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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2=8’ 싸이, 싱어송라이터의 변화 아닌 업그레이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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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2=8’ 싸이, 싱어송라이터의 변화 아닌 업그레이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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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싸이가 곱셈 속에 돌아왔다.

가수 싸이(PSY)의 여덟 번째 앨범 ‘4X2=8’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5월10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4X2=8’은 지난 2015년 12월 타이틀곡 ‘나팔바지’ ‘대디(DADDY)’와 함께 대중에게 공개된 ‘칠집싸이다’ 이후 약 1년 6개월만의 싸이 신보다. 10일 기준 유튜브에서 약 28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인 ‘강남스타일’과, 또 다른 범세계적 히트곡 ‘젠틀맨(GENTLEMAN)’의 주인공 싸이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 특히, 뮤직비디오 촬영 및 이병헌과 손나은의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 궁금증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7집처럼 이번 앨범 또한 두 노래가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 먼저 ‘뉴 페이스(New Face)’는 대중이 새 인물을 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뮤직비디오에는 에이핑크 손나은이 출연한다. 현(現) 대한민국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제목 및 대선 다음 날인 발표 날짜가 인상적. ‘강남스타일’에 이어 싸이와 유건형이 작곡을 맡았다. 또 다른 타이틀곡이자 뮤비에 배우 이병헌이 출연하는 ‘아이 러브 잇(I Luv It)’은 싸이, 유건형, 지코 등이 작곡에 참여했다.

이와 관련 싸이는 “안녕하세요. 가수 싸이입니다. 반갑습니다”라며, “세상에서 무대 서는 것이 제일 안 떨리는 것 같고, 이 시간이 제일 떨린다. 여덟 번째 정규 음반이자, 여덟 번째로 맞이하는 앨범 발매일이다. 아, 정말 너무 떨린다. 떨리고. 여러 가지 같이 나눌 수 있는 말씀들보다 뮤직비디오를 가장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두 편을 준비했다. ‘아이 러브 잇’과 ‘뉴 페이스’라는 곡이다. 그리고 나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라고 진행했다.

#싸이와 뮤직비디오...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싸이는 공연형 가수다. ‘엽기’라는 시대의 유행 아래 대중에게 비디오형 가수로 자리매김할 뻔했지만, 그의 끼는 브라운관보다 무대 위에서 더 빛났다. ‘올 나잇 스탠드’ ‘썸머 스탠드’ ‘완타치’ ‘소극장 스탠드’ 등의 공연 이름들이 과거와 지금의 영광을 증명한다. 그러나 2012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며 그가 발표하는 신보의 초점은 언제나 뮤비가 중심이 됐다. 이는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뮤직비디오들 또한 싸이는 과거 뮤직비디오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먼저 ‘뉴 페이스’에서 그는 월드 스타 싸이, 화가 싸이, 요리사 싸이 등 여러 캐릭터들을 연기한다. 익숙하지만 그럼에도 재밌다. 더불어 싸이 닮은꼴로 유명세를 얻은 개그우먼 이수지와, 에이핑크 손나은이 출연한다. ‘헤이, 위 원 썸 뉴 페이스(Hey, We Want Some New Face)’라는 가사와 얼굴을 강조하는 안무 및 단체 군무는 어쩌면 ‘강남스타일’의 연장선처럼 보인다.

이어서 ‘아이 러브 잇’ 뮤직비디오는 스튜디오와 북촌 한옥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펜-파인애플-애플-펜(Pen-Pineapple-Apple-Pen)’을 부른 피코타로와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다. 한옥 마을뿐 아니라 서예 신이 등장해, 마카오에서 촬영된 ‘뉴 페이스’에 비해 한국적 색채가 짙다. 마찬가지로 군무가 빠지지 않고, ‘생선을 먹을 때는 씨 발라 먹어. 수박을 먹을 때는 씨 발라 먹어’라는 가사가 재밌다.

