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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다, 여전히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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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라 기자] 그녀의 이름만 듣고 모든 것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바다’, ‘최성희’ 이 두 이름으로 그녀는 모든 것을 해냈지만 아직도 보여줄 것이 더 많다.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보통 아닌 실력으로 우리를 깜 놀라게 하는,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디바’ 바다는 조금 더 성숙해져있었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끝낸 요즘 이제 조금 여유롭고 싶다고 말하지만 또 언제든지 달릴 준비가 되어 보였다. 7월 앨범 준비로 한 창 바쁜 그녀를 만났다. 바다와 최성희는 여전히 ‘-ing’다.

Q 오랜만에 화보 촬영이에요. 오늘 어땠어요?
저 스스로 새로워진 에너지를 느꼈어요.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촬영이었고 편안하고 기분 좋은 촬영이었던 것 같아요.

Q 중국에 있다 한국에 왔다고 들었어요. ‘나가수’ 이후 중국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요?
계속 왔다, 갔다 했어요. 대단한 인기는 아니에요(웃음). 포장된 게 있는 거 같아요.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봐 주시지만 그 정도는. 너무 감사하죠.

Q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작품 끝나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2년 동안 염색을 못 했는데 끝나자마자 염색을 했어요(웃음). 작품을 끝내고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 정리를 천천히 했던 같아요. 음반 준비도 계속하고 있고요.

Q 공연을 하면서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앙코르까지 같이 했어요. 함께한 배우들이 많아요. 주진모 씨랑 했는데 제가 영화배우와 작업을 한 건 처음이거든요. 기존의 뮤지컬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어요. 저는 주진모 씨한테 배운 게 정말 많아요. 영화배우라는 사람이 뮤지컬을 하면서 새로운 곳에 왔을 때 무엇은 지키고 무엇을 새로 용기 내어서 바꿔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더라고요. 물론 테크닉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어디서 중심을 잡아야 하고 연기를 할 때 어떤 면을 중요시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었어요. 만약 제가 영화라는 장르로 간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면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었고 주진모 씨를 통해 반경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또 남경주 선배는 연기 하는데 보다 집중할 수 있게 조언을 해주고 날 위해서 쓴소리도 마다 않았던 파트너였어요. 오랜 시간 수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얻은 것이 정말 많아요.

Q 뮤지컬 무대에 이어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건가요?
네, 중국 쪽으로 활동하면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그랬고 예고 다니면서도 그랬지만 저는 사실 노래보다 연기를 먼저 전공으로 했었고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자신 있게 전하고 싶은 건 저는 연기를 곧잘 했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만 해도 영화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했고 제 주변에 친구들이나 선생님도 저한테 배우를 하라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당시 여러 가지 상황이 겹치면서 가수로 전향을 했고 또 너무 감사하게도 이수만 선생님을 만나면서 데뷔를 하게 된 거죠. 원래부터 꿈은 배우였어요. 뮤지컬 배우가 아닌 영화배우로서 도전도 해보고 싶죠.

Q 멋있네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공연을 오랜 시간 했어요.
제가 다시 한다면 ‘다시 또 해낼 수 있을까’,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이마에 3자 주름이 박혀있을 정도였어요. 제가 맡았던 ‘스칼렛 오하라’라는 사람을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굴곡진 한 여성의 인생을 다룬 것이고 생존에 관한 이야기를 연기하면서 예민해진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이 작품을 어렸을 때 보고 작품을 하기 전에 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영화는 100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이 캐릭터에 대한 애착 또한 있었죠. 100번을 보니깐 알겠더라고요. 처음엔 사실 이해가 안 됐던 부분들이 하나씩 풀리고 또 제가 그 캐릭터를 경험하면서 그 안에서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요. 이 작품을 통해서 많이 느꼈죠.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아마도 제가 다시 가수로서 7년 만에 컴백을 했을 때 활동하면서 느끼는 새로움, 치열한 뮤지컬을 하면서 배우고 또 다른 무언갈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Q 더블 캐스팅 된 서현 씨가 부담이 많이 됐을 것 같아요. 또 같은 걸그룹 이기도 했고, 많은 조언을 구했을 것 같은데. 후배 서현은 어때요?
서현 씨는 보면 멤버인 유진이 보는 것 같았어요(웃음). 정말 상냥하고 예의 바르고요. 후배지만 배운 점이 많아요. 말이 후배지 시간적인 부분인 거고요. 정말 열심히 알고 자기가 어떤 부분에 더 집중해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잘 아는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에요. 후배지만 배울 점이 드러나는 사람이었어요. 서로서로 배우고 공유했다고 하는 게 맞을 거에요. 사실 후배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타이틀은 ‘동료’에요. 왜냐하면 제가 아직 ing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 점을 더 중시했어요. 불과 2년 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 했어요. 동료는 현장에서 함께 하고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개념으로 서현 씨와 함께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서현 씨는 정말 성실한, 성실해서 멋진 사람이에요.

