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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만의 ‘엔젤’ 배우 한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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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신 기자] 남자의 선(線)이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댄싱9’에서 현대무용과 남자 무용수에 대한 인식을 대중화 시킨 그는 뮤지컬 ‘킹키 부츠’에서 ‘엔젤’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배우 한선천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속담 중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바로 그를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어릴 적부터 춤추는 것이 너무 좋아 스스로 무용을 시작했고 그렇게 그는 타고난 재주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자진 재능을 밑바탕으로 쏟아낸 땀방울과 열정이 지금의 한선천을 있게 만들었다.

여자보다 더 고운 선과 샘이 날 정도의 예쁜 외모를 가진 그는 심지어 마음까지도 너무나 순수한 청년이었다. 항상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는 겸손한 자세를 보인 한선천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은.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하는 거라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왔다. 예전부터 bnt화보를 많이 봐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기회가 생겨서 행복하고 즐겁다.

Q. 오늘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마지막에 촬영했던 ‘꽃을 든 남자’ 콘셉트가 가장 좋았다.

Q. 요즘 뮤지컬 ‘킹키 부츠’로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9월2일 첫 공연을 올렸다. 지금 뮤지컬 공연하느라 바쁘고 너무 행복하다. 사실 ‘킹키 부츠’를 하기 전까지 ‘댄싱9’이 끝나고 1년이라는 공백기가 있었는데 쉬면서 연기에 대한 공부를 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킹키 부츠’를 하면서 무대라는 곳은 행복한 공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Q. ‘킹키 부츠’ 캐스팅이 궁금하다.

나는 춤만 추고 공연만 했었다. 그런데 ‘댄싱9’갈라쇼가 끝나고 피디님이 브로드웨이에서 대박 났던 작품 중에 나랑 딱 맞는 캐릭터가 있다며 제안했다. 제목을 듣고 영화를 봤는데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춤을 먼저 추고 노래를 하라고 했다. 그런데 보통 뮤지컬 오디션은 뮤지컬 넘버를 불러서 노래를 하게 되는데 내가 아는 것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배려를 해줬다. ‘응급실’이라는 가요를 불렀는데 외국 연출가와 감독님이 너무 좋아해줬다. ‘킹키 부츠’의 엔젤 역이 음역대가 높은데 좋게 봐주셔서 캐스팅이 됐다.

Q. 원래 노래를 배웠었나.

사실 노래방에서만 불러봤다. 배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초연이 끝나고 다른 분들이 너무 잘하다 보니 내가 부족한걸 알고 재연 때는 뮤지컬 노래 연습을 쉬는 동안 배우고 연습했다.

Q.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에피소드는 없나.

‘엔젤’이라는 역이 15CM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데 운동화를 신었을 때 내 모습과 하이힐을 신은 모습이 너무 차이가 나서 원래 내 키가 이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웃음) 예전에 교수님이 농담 삼아 내 키가 5CM만 더 컸으면 인생이 달라졌다고 하셨다. 여성분들이 왜 하이힐을 신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웃음)

Q. 여장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나.

연습할 때 보통 트레이닝 복을 입고하는데 연출가들이 우리 연습복을 여자 옷으로 입고하라고 했다. 그래서 형들이랑 단체 쇼핑을 갔다. 여자 옷을 사러 갔는데 형들은 2만 원 정도 샀는데 나 혼자 10만원어치 샀다. 신상으로 잔뜩 샀다. 확실히 여자 옷을 입고 하니까 달라지더라. 외국인 연출가들이 너무 좋아했다.

Q. 가슴 분장이 궁금하다.

입술이나 가슴은 각자 알아서 분장을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미술을 배웠었다. 만화 그리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초등학교 때 최우수상도 받았다. 여러 가지 예술에 관련해서 했었던 것 같다.

Q. 무대에 어떤 마음으로 서는지 궁금하다.

긴장이 많이 된다. 무대라는 공간 자체가 라이브다 보니 한 치의 실수도 용납 할 수 없는 곳이고 조금만 정신을 놔버리면 큰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무대에 오른다. 또 등장하기 전에는 관객을 만나는 것에 대한 행복과 기대감이 있다. 리허설을 할 때랑 무대에 설 때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관객의 호응을 느끼고 뜨거운 박수를 받으면 그 순간 힘들었던 기억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Q. 무용을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초등학교 때부터 누나랑 같이 TV를 보면서 가수들이 춤추는 것을 따라 하고 장기 자랑을 항상 나갔었다. 그러다 동네 재즈댄스 학원이 생겨서 누나랑 같이 다녔다. 그러다 학원 선생님의 권유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현대무용을 시작하게 됐다. 유치원 때 장기자랑 비디오를 보면 내가 춤을 너무 좋아했다. 나는 너무 좋아하면 침을 자주 흘리는 경향이 있는데 비디오 속에서 춤추는 내 모습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침을 흘리고 있더라. (웃음)

Q. 남자 무용수도 평소에 몸매 관리를 하는가.

살이 막 찌지 않는 이상 잘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초대사 량이 워낙 높기 때문에 잘 먹지 않으면 춤을 추기 힘들다. 간혹 내가 살이 쪘다 생각하면 관리를 스스로 한다. 

