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젬마 기자] 최근 ‘달의연인 - 보보경심 려’에서 황보연화 역으로 대중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새긴 배우 강한나.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딸 부잣집 셋째 딸로 태어나 발레리나를 꿈꾸며 자라온 어린 소녀는 2017년 현재 누구보다 앞날이 기대되는 배우로 성장했다.
예쁜 여자가 성격도 좋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촬영 내내 털털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그녀. 촬영이 끝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차분하지만 때론 강단 있게 자신이 걸어온 시간에 대해 들려주었다. 올 한해 그녀의 앞날에 꽃길이 펼쳐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지금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화보 소감 한마디 부탁 드려요
이렇게 도심에서 벗어나 촬영해보는 건 처음이에요. 공기 좋고 아름다운 곳에서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다양한 콘셉트로 촬영한 만큼 벌써부터 결과물이 한껏 기대가 돼요.
- 특별히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디저트를 한 상 차려놓고 찍었던 두 번째 컷이요. 디저트들이 하나하나 너무 예쁜데다가 먹기에도 아까운 그런 디저트를 양손에 들고 마음껏 먹으며 촬영하니 너무 신났어요(웃음).
- 요즘 어떻게 지내요?
작년 ‘달의 연인’이 끝난 후 차기작을 검토 중이에요. 또 어떤 매력적인 작품과 인물을 만나게 될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지내고 있어요.
- 곧 있으면 한나 씨가 출연한 ‘크로스 컨트리’라는 프로그램이 방영을 하죠? 어떤 프로인가요?
작년 11월에 미국에 가서 촬영을 하고 왔어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음악 여행이에요. 그곳에서 현지 아티스트들을 만나 그들에게 영감을 얻고 또 함께 즉흥적인 잼이나 버스킹 같은 공연을 하기도 하죠. 샌프란시스코부터 시작해 캘리포니아를 쭉 훑으며 내려오는데 이 모든 여정을 통해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 게 저희들의 목표였어요. 물론 다른 여러 가지 과정들과 에피소들도 많았지만 결국엔 하나의 곡을 만들어내는 게 저희에게 주어진 메인 미션이자 프로그램의 중심 축이었죠.
- 한나 씨 혼자 배우고 나머지 분들은 가수예요. 아무래도 다른 분들과는 포지션이 좀 달랐을 거 같은데 어땠나요?
사실 저도 떠나기 전에는 ‘혹시 좀 다르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막상 여행을 떠나고 보니 잘 맞아도 이렇게 잘 맞는 조합일 수가 없는 거예요. 누구는 가수, 누구는 배우, 이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우리는 함께 여행하는 친구이자 동반자였죠.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워봤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다른 분들에 비해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하나하나를 처음 곁에서 겪으며 배워나가는 모습이 담기지 않았나 싶어요. 또 이런 저와는 달리 능숙하게 곡 작업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 정말 멋지고 신기했죠. 아티스트들이 곡 작업을 하는 게 이렇게 멋있는 일이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어요.
- 원래도 친분이 있었던 분들인가요?
아니요. 모두 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났어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다들 처음 본 사이인데도 너무 편했어요. 아마 방송을 보시면 느끼실 거예요. 사실 친한 친구끼리도 같이 여행을 가면 불편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이 프로를 찍는 내내 서로 사이가 너무 끈끈하고 좋아서 그렇게 그저 마냥 편한 느낌이 참 신기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제작자 분들이나 연출하시는 분들이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로 잘 뽑은 게 아닌가 싶었을 정도로 합이 참 좋았어요. 우리끼리 서로 수다 떨고 노는 모습만 방송에 나가도 재미있겠다 싶을 만큼요.
- 정식으로 예능에 출연한 건 처음이죠? 어떻던가요?
예능은 또 다른 거 같아요. 특히 이번 같은 경우를 보면 카메라가 계속 옆에 같이 있잖아요. 연기는 시작하는 순간과 컷, 액션이 주어지는 카메라 앞에 서는 건데 이렇게 저를 둘러싼 카메라에 계속해서 노출되는 경험은 처음이라 생소했어요. 게다가 공간이 또 해외라 그런지 단순히 예능이라 느껴지진 않고 좀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은?