Q 여전히 배우노트는 쓰고 있어요?
여전히 쓰고 있어요(웃음). 예전에는 쓰면서 제 자신에게 무척 직설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고 은유적으로 쓰는 것 같아요. 원래 그렇지 않았는데 제 자신에게 잔소리가 많아지더라고요. 그런데 뭘 그렇게 보태려 했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툭툭 그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제 자신을 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린 애처럼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편안하게 술술 쓰고 있어요.

Q 작품을 끝내고 노트에 뭐라고 쓰는지도 궁금해요.
(웃음) 뭐라고 썼었지? 끝나면 여러 감정이 있잖아요. 특히 이 작품은 제가 애착이 간 작품이기도 하지만 많이 힘들었던 작품이었잖아요. 제가 연기했던 ‘스칼렛 오하라’라는 사람을 내려놓아야 하는 거니깐요. 아마 저를 다독여주는 말을 썼던 것 같아요.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요. 저는 고생이라는 말을 안 좋아해요. 애정이 있어서 도전했고 마무리를 했기 때문에 제 스스로에게 ‘고생했다’라는 말보다는 ‘수고했다’라고 해요. 수고했다는 말이 훨씬 더 따뜻한 것 같아요.

Q 오랜 시간 한 작품을 끝내고 나면 어떤 감정이 제일 먼저 드는지.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이 끝났을 때 그걸 인정을 하는 거? 사랑에 대한 성숙한 모습일 수도 있잖아요. 제가 대단한 배우는 아니지만 배우로서, 프로로서의 삶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하는 그 순간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또 끝나고 나선 아쉬웠던 것이 있더라도 그것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즐겼음을 인정하는 거요.

Q 뮤지컬 무대에 오를 때 아직도 떨려요?
음…내 무대를 보고 있을 관객들을 생각하면 떨림보다도 약간의 설렘이 있어요. 무대에 올라갈 때는 담담하게 올라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Q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어요.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싶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영상을 찾아서 한 번 더 봤는데 여전히 똑같았어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거에요?
그러니깐요.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요? 하하하. 그런데 음향 감독님들도 몸 사려서, 챙겨가면서 하라는 말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힘은 ‘나다운 생존’이었던 것 같아요. 절실하고 절박했던 것도 있었을 거에요. 아마 그게 저다운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해요. 사실 매번 완벽한 공연을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할 수는 있잖아요. 훌륭한 장비를 가진 낚시꾼이 아니라 ‘제발 오늘 고기를 잡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물고기를 기다리는 어부처럼요. 그런 간절한 마음에 노력이 그렇게 보인 것 같아요. 공연의 결과는 제가 어찌할 수 없지만 언제나 당당할 수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건 제가 할 수 있는 거니깐요. 8~9년 전인데 지금은 조금 더 지혜로워지려고 해요. 깡으로 힘으로 했던 것들도 많이 진화한 것 같아요(웃음).

Q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이 어떤 것을 느꼈으면 해요?
그런 것은 없어요. 각자 공연을 보면서 느끼는 게 다를 거니깐요. 그런데 공연을 즐기는 그 순간만큼은 여러 생각은 다 버리고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Q ‘아뮤즈’라는 용어까지 만들었어요. 그래도 아직 편견은 존재하는 것 같아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아직도 있나요? 그러지 않으셨으면 해요. 부탁드립니다(웃음). 그런데 분명한 건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해요. 자신 스스로요. 얼만큼 잘하고 있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저는 후배들에게 연습을 많이 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요. 보이는 곳에서 ‘저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이런 건 증명하려고만 하는 것밖에 안돼요. 뒤에서 갈고 닦으면 언젠가는 그걸 보여줄 수 있는 때가 반드시 오니깐요. 지금은 제가 톱 배우들과 설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연습인 것 같아요. 노력이라고도 하죠. 편견은 자기 스스로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편견을 깰 수 있는 건 잘 하는 거에요. 잘 하려면 연습하고 노력하는 방법뿐이고요.


