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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긴 사춘기 끝, 배우 박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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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현 기자] 데뷔한 지 10년 남짓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 배우. 연기자로서 목표를 찾는 방황의 시기를 거쳐 이제는 배우로서 단단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싶은 배우 박예슬을 만났다.

쉼 없이 웃는 얼굴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는 어린 시절 데뷔 후 연기에 대한 많은 고민으로 긴 쉼의 시간을 가졌고 이제는 스스로 배우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수많은 과정을 거치기 위해 발돋움을 하고 있다.

긴 사춘기 끝에 다시 찾아온 배우의 길. 연기가 아닌 일에 미련이 없다 말하는 그의 담담한 대답처럼 이제 온 힘을 쏟아 보여줄 그의 연기가, 그리고 박예슬이라는 사람이 더 궁금해졌다.

Q. 화보 촬영 소감 어땠어요. 자주 작업하는 편 인가요.

자주는 아니지만 간간히 찍어왔던 것 같아요(웃음). 오늘 폭염이기도 했고 구름이 많았는데 야외 촬영이라 들어서 비가 올 까봐 걱정을 했거든요. 근데 잘 찍은 것 같아요. 하하. 평소에 보여드렸던 콘셉트도 고혹적인 이미지 자주 보여드리다가 이번에는 세련되고 보이시한 콘셉트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포즈도 여성스럽기 보다는 터프한 느낌이 들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Q. 가장 기대되는 콘셉트는

마지막 콘셉트가 가장 기대돼요(웃음). 앞서 했던 콘셉트들이 전체적으로 마냥 여성스럽지는 않았는데 마지막에는 표정도 좀 더 과감하게 연기했고 또 예민해 보이는 느낌도 보여 드려서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요.

Q. CF모델로 브라운관에 데뷔했죠.

네. 한 10년 가량 흐른 것 같아요.

Q. 생각보다 오래됐네요.

꽤 오래되었죠. 저에게는 오래 시간이 흐른 것 같지 않은데 저보다는 주변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Q.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제가 CF를 찍고 운이 좋게 쭉 광고로 시작했거든요. 그 후에도 바로 연기가 아닌 ‘인기가요’, ‘서프라이즈’ MC를 맡았고요. 그렇게 진행을 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처음부터 제가 연기에 큰 꿈이 있어 연기를 시작하기 보다는 좋은 기회가 닿아 연예계에 들어오게 된 건데 당시에는 연기에 대한 생각이 깊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에 연기를 쉬는 텀이 길어졌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쉬는 동안의 시간이 지나서 다시 연기를 결심한 계기가 있어요. 제가 대학을 영화과를 나왔거든요. 학교 다니면서 과 동기들, 선후배들이 학교 생활하며 열심히 연기 하는 것 보고 많이 느꼈어요. 열심히 하는 친구들 보면서 나도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때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활동은 쉬었지만 학교에 매진하면서 제대로 연기에 대한 생각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 생각보다 빨리 찾아와서 오히려 제대로 펼치지 못했고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금 연기에 대한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학교는 이제 졸업한 거죠?

네. 2년반 정도 휴학하고 복학했었어요. 그 때 좀 방황(웃음)하다가 학교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했어요. 쉬는 시간 동안에는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워 보면서 시간을 좀 보냈던 편이었어요. 연기와는 별개의 일들을 해봤죠. 해보고 싶은 것들을 배워서 오래 걸리기도 했고 좀 돌아온 것 같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일들을 다 해봤기 때문에 미련 없이 연기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아깝다 느낄 수 는 있겠죠. 그래도 저는 미련 없어요.

Q. 오래된 데뷔 년 수에 비해 활동 작은 많지 않은 편인 것이 그런 이유였군요.

네. 맞아요. 쉬는 시간도 가졌고 연기 공부도 다시금 했고요.


Q. 박혜원이란 예명으로 활동 후 다시 본명으로 돌아온 이유도 묻고 싶어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도약하고 싶은 저만의 다짐도 있었고 또 본명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어요. 사실 박혜원으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도 했는데 그래도 본명으로 다시 저에 대해 잘 알려드리고 싶어서 본명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Q. 출연 예정 혹은 준비 중인 작품 있는지

아직은 준비 중이에요. 지금은 액션스쿨도 다니면서 무술과 검술을 배우고 있어요.
저 개인적으로도 추리물이나 수사물을 좋아하거든요.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가리지 않고요.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배워두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죠. 그리고 체력 훈련도 되는 것 같아요.