무한도전이요. 워낙 옛날부터 광팬이라서요(웃음). 특정 멤버 팬이라기보다는 무한도전 자체가 정말 좋아요. 기회가 된다면 출연해보고 싶네요.
- ‘달의 연인’ 이후 ‘아이유 절친’으로 많이 회자가 됐죠. 함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친해지게 된 건가요?
네. 출연했던 배우들 모두 정말 친하게 지냈는데 그 중에서도 해수 역을 맡았던 지은이와 많이 가까워졌어요. 대화를 나눌수록 뭔가 잘 통하고 같이 있으면 편하고. 웃는 포인트도 비슷하고 맛집 좋아하는 것도 비슷했죠.
지은이와는 여러모로 코드가 잘 맞는 거 같아요. 지금처럼 친해지기 전에는 가수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아이유를 알았다면 지금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 면들을 많이 가진 인간 이지은이라는 사람을 새롭게 알게 된 거 같아요. 둘 다 맛있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만나면 주로 맛집을 찾아 다니며 어떻게 지내는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곤 해요.
평소에 친분이 있던 연예인?
데뷔하기 전 학교 다닐 때 류덕환 오빠가 제 한 학년 선배였어요. 오빠랑 같이 단편영화를 작업하기도 했고 또 회사에 들어오기 전 오빠에게 많이 조언을 얻기도 했죠.
연예계 데뷔 배경이 궁금해요
사실 어렸을 때 오랫동안 발레를 배웠어요. 다섯 살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는 철석같이 발레리나가 되리라는 꿈을 품고 열심히 발레를 했었죠. 그런데 발레 같은 경우, 신체 조건이 정말 중요한데 저에게는 좀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도 그걸 뛰어넘어 보려고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제가 원하는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기는 어렵겠다는 장벽이 느껴지는 순간이 왔어요.
더 가냐 아니면 여기서 멈추냐 하는 기로가 왔을 때 과감하게 그만두기로 결정을 했어요. 오랫동안 해오던 발레를 그만둔 뒤에 이제 뭘 하면 행복할까 하는데 어머니께서 먼저 연기를 추천해주셨죠. 그렇게 어머니의 권유로 배우게 된 연기가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대학교까지 연극학과로 가게 됐어요.
대학에 다닐 때 독립영화에 많이 출연을 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미장센 영화제를 가게 됐어요. 그리고 우연히 그 영화에 출연했던 모습을 지금 회사의 관계자분의 눈에 띄어 그 인연으로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오게 된 거죠. 당시 그 영화를 연출하셨던 분이 저희 학교 선배이자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루시드 드림'의 김준성 감독님이랍니다.
쉴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지내나요?
그냥 소소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그간 촬영한다고 못 봤던 친구들 만나서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못 읽었던 책도 읽고 영화관도 가고요. 집에 있기보다는 웬만하면 밖에 나가려고 하는데 꼭 누굴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혼자 카페에 자리잡고 앉아서 창 밖 구경하고 그래요.
따로 취미생활이나 배우는 게 있나요?
작년 말부터 인터넷 강의로 중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예전부터 계속 배우고 싶었는데 학원을 등록할라치면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고 그래서 이래서는 시작하기가 쉽지 않겠다 싶어 인터넷으로 배우게 됐어요. 어려운 와중에도 재미가 있어서 즐겁게 배우는 중이에요.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캐릭터는?
대학교 때 처음으로 무대 위에 섰던 ‘갈매기’라는 작품이요. 저는 연기를 학원에서 처음 배웠기 때문에 실제 다른 누군가와 협심하여 작품을 준비해 연기를 펼쳤던 그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함께 출연했던 배우 모두와 한마음으로 준비한 작품을 관객들과 무대에서 소통하면서 ‘연기를 한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 깊이 느꼈던 작품이죠. 제겐 참 소중한 제 인생의 첫 작품이에요.
거기서 어떤 역을 맡으셨던 건가요?