Q 바다의 기준에서 보는 ‘아뮤즈’는?
제가 생각하는 ‘아뮤즈’, 그런데 저는 아이돌 출신이라고 해서 다 ‘아뮤즈’라고 인정 못해요.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중하고 다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야 하고요. 아이돌 친구들은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어렸을 때부터 여러 가지 장르의 춤과 노래를 연습하고 정말 다양한 매너들을 배워요. 교육인 거죠. 아이돌이 뮤지컬을 하는 데 있어서 분야가 아예 다르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게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는 거죠. 아까 제가 말한 것처럼 자기가 아이돌로 시작 했지만 뮤지컬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다면 진짜 노력을 하고 준비가 되어야 하는 거에요. 자신이 섰던 무대와는 또 다르잖아요. ‘all about music artist’.

Q 바다 씨가 생각하는 ‘아뮤즈’는?
바다, 옥주현, 시아준수 그리고 점점점(...)이에요. 훌륭한 배우가 얼마든지 또 나올 수 있죠.

Q 해보고 싶은 작품, 캐릭터가 있다면?
여자 드라큘라 해보고 싶어요. 남자라고 대부분 생각하잖아요. 색다르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새로운 창작 작품이 나오면 어떨까.

Q ‘불후의 명곡’을 빼놓을 수 없죠. 매 무대마다 ‘디바’의 진모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가수 바다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었던 무대였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보시는 분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랐고,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했고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요?
‘소녀시대’, ‘사의 찬미’요. ‘사의 찬미’는 제가 하는 장르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지만 제가 저 스스로 믿는 진정성 하나로 했던 무대였어요. ‘소녀시대’는 그 전까지는 발라드 위주로 하다가 원래 나 안에 있었던 모습도 보여드리자, 해서 선보이게 됐고 많이 좋아해 주셨죠. 공연에서 보여줄 수 있었던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Q 무한도전 ‘토토가’, 그리고 ‘젝키’의 무대 이후로 당시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그리워하고 컴백을 기원하고 있어요. SES의 무대는 볼 수 있는 건가요?
저는 올 거라고 믿어요. 제가 믿기 때문에 올 거라고 믿어요. 그렇지만 당장이라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저희가 아직 컨디션이 좋아요. 저희 셋의 마음은 항상 있어요. 언젠가 무대에 선다면 ‘당위성’없는 무대는 서지 않을 거예요. 그 당위성이 뭔지 저희도 찾고 있어요. 거드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저희 셋은 그룹 SES를 너무 사랑해요. 팬심이 깊다 보니 쉽사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Q 좋은 일도 계속하고 있잖아요.
셋 다 관심이 많아요. 저희가 또 바자회를 준비를 하고 있어요. 8년째 하고 있는데 좋은 일을 계속해서 하면서 제 바람이라면 다 같이 무대를 추억하면서 다시금 리프레시 할 수 있는 그런 의미의 공연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소망도 있어요. 언젠간 ‘Dream come true’.

Q 오랜만의 앨범 발표인데 또 새로울 것 같아요. 어떤 음악을 준비하고 있는지.
팝도 있고 다양한 장르가 있어요. 뭐랄 까? 도시에 사는 보헤미안? 이런 콘셉트의 음악이에요.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고요. 들으면서 생각을 할 수 있고. 사실 노래라는 건 성숙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들도 있지만 어린아이의 흥얼거림이 자연스럽고 순수한 부분들도 있더라고요. 순수함, 감성을 느끼며 불렀기 때문에 아마 들으시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눈이 감기실 거에요.

Q 바다가 그리는 보헤미안, 언제쯤 들어볼 수 있을까요?
7월쯤 나올 거 같아요.

Q 빨리 듣고 싶어요.
저 또한 그래요. 힘을 주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또 너무 가볍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노래했어요. 장르적인 굴곡이 있을 거 같아요. 하고 싶을 때 할 거거든요. 원래 저도 국한되지 않았지만요.

Q 기분 좋은 바닷바람 같은 앨범이 될 거 같은데요?
(웃음) 아, 맞아요. 딱 그래요.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기분 좋은 바람. 딱 그런 앨범이에요. 운전하면서 들으면 더 좋은 음악이에요. 들으시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기분 좋은 바람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류수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이미리
의상: 데무 박춘무, 자렛, 마소영
슈즈: 할리샵, 모노톡시
주얼리: 바이가미
헤어: 이경민 포레 남미경 디자이너
메이크업: 이경민 포레 이경민 원장
장소: 스튜디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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