배운지는 4개월 남짓 정도 되었는데 무술 감독님이 별명으로 봉예슬이라 부르셔요. 하하. 학창시절에 한국 무용도 배우고 그래서 운동 신경이 나쁘단 생각은 안 해요. 중학교 때부터 한국무용 쭉 배웠고 예고 진학을 희망했는데 아쉽게 못했어요. 그래도 그 후에도 꾸준히 혼자 배우고 하다가 고2 겨울방학에 우연히 광고를 찍게 돼서 영화과 쪽으로 진출하게 된 거에요. 한국 무용은 특기로 남겨야겠다 했죠. 하하.

Q. 줄곧 예체능 계열이었으면 가족들이 특별히 반대는 없었나 봐요.

연기자에 대해 반대는 하지 않으셨지만 걱정을 많이 하셨죠. 연예계에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제 나이도 어리고 그랬으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일 지지해주셨던 것 같아요. 다른 길로 샜을 때도 워낙 제가 하고 싶은 것을 1순위로 해주시니까. 하고 싶은 데로 하게 해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요.

Q. 어떤 역이든 주어지면 감사히 할 테지만 그래도 궁금하네요. 박예슬이 가장 소원하는 역할이 무엇일지

추리극을 좋아하니까 여성스러운 캐릭터보다는 반전이 있는 털털한 역을 맡고 싶어요. 액션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캐릭터들 있잖아요. 여 형사 같은 캐릭터. 하하. ‘베테랑’의 장윤주 배우님 같은 그런 독특한 매력이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자기만의 색이 강한 역할이나 보이시한 캐릭터요.

Q. 연기해오며 조언을 얻는 선배 혹은 조력자가 있을까요.

저희 회사 식구 분들이 저에게 의지가 되는 분들이고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 배우 친구가 많지 않거든요. 예전에도 느꼈지만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만한 상대가 없더라고요. 일반인 친구들이 많아서(웃음). 그런 분들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은 했어요. 그래도 대학 동기들 만나면서 가끔 모이면 연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그 친구들이니까 유일하죠.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그런 것들은 동기들과 함께 얘기해요. 연극 무대에 서는 친구들도 많으니까 그런 얘기도 많이 듣고요.

Q. 예슬씨는 연극하고 싶은 생각 없나요.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에서 연극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 기회를 많이 못 해봤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어요. 연극 해보고 싶다는 생각 당연히 하죠. 동기들 보면 연극을 하며 많이 배우더라고요. NG도 없이 한번에 가야 하니까 그런 무대 경험이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Q. 박예슬의 롤모델은

대선배님이신 김혜수 선배님을 정말 좋아해요. ‘굿바이 싱글’도 정말 재밌게 봤는데 ‘시그널’과 상반된 캐릭터잖아요.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모습을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놀라웠어요.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신 것 같아요.

Q. 함께 연기 하고 싶은 상대 배우가 있다면

이제훈 배우님. 워낙 많은 작품을 하시기도 했고 또 ‘시그널’을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정말 매력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러브라인이 아니더라도 함께 합을 맞출 수 있으면 좋겠어요.
외적으로도 너무 멋있으시잖아요. 여자분들이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시고요.


Q. 배우 박예슬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제 외향을 먼저 보시면 제 목소리 톤이 높을 것이라 생각하시는데 그것과는 다르게 상반된 목소리를 가졌어요. 또 제가 도회적인 느낌이 있는지 깍쟁이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만나 보시면 첫 인상이랑 굉장히 다르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 모습이 저의 강점이라 생각해요. 그런 모습에 걸 맞는 반전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네요(웃음).

바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좀 시간이 쌓이고 나면 반전 캐릭터 해보고 싶어요. 평소에 잘 웃기도 하고요. 연기 선생님이 우는 연기보다 웃는 연기가 더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부분에서는 잘 할 수 있습니다.

