ 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는 흔히 힙합 노래를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세고 거친 것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것이 래퍼 넉살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모든 것에 있어 단숨에 높이 차오른 것보다 열매가 맺기까지의 과정에 집중하고 싶다던 넉살. 그래서인지 태어나서 가장 바쁜 한때를 보내고 있는 넉살은 지금의 오르막길을 만끽하기보다는 단지 속도를 높여 자신이 하는 음악적 영향력을 선명하게 하기 위한 것에 몰두하는 듯했다.
넉살과 bnt가 함께 진행한 화보는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됐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패치 디테일이 돋보이는 재킷을 무심하게 걸치고 편안하고 독특한 무드를 자아냈다. 이어진 촬영에서는 러프한 무드의 블루종과 캐주얼한 스웨트 팬츠로 자유분방한 매력을 드러냈다. 마지막 촬영에서는 체크 셔츠와 스터드 라이더 재킷을 매치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촬영을 마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먼저 ‘쇼미더머니 시즌 6(이하 쇼미6)’ 종영 후 인기에 대해 “엄청나다. 즐기고 있다. 마스크도 하고 다니고. 종영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많이들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영화관이나 밥 먹으러 갔을 때도 그렇고. 여러모로 바쁘지만 즐기면서 지내고 있다”며 기분 좋은 답변을 전했다.
방송 중 ‘인성갑’이라는 별명을 얻는 그는 “포장이 잘 됐다. 형제들이 많다 보니 그런지 팀플레이에 있어서 몸에 밴 건 있다. 누군가를 편하게 해줘야 그 사람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거고 내가 진심으로 다가서야 상대방도 진심을 담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며 겸손한 답변을 전했다.
다른 출연진들보다 유난히 닉네임이 많이 생긴 그는 특히 ‘넉엄마’, ‘우찬맘’이라는 별명에 대해 “재밌는 것 같다. 조카들을 좋아하는데 조카와 우찬이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니까 챙겨줘야 될 부분들. 조카 생각도 났고 여러모로 잘 챙겨주려고 했었다”고 답했다.
‘쇼미6’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없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은 당연히 있다. 이왕 나간 거 1등 했으면 좋았을 거니까. 아쉽다는 게 ‘다음엔 꼭 1등 해야지!’ 이런 마음이 아닌 ‘경연을 하면서 좀 더 멋있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정도의 아쉬움이다. 왜냐면 결승 무대까지 준비한 건 모두 보여줬기 때문에 1등은 행주 형이 해도 원재가 해도 다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쇼미더머니 시즌 2’ 이후 재도전에 대해서는 “시즌 2 때 나갔을 때는 삶에 대한 고민들도 많고 음악을 하느냐 마느냐 했던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활동도 그때보다 많이 했고. 많이 알아주고 주변에서 나가라고 추천을 많이 해줬다. 참가하지 않으면 멍청하다는 듯한 얘기도 많이 들었었고. ‘쇼미더머니’는 뮤지션의 커리어와 과정을 없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었다”라며 솔직한 대답을 전했다.
‘쇼미6’ 아쉬웠던 무대에 대해서는 디스 배틀을 꼽으며 실수도 많았고 한마디로 멘붕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또한 프로듀서 다이나믹 듀오를 비롯해 다듀팀과 무대를 마치고 술도 자주 마셨다며 특히 다이나믹 듀오에 대해 스승 같은 형들이고 좋은 사람들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주량과 주사에 대해서는 “소주는 한 2병 정도 먹고 그 이상 먹으면 취하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격해지고 흥분했던 것 같다. 주사가 심하니까 친구들이 많이 떠나가서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웃음 섞인 대답을 전하기도 했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 사실 방송에서는 무명이 길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무명이 길었던 건 나 자신이 아니라 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무명을 습작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고 그때도 그렇고 원동력이라고 한다면 내 이름으로 된 내가 생각하는 모토에 가까운 음악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라고 답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흘러나오는 집안 분위기에서 자랐다던 그는 중학교 때는 CA 활동으로 비보이 춤을 추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가사 쓰는 매력이 푹 빠졌다고 전했다. 음악 작업할 때 영감은 어디서 받냐는 질문에는 술자리, 책, 영화, 데이트 등 일상적인 것에서 얻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황치와 넉치’ 던밀스와의 케미에 대해서는 “던밀스 군은 굉장히 창의적이다. 랩도 그렇고 음악적으로나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데 있어서 독창적인 에너지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 던밀스의 독창적인 것이 합쳐지니 단단하고 심심하지 않은 케미가 잘 보인 것 같다. 황치와 넉치에서 그게 폭발한 것 같다. 톱니바퀴 맞듯이 둘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즐겨듣는 음악은 지소울의 ‘Can’t(아직도 난)’ 트랙을 꼽으며 하루에 백 번 듣는 것 같다며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켜보는 래퍼가 있냐는 질문에는 우원재를 꼽으며 “원재는 정말 잘 될 거다. 원재 같은 경우에는 가치관이 확실하고 자신이 어떤 래퍼이고 어떤 이미지를 가져야 하는지도 알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똑똑하고 재능 있는 뮤지션인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던 넉살. 세상을 본질적으로 꿰뚫고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던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래퍼 이상의, MC 이상의 더 넘어간다면 음악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 듣는 순간 ‘으악’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작은 것들의 신’은 올곧이 넉살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고 그게 나의 우선순위였다. 이번에는 그걸 넘어서고 싶고 이 앨범은 무기한이긴 한데 내년에는 무조건 내려고 하고 있다. 코드 쿤스트와 둘이 내년 안에는 발매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제야 하고 싶은 것들을 구현할 수 있는 때가 온 것 같다던,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는 한때를 보내고 있는 넉살과의 인터뷰는 ‘좋은 음악’이라는 복잡하지 않은 한 단어로 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