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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형철 “내 이름 석 자,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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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여름의 끝자락에 만난 배우 이형철은 유쾌했고 부드러운 남자였다. 그는 데뷔 21년차 베테랑 배우로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 인지도를 높이고 빠져드는 연기와 매력적인 외모로 기억되던 그에게는 ‘꽃중년’이란 표현이 맞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연기를 표현, 중년 남성의 갱년기를 말끔하게 소화해내며 극의 흥미를 더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왕의 꽃’, ‘파스타’, ‘온에어’ 등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선보이며 사랑받았던 작품에는 항상 그가 출연해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화려하게 멋을 내지 않아도, 그렇다고 강력하게 어필하지 않아도 본인의 모습 그대로 빛이 나는 사람이 바로 배우 이형철. 그에겐 우리들과 공감할만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Q.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 어땠나

예전에는 화보를 왜 해야 되는 것이고 도움이 되는지를 몰랐다. 20~30대에 많이 촬영을 했어야 하는데 그때는 일이 많다보니깐 못하게 됐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촬영을 하게 되니 어색하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Q. 마음에 들었던 컨셉이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인상이 뚜렷하고 강하지 않나. 그래서 그런지 웃었던 컨셉이 마음에 들더라. 그리고 페도라가 나에게 어울린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웃음). 내가 모자를 정말 좋아하는데 페도라만 어울리지 않아서 쓰지 않고 다녔었다. 이제부터 쓰고 다녀도 될 것 같다.

Q. 현재 출연하고 있는 SBS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박천수 역을 소화하고 있다. 아직 미혼일 텐데 극중 중년 남성의 갱년기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아직 방송에서는 보여준 것들이 없다. 초반에는 주연 위주로 가야하기 때문인데 중반으로 가다 보면 표출이 될 것이고 지인들이나 형님들의 간접적인 경험들을 통해 표현해보려고 한다. 실제로 그런 말들을 들어보면 갱년기가 정말 심각한 모양이더라. 혼자서 울기도하고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아직은 갱년기가 오질 않아서 나도 잘 모르겠다(웃음).

Q.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많이 부드러워진 역할이지 않나

젊었을 때는 항상 카리스마 있는 실장님 역으로 강한 캐릭터들을 맡았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후배들에게 빼앗기는 입장이다(웃음). 그래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부드러운 이미지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작년에 했던 MBC 드라마 ‘여왕의 꽃’에서도 철없는 남편 역을 맡았었는데 그런 역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더라.

Q. 연기자들은 맡은 역할을 소화하다 보면 실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하던데

예전에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보여줬던 캐릭터가 굉장히 까칠하고 성격 있는 역할이었다.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집중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예민해져 있더라.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랄 때도 있다.


Q. 데뷔 21년차, 처음 데뷔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에 데뷔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했다. 가족들은 전부 뉴욕으로 이민을 간 상태였고 혼자 나와서 부딪혔다. 그러다 아주 운 좋게 KBS 슈퍼탤런트 동상을 받게 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기가 되지 않아서 욕을 굉장히 얻어먹었고 고생도 많이 했었다(웃음).

당시 ‘신고합니다’라는 드라마를 했는데 희한하게 사람들이 이 사람 누구냐고 하면서 군인 아니냐고 말을 하더라. 정말 연기를 못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출연했던 드라마들을 보면 차마 눈뜨고 못 볼 작품들이 많다. 너무 못해서 저게 연기라고 했을까 할 정도로 말이다.

Q. 그렇다면 언제부터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는가

딱히 언제부터가 없는 것 같다. 한 회 두 회 그리고 한 작품씩 하다 보니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어느 순간 재미를 느끼더니 재미있으니깐 내가 파고들고 그렇게 조금씩 깊이 생기더라. 연기라는 것이 나이를 조금 들어야 되는 것 같다(웃음). 경험을 많이 쌓을수록 견고해지고 이런 것들이 있지 않나. 그러면서 20년이 지나고 나니 그래도 연기가 늘긴 늘었다고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가끔 감독님들이나 같이 호흡하는 배우들이 ‘좋았어!’라고 말하면 뿌듯하기도 하고(웃음).

Q. 그리고 현재 영화 ‘오뉴월’ 촬영 중이라고 들었다

원빈 씨가 출연했던 영화 ‘아저씨’ 여자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배우 이시영 씨가 주인공인데 연말에 개봉을 생각하고 있다.

Q. 예능으로 넘어가서 SBS 예능 ‘불타는 청춘’ (이하 ‘불청’)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김국진, 강수지 씨가 열애 인정을 하면서 큰 이슈였는데 본인이 출연했을 때 연애 조짐(?) 같은 건 없었는가

시청자의 입장으로 솔직하게 물어봤었다. 두 사람은 도대체 무슨 관계냐며 같이 출연했던 멤버에게 물어봤는데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하더라(웃음). 그냥 느낌상 이상한 기운은 있는 것 같더라. 그리고 24시간 카메라가 계속 따라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이게 장난인건지 진심인건지 뭔가 서로를 챙겨주는 듯 하면서도 방송 컨셉인건지 사실 애매모호했다.

Q. ‘불청’에 출연해서 기억에 남는 멤버가 있다면

국진이 형님이 되게 기억에 남더라. 일반적으로 브라운관에서 본 형님은 재미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봤을 때는 사려와 배려심이 깊고 생각도 무척 깊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모두를 챙겨주는데 사실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오랫동안 그 위치에 있는 것이 전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더라. 진짜 배울만한 사람이다.