Q. 배우로서 혹은 그냥 한 사람으로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시기는

정확히는 27~28살의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주변 환경도 그렇고 저 스스로 내적인 부분도 그렇고요. 만나는 친구들도 그때는 변했던 것 같아요. 자주 어울리는 사람들도 달라지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보다는 배우를 준비하는 그런 계통의 친구를 점차 많이 만나게 되고 그랬어요. 아마 스스로 심적인 변화가 생기니까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도 변한 것 같아요.

Q. 연기자를 꿈꾸며 힘들었던 일들도 있었겠죠. 아까 이야기 해줬던 그런 시기였을 것도 같고요.

맞아요. 힘들었던 시기는 그냥 다 그 당시였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것이죠. 일에 대한 고민을 하던 시기였으니까. 지금이야 앞으로 나가야 할 것만 생각하고 열심히 하자, 준비하자 그러지만 연기를 쉴 당시에는 ‘나에게 온 좋은 기회도 있었는데 왜 그때는 당연히 생각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 ‘좀 더 깊게 생각하고 결정할 문제들이었는데 왜 철 없이 그랬을까’ 하는 자책도 많이 했어요. 연기든 삶이든 여러 방면에서 그렇게 고민을 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Q.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일컫는 말이 화양연화라고 하잖아요. 박예슬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요.

지금이지 않을까요? 현재. 제가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목표가 생겼어요. 예전에는 그 목표가 없어서 더 괴로웠던 것 같아요.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정확히 뭐라고 대기도 힘들었고요. 무용은 배웠지만 ‘무용으로 대학을 가서 졸업하고 나서도 내가 계속 무용을 할까?’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고. 제게 꿈이란 것이 정확히 없었는데 지금은 목표가 생겼어요. 그래서 갈 길은 멀지만 마음이 편해요. 또 한 해, 한 해가 지나면서 마음의 정리나 마인드 컨트롤이 되는 것이 좋아요.

예전에는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했다면 지금은 평온한 시기가 온 것 같아서 현재가 좋아요. 또 주변에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더 좋은 것 같아요.

Q. 다시 배우를 시작하며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남다르잖아요. 누군가의 여자친구란 수식어가 반갑지 않을 수도 있고요.

아무래도 그렇죠. 저도 원래는 그 기사가 나기 전부터 배우로서 다시 인사드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기사가 나온 것을 보고 혹시라도 이런 것을 계기로 배우를 하겠다고 나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잖아요. 준비를 하면서 생각한 저만의 우려가 많았죠.

Q. 박예슬은 연애할 때 어떤 여자가 되나요.

수줍음을 타지는 않고요. 친한 친구 같은 여자친구가 되는 것 같아요. 편하고 털털하고 친구 같은 느낌이 강하죠. 집착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질투는 조금 많대요. 저는 잘 몰랐는데 제가 질투가 많은 스타일인가 봐요.

Q. 평소에는 뭐 하며 시간 보내는 편인가요.

평소에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연기 생각도 하면서 모든 장르를 다 보는데 저런 역할을 어떻게 연기 할까 생각하면서 보기도 하고 그래요. 개봉한 모든 영화를 다 섭렵한 것 같아요. 하하.

Q. 피부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빈말이 아니라(웃음). 피부관리 꿀 팁이 궁금한데요.

제가 클렌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요즘에는 여름이라 피지가 잘 올라오잖아요. 제가 늘 1일1팩 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팩 하기 전에 머드팩 같은 것을 해서 피지를 딥 클렌징을 해준 다음에 마스크팩을 올려줘요. 그러면 여름에 딱 알맞은 것 같아요.

Q. 배우로서 가지고 싶은 수식어 있다면

줄곧 얘기해드린 것처럼 ‘반전 매력녀’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싶어요. 하하.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은 분명히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지켜봐 주시는 분들에게 제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혹은 바로 와 닿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고요. 울지 않지만 대사 한 마디만 전해도 그 슬픈 감정이 전달되는 그런 깊이가 있는 내면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많은 작품 통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스스로 욕심도 정말 많이 생겼으니까요.

기획 진행: 박승현, 황연도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레미떼, 플러스마이너스제로, FRJ Jeans
슈즈: 페이유에
시계: 망고스틴
선글라스: MCM
헤어: 스틸앤스톤 수아 실장
메이크업: 스틸앤스톤 조지혜 실장
장소: 슬로우파크(slow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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