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34.34

  • 33.10
  • 1.32%
코스닥

696.83

  • 19.82
  • 2.93%
1/3

‘시간위의 집’, 김윤진 꿈 속 호랑이로 나타났던 어떤 목표 (종합)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김윤진이 3년 만에 돌아온다.

영화 ‘시간위의 집(감독 임대웅)’의 제작보고회가 3월14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임대웅 감독, 김윤진, 옥택연, 조재현이 참석했다.

‘시간위의 집’은 집안에서 남편의 죽음과 실종을 겪었던 가정주부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로, 연출 데뷔작 ’스승의 은혜’부터 공포라는 인간의 원초적 감정을 선사하는 데 재주를 보였던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김윤진이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린 여자 미희 역을, 옥택연이 미희를 유일하게 믿어주는 신부 최신부 역을, 조재윤이 25년 전 그날 밤 살해당했던 미희의 남편 철중 역을 맡았다. 이 밖에 이한위가 풍수지리 전문가 장지관을, 박준면이 무당 만신을 연기하며 극에 힘을 보탰다.

임대웅 감독은 “집을 배경으로 비극적 사건과 진실을 파악하는 영화”라며, “사건의 중심에는 김윤진 씨가 연기하는 엄마이자 아내인 미희가 있다. 그녀가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 집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났던 어떤 사건을 풀어나가는 스릴러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현장의 주인공은 김윤진이었다. 그간 미국 ABC ‘미스트리스’에서 주연으로 활동했던 그는 ’시간위의 집’을 통해 영화 ‘세븐 데이즈’에 이은 또 하나의 스릴러 작품을 필모그래피에 추가한다. 더불어 이번 작품은 약 1400만 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던 ‘국제시장’ 이후 김윤진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상기된 표정의 그를 향해 질문이 집중됐다.


이날 김윤진은 “3년 만에 뵙는다”며,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읽었다. 내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데, ‘앗싸! 드디어 이런 대본이 나한테 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대본이었다. 영화 ‘세븐 데이즈’ 이후 이토록 충격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는 없던 거 같다. 더불어 알맹이가 꽉 찬 가족 드라마기도 하다”고 그를 한국으로 소환했던 ‘시간위의 집’과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약 20년 이상의 중견 연기자도 극찬하는 ‘시간위의 집’의 시나리오는 김윤진 외의 출연진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그것이었다. 더불어 그들은 영화의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로 영화와 더불어 배우 김윤진의 존재감을 입 밖으로 꺼내며 옆 자리에 앉은 선배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옥택연과 조재윤의 대선배를 향한 극찬에는 거짓이 없어 보였다.

먼저 옥택연은 “대본 시놉시스를 받게 됐을 때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세네 번 다시 읽을 정도로 정말 매력 있는 스토리였다”며, “무엇보다 (김)윤진 선배님께서 캐스팅되셔서 ‘이거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소개했다.

이어 조재윤은 “김윤진이라는 배우는 내게 특별한 존재”라며, “과거 영화 ‘세븐 데이즈’ 길거리 포스터를 충무로 버스 정류장에서 떼서 판넬까지 만들었을 정도였다. 세월이 흘러 나 또한 배우가 되었고, 이번 작품을 계기로 그 판넬에 사인을 받았다. 김윤진은 이번 작품의 선택 이유였다”고 말해 취재진에게는 놀라움의 탄성을, 본인에게는 으쓱함을 안겼다.