Q. ‘불청’ 올 3월에 출연한 것이 끝이다.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가 따로 있는가

1박2일을 가야하는 예능 프로그램인지라 시간을 비우기 어렵더라. 가끔 작가들에게 일정 되면 같이 여행가자고 연락이 오는데 드라마와 영화를 동시에 하다 보니 일정이 여유롭지 않았다. 끝나고 여유로워지면 또 한 번 출연할 생각이다.

Q. 갑자기 나오지 않아서 여자 친구가 생긴 줄 알았다

소개 좀 시켜 달라. 진짜 없다(웃음). 그리고 소개를 받으려고 해도 주변에 결혼을 했거나 심지어 아이까지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소개해줄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아는 동생에게 소개를 받아야하는데 선배라서 어려워하고, 그렇다고 내가 계속 해달라고 말하기 민망할 거 아닌가. 

또 예전처럼 모임이 많아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더욱 중요한 것은 뭘 하고 싶어도 같이 함께 할 친구들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다. 주말에 놀러가자고 하면 가정이 있으니깐 섣불리 움직이질 못하고 그럼 결국 동생들과 어울리는데 함께 하다보면 금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내가 부담스럽더라. 나이가 들으니 함께할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슬픈 것 같다.


Q. 하루 빨리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이 시급하겠다.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지

나도 그 부분이 가장 고민이다. 이성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그게 제일 고민인데 공인이든 일반인이든 상관이 없다. 어렸을 때는 될 수 있으면 이 쪽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냥 좀 편안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친구 같았으면 좋겠고 말도 좀 통하고 서로에 대해서 배려를 좀 해주는 것에 치중하게 되더라.

Q.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 친구들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났다고

정말 신기한 것이 내가 항상 여자 친구를 사귀면 나이 차이가 많이 났었다. 의도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이 높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내가 또래하고 비교해도 정신적으로 어린 부분이 있다. 실질적으로 철이 들지 않았다고 보면 되는데 나는 아직도 젊은 친구들이 뭘 좋아하고 어떤 의상을 입으며 어디에서 노는지가 궁금한데 또래 친구들은 잘 모르고 반응이 별로더라. 물론 심각한 이야기들은 진지하게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확실히 나이 차이가 많이 나야 이야기가 통하는 것 같다.

Q. 연애로 발전 가능성이 있을 만한 이성은 있는지, 그리고 MBC 예능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이하 ‘라스’)에서 언급한 장예원 아나운서가 이상형이라고

(웃음)썸이라도 타고 싶다. 외로움이라는 건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커지더라. 원래 이 나이 정도가 되면 가정을 꾸리고 있어야 하는데 그 외로움의 크기가 굉장히 크다. 그리고 ‘라스’에서 말한 장예원 씨 같은 경우는 그냥 이상형일 뿐이고 TV에서 봤을 때 단아해서 그 친구가 보기 좋다는 것뿐인데 이슈가 너무 크게 되었다. 악마의 편집 정말 무섭더라(웃음).

Q. 미국인 여자 친구와 첫 키스

고교시절 이야기다. 우리 집이 뉴욕으로 이민을 갔는데 갔던 지역이 한국인들이 많아서 영어를 배우기가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래서 나만 캔사스라는 주로 유학을 갔는데 거기 고등학교는 98%가 백인이다. 그곳에서 만난 친한 백인 친구 2명이 여자를 소개시켜줬었는데 그때 잘 돼서 데이트도 하고 만나다가 겨울 때 집에 데려다주는데 집에 들어가질 않더라. 남자라면 그 느낌이 있지 않나.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간신히 키스를 하긴 했는데 나에겐 외국 사람과 첫 키스였다.

Q. 평소에는

운동을 정말 좋아한다. 스스로 육체를 피곤하게 만든다. 외로워서 밤에 잠을 잘 못자니깐(웃음). 그래서 요즘에는 사이클에 푹 빠져서 자주 타는데 최고 많이 간 거리가 100km?정도 된다. 아니면 빠지에 가서 웨이크보드나 수상스키를 타거나 아니면 볼링을 치는데 170정도 친다. 골프도 좋아해서 최근에는 제주도에도 자주 가고, 마지막 제주도에 갔을 때에는 최수종, 하희라 선배와 친해서 같이 라운딩도 했었다.

Q. 따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연예인이란 직업으로 20년을 살았는데 굉장히 많은 작품을 했더라. 그런데 아직 내 이름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얼굴을 보면 아시는데 말이다(웃음). 내 이름을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그동안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보였던 모습들이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악역들을 맡아서 그런지 그런 부분에 선입견이 있는 것 같더라.

나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람이다. 건강한 정신과 육체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가끔 그런 시선들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알고 보면 섬세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한데 드라마에서 보여준 역할은 역할뿐이지 내가 아니라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목표와 계획

내 스스로가 어떤 상황이든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관리를 하는 것이 내 목표다. 작품이 들어 왔을 때 최선을 다할 것이고 더 욕심이 있다면 좋은 작품을 만나서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한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호정
의상: 비아바이이정기, 데님앤서플라이 랄프로렌, 헤지스 골프
슈즈: 로버스
헤어: joy.187 성진 원장
메이크업: joy.187 정리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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