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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볼보(VOLVO)는 역시 볼보(VOLV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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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년 사전적 '안전' 의미, 근본적으로 바꿔
 
 요즘 국내 시장에서 볼보 승용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5월까지 2,819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5%가 증가해서다. 게다가 상승세는 특정 차종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S'로 표시되는 세단은 1,164대로 31% 늘었고, 'XC'의 SUV 제품군은 1,181대로 무려 100% 이상 증가했다. 왜건형인 'V' 제품군이 지난해보다 16% 줄었지만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준은 아니다. 


 볼보의 소리 없는(?) 성장에 대해 업계에선 '볼보의 재해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랜 기간 '안전(safety)'을 내세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디자인과 제품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은 '안전의 대명사' 이미지가 엷어지면서 주목도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변신이 성공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안전'을 내세우지 않는다고 볼보가 안전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전통적 개념을 미래지향적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간 자동차에서 안전이란 사고 위험성을 낮추는 능동안전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충돌 때 탑승자가 가급적 많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수동 안전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 한국 등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충돌시험 결과가 나올 때마다 저 마다 입맛에 따라 해석하며 소비자 관심을 유도했다. 이런 전통적 개념의 '안전'은 볼보 뿐 아니라 수많은 자동차회사가 과거부터 공통적으로 추구해왔고, 차별화 요소로 활용했다.  

 하지만 볼보(VOLVO)는 이미 전통적 의미의 안전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사고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애 '안전'을 '보호(protecting)'가 아닌 '편안함'으로 전환시키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드라이브-미(Drive me)'다. 실제 소비자를 자율주행차에 탑승시켜 다양한 사고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으로,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구성 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위해 바꾸어야 할 교통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칸 사무엘손 CEO도 한국을 직접 찾아 자율주행 완성을 위한 국내 파트너사를 물색,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물론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을 알리는 자리였지만 발표의 절반은 볼보만의 미래를 만들 것이고, 그 안에 '세이프티'의 개념 전환도 자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연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만 13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제는 사고를 회피하고, 충격 위험도를 낮추는 것에서 벗어나 '충돌이 없는 차'로 진화시킨다는 의미다. 

 실제 볼보의 안전 개념 전환은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우버를 포함해 카셰어링 기업인 오토리브 등과 손잡고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 되는 시대'를 만들고 있어서다. IT로 성장한 기업들이 가장 파트너십을 원하는 자동차회사가 '볼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방된 기업문화가 고스란히 제품에 반영된다. 경쟁사들이 여전히 능동 및 수동 안전도를 내세울 때 미래에 걸맞은 디자인과 필요 기능 및 친환경 파워트레인에 적극 투자했고,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판매에 녹아든 셈이다. 한국 내 판매 증가도 결국은 '디자인' 혁신과 새롭게 구축된 볼보의 기업 이미지가 만들어 낸 화합물의 결과인 셈이다.  

 며칠 전 볼보차코리아 사람들을 만났다. 기대만큼 볼보는 변신하는 중이고, 소비자들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말도 들려주었다. 그래서일까. 돌아오는 길에 눈에 띄는 다양한 볼보차를 보며 무언가 달라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 사람들조차 말이다. 이게 바로 '볼보 효과(Volvo Effect)'일까? '볼보는 역시 볼보'라는 말이 머릿 속을 맴돈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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