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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침없는 도전이 아름다운 모델 최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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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운 기자] 한 눈에 봐도 모델임을 연상케 하는 모델 최민홍은 189cm 키에 타고나기로 우월한 비율을 자랑하며 평범한 길거리도 런어웨이로 만드는 모델 중에 모델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5 SS 서울패션위크에서 김서룡, 카루소, 이정기, 87MM, 송지오 등 무려 5개 쇼로 데뷔한 그는 뉴욕 패션위크까지 영역을 넓히며 모델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이기까지 했다. 모델 경력이 많지 않는 그가 어떻게 해서 세계적인 무대인 뉴욕 패션위크까지 진출하게 됐는지 최민홍이라는 모델이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오늘 화보촬영 중 마음에 드는 콘셉트랑 간단한 소감 좀 말해주세요.
래쉬가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사진이 잘 나오고 옷도 소화하기 어렵지 않아서 처음 해본 것 치고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다음번에도 래쉬가드를 또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저만을 위한 촬영은 처음이어서 다음번에도 색다른 콘셉트가 주어진다면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어요.

향후 도전해보고 싶은 콘셉트나 의상스타일이 있나요?
제가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특정 콘셉트나 여러 가지 의상을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오늘 래쉬가드 촬영을 통해서 스스로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고 앞으로는 아웃도어나 캐주얼한 의상을 마음껏 입어보고 싶어요.

화보촬영이나 쇼 전 본인만의 관리방법이 있다면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 관리나 1인 1식, 소식을 많이 해요. 체형적으로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잘 챙겨먹으면 살이 찌는 체질이거든요. 화보촬영은 2~3일 전부터 관리를 시작하고, 쇼 전에는 영상을 비롯해 다각도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주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도 많고 해서 1주일 전부터 관리해요.

화보촬영과 패션쇼, 개인적으로 어떤 게 좋아요?
저는 화보촬영이든 패션쇼든 지켜보는 사람이 많은 게 좋아요. 패션쇼의 경우 쇼를 보러 오는 사람도 있지만 모델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그들을 어떻게 만족시켜야 할지 고민도 하고 그래요. 짧은 순간에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평소 몸매관리 방법이나 좋아하는 운동 있어요?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 격한 운동을 많이는 못하고 맨손운동처럼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 요가동작을 자주 해요. 농구도 좋아해요.

허리디스크는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었는데 체육대학을 준비한 입시생이었어요. 체육 선생님이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부상을 당했는데 최근에 몸이 더 안 좋아져서 운동으로 관리하고 있는 와중에 필라테스에 관심이 가서 배우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지금까지 섰던 쇼랑 향후 서보고 싶은 패션쇼가 있다면요.
2015 SS 서울컬렉션으로 데뷔를 했는데 메인 쇼에 김서룡 선생님, 장광효 선생님, 송지오 선생님, 이정기 디자이너, 모델 김원중씨가 하는 87MM로 데뷔했어요. 데뷔 쇼 치고는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히 섰던 쇼들을 계속 서고 싶고, 최근에 관심이 갔던 브랜드는 중에는 오디너리피플이라고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라서 쇼에 서보고 싶었는데 못 섰거든요. 다음 시즌에는 꼭 한 번 서 보고 싶어요.


그나저나 모델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처음에 군대 가기 전부터 운동을 계속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모델 일에 관심이 있었어요. 주변에서 권유를 많이 받았거든요. 대개 모델들이 그런 수순을 밟잖아요. 부모님도 별로 안 좋아하시고 그래서 학업에 매진했는데 제가 원하는 쪽으로 대학진학을 못해서 학업에 많은 흥미를 못 붙였어요. 처음에 모델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던 사람이 입시운동을 가르쳐준 선생님이었는데 선생님이 운동에도 재능이 있지만 모델 쪽으로 자기계발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고 제가 믿고 의지하는 분이어서 진지하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나서 부모님께 제 의사를 말하는 과정에서 입영통지서가 날라 왔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군대에 일찍 다녀오길 원하셔서 1년 뒤에 바로 군 입대를 했어요. 전역할 때쯤 부모님과 다시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를 하다가 제가 이쪽 일을 하고 싶다고 하자 반대를 하셨는데 설득도 하고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결국 허락해주셨어요.

그래서 그 이후에 어떻게 됐어요?
아카데미를 등록했는데 그동안 모델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보가 많지 않다보니 반신반의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아카데미 수료 후에 프로필을 찍게 됐고 그 프로필을 갖고 모델 회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당시 아카데미 연습생일 때는 아카데미 쪽에서 저에 대한 기대가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느껴져서 제 색깔에 맞는 회사를 스스로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프로필을 찍고 포트폴리오를 쌓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서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처음과는 다르게 나중에는 회사랑 저랑 잘 맞지 않았어요. 추구하는 방향이 많이 달라서 협의 하에 회사를 나오게 됐어요.

