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EXID가 4인조로 돌아왔다.
걸그룹 EXID의 세 번째 미니 앨범 ‘이클립스(Eclipse)’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4월1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멤버들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낮보다는 밤’의 무대를 꾸몄다. ‘낮보다는 밤’은 공감되는 가사와 리드미컬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업 템포 R&B 곡. 이번 신곡은 멤버들의 보이스 색깔과 창법이 확실히 구분돼 각각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으며, 빠르지 않지만 신나고 고음은 아니지만 시원한 역설이 음악 팬들의 귀를 집중시킨다.
‘이클립스’는 첫 정규 앨범 ‘스트리트(STREET)’ 이후 약 10개월 만의 새 앨범으로, 이번 음반은 팬들과 EXID 모두에게 변곡점으로 다가온다. 바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이유로 휴식 중인 멤버 솔지가 제외된 컴백인 것. ‘직캠’ 신화를 일궜던 과거의 5인조가 아닌 4인조로의 귀환이 과연 득일지 실일지 취재진의 관심이 한 곳에 모였다.
#가요계의 걸크러시 EXID...섹시하고 발랄하게 돌아오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낮보다는 밤’을 중심으로, 밤이 되어 혼자 남은 심경의 가사가 인상적인 ‘보이(Boy)’, 영화 ‘친구’의 “니가가라 하와이”를 재해석한 후렴구가 귓가에 맴도는 ‘하우 와이(How Why)’, ‘헬로우(Hello)’의 다음 이야기가 흥미를 끄는 하니의 솔로곡 ‘우유’, LE의 솔로곡 ‘벨벳(Velvet)’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이날 하니는 “타이틀곡 ‘낮보다는 밤’을 처음 들었을 때 ‘이건 내 취향저격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음원이 공개되기 전에 개인적으로 곡을 받아서 듣고 있었는데, ‘음원이 공개되면 더이상 레어템이 아니니까 마저 빨리 들어야겠다’라는 조급함마저 느낄 정도였다. 곡이 나오기 전에 이렇게 반복해서 들었던 경우가 없었다.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고 ‘낮보다는 밤’을 애정하는 마음과 곡에 대한 자신감을 취재진에게 전달했다.
더불어 LE는 “아무래도 음악적 변화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솔지 언니랑 같이 녹음했던 타이틀곡이 있었는데, 언니가 건강상 쉬어야 해서 4명이 부를 수 있도록 갑작스럽게 만든 것이 ‘낮보다는 밤’이다. 그래서 걱정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거 같아서 안도감이 느껴진다”고 신곡을 소개했다.
멤버들의 달라진 헤어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정화는 “한 번도 이런 밝은 색깔을 해봤던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오렌지 빛으로 염색을 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줬다”며 신곡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취재진에게 적극 알렸고, LE는 “그래도 EXID에게는 센 이미지가 있고, 내가 그걸 담당하고 있으니 머리를 따봤다”고 발랄한 멤버들 사이에서 카리스마 래퍼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고충을 언급했다.
또한, 혜린은 “일단 솔지 언니와 함께 활동했을 때는 중독성 있는 훅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주목 받았다면, 이번에는 산뜻한 보컬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EXID만의 발랄함을 강조하고 싶다. 보통의 발랄함 아닌 섹시 발랄이라고 할까. 살랑살랑한 느낌이 있는데 말을 못하겠다. 섹시 발랄로 정하겠다”고 이번 신곡이 콘셉트를 즉석 공표했다.
#EXID의 리더이자 엄마 솔지의 공백(空白)
앞서 이야기했듯 EXID는 솔지의 공석을 놔둔 채 4인조로 컴백했다. 아무리 EXID에서 하니의 비중이 크다고 하더라도 보컬과 예능을 전담하던 솔지의 공백은 멤버들에게 큰 부담이었을 터. 이 가운데 LE는 첫 인사에서 “솔지 언니가 없어서 아쉽지만 네 명이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다졌고, 하니는 “솔지 언니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열심히 할 것이다. 빨리 완전체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소원해 취재진을 뭉클하게 했다.
더불어 LE는 ‘낮보다는 밤’ 무대를 마친 후 “혜린 양이 참 기특하다”며, “솔지 언니가 굉장한 가창력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있는데, 사실 혜린 양도 언니 못지 않게 굉장히 잘 부르는 보컬이다. 누구보다 언니의 빈자리를 느낄 친구가 혜린 양인데 그걸 극복하고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고 동생의 가치를 칭찬했다.
