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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군함도’ 이정현, 마음이 울려야만 움직여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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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주 기자] “마음이 제일 중요하죠. 제 마음가짐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2015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정현이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에서 일본으로 가게 된 위안부 피해자 오말년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를 위해 체중감량은 물론이고 작은 화상까지 입으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친 이정현. 개봉 후 높은 관객 수로 기분 좋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를 만나보니 의외였다.

인터뷰가 시작됨과 동시에 “정말 조심스러워요”라며 입을 열고, 10분 동안 영화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으니 말이다.

“관객 수는 하나도 안 들어와요. 예민한 소재다 보니까 말을 어떻게 해야 대중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싶어요. 그대로를 말해도 안 좋은 말이 될 수가 있으니까. ‘국뽕’이 아니라고 하면 왜 안 되냐고 하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분석력이... 정말 너무 똑똑하신 것 같아요.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 깔아놓고 정말 바탕으로! 시원한 영화관에서 팝콘 맛있게 드시면서 그냥 가볍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촬영장에서 군함도 세트는 실제 군함도 모습의 2/3를 재현한 것으로 영화의 리얼리티와 볼거리, 완성도에 정점을 찍는다. 군함도의 상징이 된 지옥계단을 비롯해 거주구역과 선착장, 학교 운동장, 번화한 유곽과 강제 징용이 이뤄지는 탄광 내외부까지. 생생한 세트장인 만큼 안전에 더욱 유의해야했던 현장이었다.

“촬영장에 놀러 오셨던 분들이 군대인줄 알고 다들 놀래시더라고요. 환경이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현장이었으니까. 정말 열정이 없었다면 현장은 지옥이었어요. 탄광가루랑 연탄가루가 가득해서 다들 기침하고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컷이 나야 했어요. 다음날 또 다시 찍게 되면 제작비가 더 올라가니까 모든 분들이 한 신, 한 신 정말 열심히 찍었어요.”

이정현은 이번 영화 속 함께 호흡했던 소지섭에게 “체구는 작지만 연기할 땐 나보다 커지는 배우”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그는 “(소)지섭 오빠에게 너무 감사해요. 워낙 촬영장에서 태도가 좋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매너도 좋고, 옆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완전 츤데레 스타일이세요. 말이 없는 편인데 옆에서 조용히 챙겨주세요. 그게 (소)지섭 오빠의 매력이죠. 만약 촬영장에 소간지가 있었다면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오빠 자체가 칠성이었어요. 너무 땡큐죠. 자연스레 저도 말년이로 젖어들 수 있었으니까”라며 소지섭을 향해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군함도’에 함께 출연한 송중기는 이정현과 소지섭의 러브라인이 굉장히 부러웠다고. 연기하면서 ‘남자 소지섭’으로 느꼈을 법도 한데 이정현은 ‘가족’이라고 표현했다.

“황정민 선배님 덕분에 촬영이 끝나고 자주 술자리를 가졌었어요. 술을 마시면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영화얘기였죠. 이 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는지, 이번에 이 영화 개봉했던데 봤는지 등 ‘기승전영화’였어요. 다들 영화에 미쳤었죠.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야 했는데.(웃음) 남자로 느낄 기회가 없었어요. 가족 같은 분위기였죠.”


사실 이정현하면 ‘와’의 반주가 떠오른다. 그만큼 가수활동을 했을 때 이미지가 강했으니까.

“‘꽃잎’을 찍고 나서 영화의 매력을 알게 되었어요. 근데 그땐 성인이 아니라서 들어오는 작품이 제한적이었죠. 그러다가 대학생 때 유럽여행을 가게 됐는데 한 클럽에서 테크노가 나오더라고요. ‘이게 뭐지?’ 충격적이었어요. 그때 정통 테크노에 완전 빠졌었죠. 그렇게 ‘와’를 만나고 강한 이미지 때문에 공포영화들만 들어오더라고요. 연기적인 갈증을 일본과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풀었죠.”

지금은 이정현하면 배우로서의 이정현도 같이 떠오른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연기가 대단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정현의 행복지수는 똑같다고 설명한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때랑 ‘군함도’의 관객 수의 차이는 어마어마하죠. 그치만 저의 행복지수는 똑같아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때도 너무나 좋은 인재들이 재능 기부로 뭉쳐서 개봉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환경에서 즐겁게 작업했었거든요. 근데 개봉을 하더니 상까지 받고... (전)도연 언니, (김)혜수 언니, 한효주 씨도 있는데 제가 호명이 돼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그래도 천만배우라는 수식어는 배우에게 있어서 언제나 기분 좋은 말이 아닐까. 이에 이정현은 “‘명량’때도 하나도 기쁘지 않았어요. 이번에도 그렇고요. 저는 숫자가 중요하지 않아요. 그게 중요했다면 독립영화 했겠어요? 제가 독립과 상업을 병행하는 이유는 상업을 하고 독립을 해야 제작비가 늘어나더라고요. 정말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들이 많거든요. 저예산 영화들이 다양해지고 더 잘되면 좋겠어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말 속 단어 하나하나에 이정현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꾹꾹 담겨있었다. 그런 이정현이 정의하는 배우 이정현은 어떤 모습일까.

“‘항상 마음이 움직인 작품을 선택한다’ 이건 저와의 약속이에요. 그게 없었다면 다시 국내 배우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싶어요. 예산이나 이런 걸 다 떠나서 내 마음 가짐 이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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