이와 관련 싸이는 “신곡 ‘아이 러브 잇’은 지코 군과 함께 만든 음악이다. 뮤직비디오에는 이병헌 씨께서 함께 출연해주셨다”라며, “재밌는 일화를 말씀드리자면, 이병헌 씨 같은 경우는 현장의 애드립 촬영을 굉장히 싫어하신다. 이번이 첫 출연 요청은 아니었다. 항상 시나리오나 콘티를 요구하셨고, 그때마다 ‘현장에 오셔서 같이 춤만 추시면 된다’라는 나의 답변 때문인지 거절을 해오셨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저 비디오가 지난해 10월 촬영됐다. 그 당시만 해도 (이)병헌이 형이 영화 ‘내부자들’로 한창 뜨거웠고, 그래서 ‘형. 그때 그 느낌으로 뮤직비디오에 나와서 가시를 발라드시고, 씨를 발라드시면 어떻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그래. 그 정도만 돼도 내가 준비를 해갈게’라고 승낙을 해주셨다. 그리고 저렇게 정극 연기를 펼치셨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싸이는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 ‘너는 왜 맨날 뮤직비디오가 야외 나가서 춤추고, 웃기는 장면 넣고, 뮤직비디오가 항상 그러냐’라는. 그래서 두 가지 다른 색채를 내기 위해서 두 곡을 준비했다”라며, “웃기다. ‘강남스타일’ 이전 시절부터 항상 그런 영상을 추구해왔다. 변화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임무에 충실하고픈 생각 아래 2017년 가장 신나는 음악, 춤, 비디오가 바로 ‘뉴 페이스’다”라고 말했다.

#싸이와 ‘마지막 장면’…월드 스타의 가수 은퇴를 막아준


싸이의 8집 앨범 ‘4X2=8’에는 더블 타이틀곡 ‘아이 러브 잇’ ‘뉴 페이스’를 비롯한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더불어 ‘마지막 장면’의 배우 이성경, ‘러브(LOVE)’의 빅뱅 태양, ‘팩트폭행’의 지드래곤 등 피처링 참여진이 앨범의 완성도를 주목시킨다. 또한, 이번 앨범은 유건형, 박진영, 쿠시(KUSH), 비아이(B.I), 바비(BOBBY) 등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먼저 싸이는 “일단 정규 음반이고, 10곡이 수록됐다”라며, “한 재작년인가 내 과거 노래를 들었는데, 되게 올드하게 들리더라. 나의 가사, 랩, 멜로디 등 모든 것들이 내가 만들었지만, 올드하게 들렸다. 그 후로 참 많이 정체돼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유건형 작곡가를 제외하고 누군가와 협업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그 시간을 가진 이유는 젊은 피의 수혈이 정말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들과의 작업 속에서 ‘아, 맞다. 이런 거였지. 이런 거야. 이런 가사와 멜로디야. 내가 저 친구들 나이에는 저런 가사와 멜로디가 있었는데, 참 내가 너무 머리가 복잡해졌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친구들과의 작업 속에서 작품자로서 갑자기 숨통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싸이는 “입방정 같이 들릴까봐 얘기 안 하려고 했다”라며 ‘마지막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3번 트랙 ‘마지막 장면’을 썼던 당시의 일이다. 곡이 너무 안 나오더라. 그래서 가수를 그만할까 생각했다”라며, “다행히 그 이후에 곡 작업이 잘 돼서 결국 입방정으로 끝난 이야기지만, 정말 힘이 들 때 만들었던 노래다. 훗날 어느 날 가수를 그만 둘 때 정말 잘 어울릴 노래라고 할까”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비아이 군에게 ‘야, 내가 가사가 너무 안 써져서 너 좀 써봐라. 오죽 안 나오면 이번 하고 관둘까 이런 생각도 있다’라고 얘기하니까 ‘형 그거를 써보시면 어때요?’라고 답하더라. 그 이후로 가사가 술술술술 풀렸다”라며, “이게 10여 년을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쉬웠던 것들이 자꾸 어려워진다. 그런 시기에 비아이와 작업을 하면서 ‘아, 그래.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쓰면 되는데. 관두고 싶으면 관두고 싶다, 기분이 좋으면 나 오늘 기분이 좋다고 쓰면 되는데 매일 뭐가 그렇게 고민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싸이와 초심(初心)...민소매 음악가의 진화(進化)