회사랑 맞지 않았다는 게 어떤 점이에요?
회사에서 모델에게 기대하고 추구하는 부분이 저랑은 달랐어요. 저는 마인드 자체가 자유분방하고 이것저것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 방향이 회사와는 맞지 않았어요.

그 이후 뉴욕 패션위크에 서게 된 것까지 쭉 이어서 말해주세요.
회사를 나온 뒤 모델 일을 조금 쉬었었는데 같은 회사에 있던 모델 류완규라는 형의 권유로 여행 겸 준비했던 게 뉴욕 시장이었어요. 그런데 처음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부족한 게 많았어요. 포트폴리오도 그렇고 모델경력도 그렇고 뉴욕에 대한 정보 등 저 스스로 만족스럽게 일을 잘 하고 있던 상태가 아니라서 여느 모델 지망생들과 다르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저는 부딪혀 보고 싶었어요. 어떻게든 주어진 시간 안에서 얻어내고 싶었어요. 두 달 정도 일정을 잡고 갔는데 한 달 동안은 여행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지내다가 패션 쪽에 있던 지인들이 도움을 줘서 회사 오디션도 보고 캐스팅을 다녔어요. 그렇게 해서 모델 에이전시 회사를 만나게 됐고 뉴욕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브랜드 쇼에도 서보고 프리젠테이션이나 다양한 모델 일을 해본 것이 큰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짧은 시간 안에 생각보다 많은 일이 한꺼번에 풀렸네요.
제가 순식간에 엄청 유명해 진 것은 아니지만 뉴욕에서 모델 일을 원하는 친구들이 엄청 많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들과 같이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되고 쇼에 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분되고 기분 좋았어요. 아무래도 제일 큰 시장이다 보니까요.

캐스팅 당시 민홍씨의 어떤 모습을 가장 높이 평가하던가요?
하려고 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봤어요. 의지 같은 거요. 영어를 잘 하진 못하지만 말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하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얘기해 주셨어요. 사교성도 나름 좋은 것 같아요. 미국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런 쪽으로 훨씬 열려있고 높이 평가해주는 경향이 있다  보니 언어 이외에 제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내적인 부분 말고 본인만의 외적인 장점이 있을까요?
체격 자체가 타고난 것 같아요. 키가 큰 반면 비율이 나쁘지 않아서 디자이너나 패션 계통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말하기를 몸의 비율이 좋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이런 좋은 유전자는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건가요?
아버지가 연세에 비해서 키가 크신데 삼남매 중에서 제가 유독 커요.
 
콤플렉스가 있다면요.
콤플렉스는 누구나 갖고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얼굴이 외국인 상이에요. 하프 아시안이라고 이국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데 개인적으로 동양적인 멋이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어렸을 때 여드름이 많이 난 이후에 흉터가 남아서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만약 모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까 말했던 것처럼 체육선생님을 하고 있겠죠?
만약에 선생님이 됐으면 학생들하고 친구같이 지내는 박학다식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평소 포즈연습은 어떻게 해요?
사진을 많이 보는데 모델 얼굴을 잘 안 봐요. 표정이랑 전체적인 포즈나 배경, 카메라 앵글을 보고 어떻게 찍힌 건지 머릿속으로 상상해보거나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봐요. 사진이라는 게 바라보는 거랑 찍는 사람이 보는 거랑 찍히는 사람이 보는 거랑 모두 다 다르잖아요.

맞아요, 정말 신기하게 다 다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간 모델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어요? 잠깐이지만 뉴욕에서 활동했던 기간이 아무래도 임팩트가 클 거 같은데 거기서 겪었던 실수담이나 그런 거요.
뉴욕에서 언어적인 의사소통이 잘 못 돼서 시간약속을 어긴 적이 있었어요. 제가 이해를 잘 못한 거죠. 게다가 제가 있던 지역이 핸드폰이 잘 안 터져서 애를 먹고 난리가 났는데 회사에서 다시 약속을 잡는 쪽으로 대처를 잘 해줬어요.