또한, 그는 “덧붙이자면 네 명이 부르는 것을 상정하고 곡을 쓸 때 혜린이의 음색이 돋보이도록, 하니나 정화의 음색이 더 잘 들리도록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다. 그래서 과거 타이틀곡보다 더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갔다”고 솔지의 공백으로 연계된 ‘낮보다는 밤’이 품고 있는 순화된 걸크러시 요소를 언급했다.
에피소드는 없었을까. 이번에도 LE가 입을 열었다. 그는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솔지 언니가 깜짝 방문해줬다. 피자를 40판 정도 사와서 덕분에 스태프 분들과 함께 같이 먹었다. (웃음) 촬영장에서 언니가 우리를 계속 응원해줬고, 계속 예쁘다고 칭찬해줬다”며 EXID의 엄마답게 솔지가 멤버들의 배고픔을 달래줬던 사연을 공개했다.
#하니와 LE, EXID의 품 안에서 개화(開化)하다
이번 미니 앨범은 하니와 LE의 솔로곡이 각각 음반의 4번 트랙과 5번 트랙에 자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니의 솔로곡은 지난 정규 앨범의 ‘헬로우’가 이미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EXID를 대중에게 알렸던 멤버기에 눈길이 가고, LE의 첫 솔로곡은 그간 많은 래퍼들이 발군의 가창 실력을 뽐냈던 바 있기에 음악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하니는 “솔로곡의 제목은 ‘우유’다”며, “실연을 당한 여자가 주인공이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안 채워지고, 너무 속이 쓰려서 우유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가사가 재밌다. 작곡가 언니가 나의 음색을 많이 살려줬다. 정말 재밌게 작업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EXID 아닌 하니로서 불렀던 곡을 소개했다.
이어 LE는 “EXID로 활동하면서 처음 솔로곡을 실었다. ‘L.I.E.’ 때 앨범에 솔로곡을 넣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관계로 포기했었는데, 이번에는 기회가 닿아서 음악을 전달하게 됐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하고 싶었던 혼자 생각했던 곡을 마음대로 표현한 첫 번째 음악이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더불어 그는 “팀의 래퍼지만 그동안 숨겨왔던 가창력을 마음껏 공개했다”는 하니의 말에 중저음의 목소리와 특유의 래핑이 가미된 보컬로 노래를 불러 모두를 감탄케 했다.
마지막으로 행사 끝을 알리는 LE의 인사가 이어졌다. 그는 “앞으로 ‘낮보다는 밤’을 가지고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전국 각지의 팬 분들도 만날 것이고, 활동이 끝나면 해외 팬 분들도 만나게 될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솔지 언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EXID가 되겠다”고 맺음말을 전했다.
현장에서 만났던 EXID는 누차 이야기하는 솔지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움을 자랑했다. 아마 솔지 한 사람으로 완성된 그룹 아닌 그를 비롯한 하니, LE, 혜린, 정화 다섯 명이 모여서 땀방울을 흘렸던 걸그룹이기 때문이리라. 누구 한 사람의 노력과 재능으로 탄생된 아이돌이었다면 아마 ‘낮보다는 밤’은 커녕 ’위아래’의 신화 또한 없었을 것이다.
여유로움의 백미는 혜린의 입에서 나왔다. 쇼케이스가 열렸던 시간을 기준으로 ‘낮보다는 밤’의 M 음원 사이트 순위는 50위권 밖, 100위권 안이었던 상태. EXID가 역주행의 아이콘이지만 이와 같은 오프닝 성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혜린은 “순위에 집착했던 적은 없었다. 하던 대로 즐기면서 하다 보면 언젠가는 대중도 노력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즐기면서 활동하겠다”고 답해 기자 내면의 박수 소리를 불러냈다.
음원 순위는 중요하다. 대중의 사랑을 가늠하는 척도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EXID는 대중에게 인정을 받은 최정상의 걸그룹이다. ‘낮보다는 밤’의 순위가 어찌 되었든 그들을 ‘최애’ 그룹으로 꼽는 팬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솔지의 부재를 걱정하면서도 그들의 음악에 자신감은 잃지 않는 EXID의 또 다른 전성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EXID는 금일(10일) 정오(12시) 미니 앨범 ‘이클립스(Eclipse)’를 발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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