그렇다면 출연진 아닌 감독의 시선 속 김윤진은 어땠을까. 이와 관련 임대웅 감독은 “일단 김윤진 씨와의 작업은 감독인 저에게도 많은 영감과 얻을 것을 많이 줬던 시간이었다. 사실 감독이 배우에게 뭔가를 주는 것이 맞지만, 분명 어떤 부분에서는 저라는 감독이 배우 김윤진에게 많은 것을 얻는 시간이 ‘시간위의 집’ 촬영이었다”고 김윤진의 연기를 향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앞서 말했듯이 김윤진이 연기하는 미희는 평범한 가정주부였지만 눈 앞에서 남편이 살해당하고, 아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는데도 범인에 몰리며 25년의 수감 생활을 겪어야 했던 비극적 인물이다. 약 20년이 넘는 세월의 간극을 위해 특수 분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터. 돌이켜 보면 김윤진은 ‘국제시장’에서도 시간의 흐름을 분장으로 표현했던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윤진은 “특수 분장을 받을 때마다 고마움을 느꼈다”며 시간을 빠르게 돌릴 수 있는 분장의 힘에 감사를 표했고, 이어 “먼저 풀을 전체에 바르고, 헤어 드라이어로 말린다. 그리고 그 위에 검버섯 같은 메이크업을 표현한다. 풀칠은 한 번 혹은 세 번 정도 하는데, 할 때마다 몸에 수분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고 25년 세월을 채우는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불어 그는 “분장뿐 아니라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나이 든 미희의 표현이었다. 늙은 미희는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 아픔도 있고, 수감 생활도 했고, 병이 있는 그런 인물이라서 목소리나 걸음걸이에 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이대에 비해서 훨씬 더 고생한 만큼 감독님과 인물 연구를 위해 많은 고민을 같이 공감했던 기억이 있다”고 미희를 연기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음을 고백했다.


마침 ‘시간위의 집’ 제작보고회는 화이트데이와 동일한 날짜였다. 이를 맞아 김윤진도 모르게 옥택연이 대형 사탕 꾸러미를 tvN ‘도깨비’ OST에 맞춰서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가 진행됐고, 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그것을 기쁘게 받았다. 그렇게 이벤트는 끝나는 듯 했지만, 김윤진의 어떤 이야기 하나가 취재진을 집중시켰다. 이틀 전 꿈 이야기였다.

“이틀 전에 옥택연 씨 꿈을 꿨다. 바쁜 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우리 집이 아니더라. 옥택연 씨 집은 아니었지만 꿈에서만 느낄 수 있는 확신을 받았다. ‘여기가 옥택연 씨 집이구나’라는.”

“너무 놀라서 나갔는데 갑자기 옆에서 귀여운 고양이가 지나갔다. 이어 거대한 호랑이도 앞에 앉아있었다. 호랑이 털 색깔이 선명하고 아름답더라. 꿈이나 해몽에는 관심이 없던 삶이었지만 찾아보니까 좋은 직장으로 옮기거나, 좋은 작품을 완성하는 내용이었다.”

이미 얘기했듯 ‘시간위의 집’은 김윤진 3년 만의 국내 스크린 복귀작이다. 이에 관해 그는 몇 년 만의 복귀가 반갑다는 식의 인사 외의 더 깊은 속내를 취재진에게 풀어놨다. 이야기에는 모두가 짐작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심사숙고는 물론, 충무로와 관객들이 외면해 왔던 여성 영화를 향한 여배우의 고민이 담겨있었다.

먼저 김윤진은 “어떻게 보면 늘 2년, 3년 만에 작품을 들고 나온다”며, “잊을만하면 나오는 배우가 되는 거 같아서 안타깝다. 하지만 그 정도로 신중히 작품을 고르고, 올인 가능한 것을 염두에 두다 보니 본의 아니게 중간 텀이 길어지는 거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사실 여자 영화가 흥행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잘 없다. 여자 배우들이 할 캐릭터가 너무 없다는 말은 10년, 20년 전에도 있었다. 제가 좀 더 열심히 해서 후배 여배우들이 소화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고 싶고, 여자 영화가 재미없는 게 아니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번 ‘시간위의 집’이 거기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윤진은 ‘시간위의 집’은 독특하고 새로운 장르의 영화라며, “모성애라는 것이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모두에게 던졌다. 또한, 모든 스태프들과 출연진이 최선을 다했던 작품이니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는 끝맺음을 전했다.

다시 김윤진의 꿈 이야기를 하자면, 현장의 출연진들은 호랑이가 ‘시간위의 집’이 잘 될 것을 뜻하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분명 꿈의 해몽은 미신의 영역이다. 하지만 꿈은 개인이 이루고픈 목표의 실현이 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김윤진에게 시간위의 집이란 달성하고 싶은, 흥행하고 싶은, 관객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한편 영화 ‘시간위의 집’은 4월6일 개봉 예정이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