싸이는 총 두 편의 뮤직비디오들이 현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재생된 이후, 자신의 근황을 전달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정규 8집에 수록된 총 10곡을 1번 트랙부터 10번 트랙까지 하나 하나 정성 속에 소개했다. 돌이켜보면 싸이는 댄스 가수와 싱어송라이터를 병행하는 특이 DNA의 가수였다. 하지만 싸이도, 대중도 ‘강남스타일’에 매몰된 채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이에 관해 싸이는 계속해서 초심 그리고 본심(本心)을 이야기했다.

싸이는 “사실 예전부터 참 많이 들었고, 나도 내 입으로 많이 했던 말이다. 그 놈의 초심 타령 진짜. 못 찾겠더라. 초심을”이라며, “정말 힘든 일들 가운데 하나다. 초심이라고 하면 ‘새’ 때를 말씀하시는 건데, 그때는 24살이었고 지금은 41살이다. 그때는 미혼이었고, 지금은 기혼이다. 그때는 미필이었고, 지금은 군필이다. ‘초심을 찾아라’ ‘부담을 버려라’ ‘해외를 의식치 마라’ 모두 실현이 힘든 일이 아닌가 싶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번에는 초심 대신 본심으로 음악과 춤 그리고 비디오를 만들고 준비했다”라며, “휘발성이 강해진 음원시장이다. 발표하고 두세 시간이면 성패가 가려진다. 며칠이 지나면 수록곡들은 회지가 안 된다. 만든 사람으로서 10곡이 있다면 정말 열 개의 손가락과 같은 존재들이다. 깨물면 다 아프고 각자의 이유와 기능이 있다. 요즘 같이 휘발성이 강한 시절에 이렇게 정규를 미련하게 들고 나오는 것이 효율적인 일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싸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로 햇수로 17년, 만으로 16년 정도 됐다. 다양한 노래들을 그래도 16년차 뮤지션이 선보이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했다. 시대에 맞지 않게 10곡 정규를 준비했다. 모쪼록 이 음반을 들으시는 분들이 타이틀곡들을 제외한 나머지 노래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싸이 8집이 ‘이 친구가 엽기 가수로 시작해서 그 옛날에 민소매 입고 이상한 춤추더니 16년 동안 음악 많이 늘었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잇는 음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음반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통 가수의 컴백은 쇼케이스 혹은 라운드 인터뷰가 활동의 시발점(始發点)이 된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을 통해서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1위에 오른 싸이의 신보 ‘2X4=8’의 홍보는 한 호텔의 대형 홀에서 진행됐다. 수십 명의 취재진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는 공간이 그곳뿐인 것은 기자도 충분히 이해하는 바며, 뮤직비디오 음악마저 다소 명확히 들리지 않는 대형 공간이기에 심도 깊은 대화나, 진솔한 이야기는 전혀 기대치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싸이는 기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무려 약 30분간 지속된 그의 진중한 앨범 소개, 초심 언급, 가수를 그만 둘 뻔했다는 자기 고백 등은 물리적 거리는 멀었지만 심적 거리는 가깝게 만들었다. “나는 팬덤이 두꺼운 가수가 아니고, 대중 분들과 같은 것을 공유하는 작자이자 작가”라고 말했던 싸이의 신보는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까. 가수는 음악으로 승부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싸이는 기자간담회에서 그것을 증명하며 뮤직비디오 대신 대중이 그 시절 좋아했고, 앞으로도 좋아할 싸이의 음악을 상기케 했다.

한편 싸이의 정규 8집 ‘4X2=8’은 10일 오후 6시 공개됐다.(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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