제가 극중에서 맡았던 역은 ‘마샤’라는 인물이에요. 항상 검은색 옷만 입고 다니는 여인이죠. 연극의 막이 올라가면 “마샤, 당신은 왜 항상 검은 옷만 입고 다녀요?” 라는 말에 “이건 내 인생의 상복이에요. 내 인생은 죽어있거든요”라는 대사로 연극이 시작되죠. 항상 죽음을 마음 속에 품고 사는 인물이에요.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그 당시 어렸던 저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인물이었어요. 그래도 저에게는 첫 연극이었던 만큼 의미가 남다른 역할이었죠.
무대 위와 브라운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아무래도 연극은 무대 앞 관객들에게서 바로 바로 피드백이 느껴지니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은 거 같아요. 드라마나 영화는 어떻게 느끼실 지에 대한 걸 짐작하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저 역시도 작품을 한발짝 떼어놓고 볼 수 있어 보다 객관적으로 모니터를 할 수가 있죠.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학교 다닐 때에는 웃긴 역할도 했었고 독립영화 찍을 때에도 통통 튀거나 백치미 있는 역할도 더러 했었는데 막상 데뷔하고 나서는 그런 역할을 못해본 거 같아요. 그래서 저의 밝은 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보시는 분들도 같이 기분 좋아질 수 있는 템포를 가진 그런 역할이요. 기회가 된다면 시트콤이나 로코 드라마에 출연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아직 못해본 게 많아요.
타 작품 중 ‘이 역할 정말 탐난다’ 싶었던 역할이나 캐릭터가 있었을까요?
얼마 전에 보면서 ‘와~ 너무 재미있다’ 하면서 챙겨봤던 드라마가 ‘질투의 화신’ 이었어요. 거기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다들 인간적인 면을 지녀서 남녀구분 할 거 없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조정석 선배님께서 하셨던 인물도 너무 귀엽고 공효진 선배님이 맡았던 인물도 정말이지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평소 성격이 밝은 편인가 봐요
네. 그런 거 같아요. 어떤 큰일이 일어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저는 항상 기분이 평탄하게 좋은 편이에요. 기복이 크지 않은 거죠. 그저 잘 자고 잘 먹으면 기분은 항상 어느 정도 좋은 상태로 유지되는 편이랄까요(웃음).
학창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저는 지금이나 어릴 때나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아요. 그때도 지금처럼 밝고 긍정적인 학생이었죠. 사실 발레라는 게 정말 힘든 분야잖아요. 오랜 시간 끈기를 가지고 똑 같은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아주 조금 될까 말까 하는 게 발레인데 그 어렵고 힘든 와중에도 반복되는 연습 끝에 동작 하나를 이루어냈을 때의 쾌감은 이전의 고생을 잊게 만들곤 했죠. 길고 긴 인내심 끝에 얻는 짜릿한 달콤함이 보람을 느끼게 해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일단은 저처럼 밝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정다감한 사랑. 곁에 있으면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사람이요. 같이 맛집에 다닐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 좋겠고요(웃음).
평소에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마음 속으로는 항상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한데 막상 실행에 옮기기에는 같이 갈 사람이 마땅치 않네요(웃음). 저는 대자연과 같이 풍경 위주의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라 늘 그런 여행지를 동경해요.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가 일본이에요. 해마다 라벤더 꽃 축제라는 게 열린다고 하는데 라벤더 열차부터 라벤더 아이스크림까지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평소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은?
네추럴한 걸 선호하는 편이에요. 컬러감 있는 옷보다는 무채색 계열을 좋아하죠. 머리도 묶은 것보다는 그냥 편하게 풀고있는 걸 좋아해요. 그냥 저는 편한 게 좋아요.
앞으로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조정석 선배님이요. ‘질투의 화신’을 정말 인상깊게 봤거든요. 꼭 이성관계나 이런 게 아니더라도 오빠 동생이 됐든 어떤 관계여도 좋으니 같이 연기하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팬심이 담긴 답변입니다(웃음).
본인이 생각했을 때 자신의 가장 큰 매력은?
만약 저의 친구가 된다면 누구보다 고민을 잘 들어줄 수 있어요. 정말 내 일인 것처럼요. 상대가 몇 시간을 이야기해도 귀 기울여 들어줄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곧 방영될 ‘크로스 컨트리’도 그렇고 이번 bnt 화보 역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또 앞으로 어떤 차기작으로 만나 뵙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껏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