Q. 하루에 보통 연습은 얼마나 하나.

공연 연습은 6시간 정도 하고 콩쿠르 작품 준비할 때는 8시간 이상 한다.

Q. 무용을 할 때 감정 전달을 어떻게 하는지.

무용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일 수도 있고 직설적일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상대방이 다르게 생각 할 수도 있다. 최대한 관객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구하고 고민한다.

감정 표현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댄싱9’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춤에 대해서 대중에게 쉽게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작품 주제가 주어졌을 때 기승전결을 최대한 살리고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다. 모든 사람의 말투가 다르듯 춤도 추는 사람의 성격처럼 다 다르다. 남자다운 사람은 춤을 남자답게 추고 섬세한 사람은 섬세함이 나온다. 나는 중성적인 느낌이고 섬세한 편이다.

Q. 무용을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일은.

‘댄싱9’ 후 처음 팬이 생겼다. 일반인들이 춤을 추는 사람을 좋아해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 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댄싱9’팀이 팬 미팅을 가졌었다. 2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함성 소리에 눈물이 났다. 몇 천 명이 되는 팬들이 있는 걸 보니 감사함을 느끼고 춤을 추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 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손도 잡아 주시고 어떤 분은 자기 인생에 대해서 나의 춤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Q. 무용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슬럼프가 많았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많이 울었었다. 너무 힘들었다. 그 옆에서 누나가 많이 도와줘서 상을 받고 여기까지 왔다. 슬럼프라는 자체가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크다 보니 찾아왔다. ‘댄싱9’에 나가기 전에 공연을 할 때 관객들이 많이 와줬으면 했는데 생각 보다 그러지 않아서 힘들었다.

Q. 누나 얘기가 궁금하다.

누나도 한양대학교 무용학과를 같이 졸업 했다. 지금은 안무가인 외국인 매형과 결혼해서 포르투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누나는 외국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고 지난번에 프랑스에서 듀엣으로 공연도 했었다.


Q. ‘댄싱9’ 멤버들과 각별할 것 같다. 연락은 자주 하는지.

지금도 연락을 한다. Mnet에서 하는 ‘힛 더 스테이지’에 형들이 나오는데 무대를 보면서 ‘댄싱9’때 생각이 난다. 자주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는다. ‘힛 더 스테이지’를 보면서 나도 나가고 싶었다. 계속 춤추고 싶다. 뮤지컬과는 또 다른 장르니까 너무 하고 싶다.

Q. 얼짱 출신으로 유명하다.

예전에 ‘싸이월드’라는 미니 홈피가 있었는데 중학교 행사에 무용을 하러 갔다가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얼짱 카페에 사진을 올렸다. 그때 목도리를 많이 하고 다닐 땐데 입을 가리고 눈만 나오게 찍었던 사진이 어느 순간 얼짱이 됐다. 의도치 않게 얼짱이 됐다. 밸런타인데이 때 어떤 학생이 집 앞에 포스트잇으로 하트를 만들어 줬었다. (웃음)

Q. 인터넷을 찾아보니 6년간 솔로라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교 때는 워낙 무용이 좋았고 졸업하고 나서는 시간이 없었다. 일 하는 게 너무 좋다 보니까 기회가 없었다. 아직 인연을 찾지 못했다.

Q. 이상형은.

성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를 이해해주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Q. 다른 활동 계획은.

지금 드라마나 영화 쪽으로 계획하고 준비 중이다.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도 계속 하고 싶다.

Q. 드라마나 영화를 하게 된다면 어떤 역을 하고 싶은가.

사극을 하고 싶다. 선비나 왕세자 역할을 하고 싶다.

Q. 한선천이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 좌우명이 한번 사는 인생 해보고 싶은 것은 다하자 이다. 사실 그게 쉽지 않다. 정말 세상에는 공부하고 경험하고 볼 것도 너무 많다. 그래서 내가 가까운 기회를 잡는 편이다. 먼 계획보다 눈앞에 있는 기회를 잡아서 차근차근 탑처럼 쌓아가는 경험을 늘리고 싶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고 단단해 져야 할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연기에 대해 집중할 것이고 방송으로 얼굴을 좀 더 알리려고 노력할 거다. 그러기 위해 더 공부하고 현장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 실수를 하면 혼나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과 부딪치면서 배우고 싶다. ‘킹키 부츠’를 하면서 고창석 선배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춤을 추다가 연기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새로운 도전이고 경험이었다. 연기에 대해 어린아이니까 경험을 하면서 많은 부모님을 만나고 싶다.

Q. bnt 가족 여러분께 한마디.

꿈꿔왔던 bnt화보를 촬영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인터뷰도 감사하고 항상 bnt와 함께 할게요. (웃음)

기획 진행: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관형
의상: 슈퍼스타아이, FRJ Jeans, 비아바이이정기
슈즈: 슈퍼스타아이, 아키클래식, 푼크트
시계: 폴스미스, 시티즌
헤어: 라뷰티코아 베네타워점 정예림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베네타워점 안주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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