모델 일에 있어서 한국과 뉴욕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요.
캐스팅 문화인 것 같아요. 외국 배우들 보면 자기 포트폴리오 들고 오디션 보러 다니잖아요. 한국 모델회사들은 그런 게 거의 없어요. 캐스팅 한다고 하면 몸이 가지 북을 들고 다니진 않아요. 아무래도 배경의 차이겠죠. 환경적으로 우리나라는 IT가 발달해서 그런 것도 있는데 뉴욕에서는 거의 대부분 뭔가를 들고 다녀요. 또 인종이 다양한 만큼 각자의 개성도 뚜렷한데 그 쪽에서 바라보는 모델의 시선이 한국에서 모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랐어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 잘 생겼다고 평가받는 모델들을 뉴욕에서는 애 같고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상업적으로 여러 가지 의상을 소화할 수 있는 모델을 선호하고 의외로 키가 크고 슬림한 친구들보다 체격이 다부진 친구들이 많아요. 무엇보다 시장의 크기가 커서 그런지 열려있는 캐스팅 문화는 참 좋은 것 같아요. 같은 맥락으로 개개인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개성, 취향을 존중해주는 것 같아요. 물론 뉴욕에도 SNS스타도 있고 하지만 거기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 같진 않아요.

그럼 모델 지망생 가운데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평범한 일반인들도 있나요?
네, 있어요. 직업이 두 개인 친구들도 있어요. 다른 직업이 있으면서 모델이 또 하나의 자신의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한국에서 모델이라는 일이 소수 몇몇을 제하고는 금전적으로 풍요롭고 멋있는 일만은 아니니까요.

평소 옷 입는 스타일은 어때요?
패셔너블한 옷보다는 진에 티셔츠나 재킷같이 캐주얼한 옷을 즐겨 입어요. 최근엔 이런 저런 스타일에 많이 도전하려고 노력해요. 좋아하는 브랜드를 굳이 꼽자면 올세인츠인데 입어서 잘 어울리는 옷이 좋아요. 입어서 잘 어울린다는 게 단순히 시각적인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활동하면서도 편안함을 느끼는 옷이기도 하잖아요. 체형에 맞게 깔끔하게요.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평소 자주 찾는 힐링 장소가 있나요?
저는 평소에 굉장히 긍정적인 편이에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그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수다를 떤다거나 운동, 산책을 해요. 거의 웬만한 곳은 걸어 다닐 정도로 많이 걸어 다니려고 하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인 가로수 길이나 한강을 자주 가요.

식단관리에 철저한 모델이지만 주량이나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죠.
술을 못 마시진 않지만 즐겨하진 않아요. 좋아하는 음식은 흔히들 안 좋다고 하는 치킨이나 피자같은 인스턴트 음식이요. 한창 키 클 때 대식가였는데 전역하기 전에 다이어트로 20kg을 뺏어요. 거의 90kg까지 나갔거든요. 허리를 34인치까지 입어봤어요.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네요. 그런데 제가 지켜본 바에 의하면 민홍씨는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성격인 것 같아요. 화도 잘 참는 성격인 것 같은데 어때요?
네 맞아요. 그래서 조금 답답한 면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화내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잘 참는 성격이라 중간 중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풀려고 해요. 또 굉장히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이어서 주변인들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에요.

화보를 통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모델이나 배우가 있다면요.
모델 중에는 아시아 탑모델인 수주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제가 생각하는 모델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녀의 사진에서 나오는 표현력과 연출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수주같은 모델이 되고 싶어요. 배우 중에는 최근에 고현정씨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이상형은 어떻게 되요? 외모나 성격, 패션스타일 등이요.
저는 일단 키를 많이 안 봐요. 어머님이 체구가 작고 잘 챙겨주시는 스타일이라 아담하고 귀여우면서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이 좋아요. 외모는 굳이 연예인을 꼽자면 박수진씨요. 패션 스타일은 노출이 별로 없는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여자가 이상형이에요.

아무래도 모델 일을 하다보면 길을 걸을때도 눈에 띄다보니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고 그런 시선을 은근히 즐기기도 하죠.
그렇죠. 그런데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는데 모델 모델하면서 걷는다는 말도 들은 적 있어요. 사실 주변에 정말 모델 워킹을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평소에 팔자걸음이거든요. 워킹보다는 체격적으로 눈에 잘 띄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가 봐요.

앞으로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요?
미국에서 계속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준비 잘 해서 시장을 넓혀가고 싶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트렌드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를 통해서 모델의 수명이 짧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모델 이외에 욕심을 더 부린다면 뮤지컬 배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많이 열린 분야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설프게 뮤지컬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모델로서 정상에 섰을 때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서 뮤지컬이라는 분야를 개척해나가고 싶어요.

기획 진행: 김희운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플락진, 보그핏, 라르한
선글라스: 까레라, 타미힐피거 by 사필로
슈즈: 아키클래식, 호킨스, 라르한
헤어: 라뷰티코아 베네타워점 예림 디자이너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베네타워점 이정이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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