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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씨엔블루, 또 한 번의 개화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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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김희경 기자] 언뜻 들으면 차가운 느낌이지만, 블루라는 색을 통해 따뜻한 이미지를 끌어온 특별한 밴드가 있다. 겨울에서 봄이 되는 시기에 마주한 씨엔블루는 꽃망울을 틔우기 전 봄꽃처럼 설렘과 훈훈함이 가득했다.
 
4월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는 미니 6집 ‘블루밍(BLUEMING)’으로 돌아온 밴드 씨엔블루가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9월 두 번째 정규앨범 ‘신데렐라(Cinderella)’ 이후 약 7개월간의 공백기를 가진 그들이지만, 각자 개인 활동을 비롯해 아시아 투어까지 있었기에 꽤나 빠듯했던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같은 날 자정 ‘블루밍’의 전곡 앨범이 공개된 씨엔블루는 실제 자신들의 순위를 온라인 음원사이트에서 확인을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중 정용화는 “한 번 본 뒤로 잘 보지 않는다”며 현재의 심정을 밝혔다.
 
“원래 잘 안 보는 스타일이에요. 보면 충격적이기도 하고, 음원 순위를 너무 신경쓰다보면 피폐해지더라고요. 자존심에 멋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요.(웃음) 무심한 척 하려고 애쓰면서 안 보고 있어요. ‘왜 이렇게 음원순위에 집착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너무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걸로 평가를 받는 기분이죠. 물론 순위가 좋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 한다는 건 변함이 없으니까 (이번에 성적이 좋지 않아도) 다음번에 잘 하면 된다는 마음이에요.”(정용화)

 
지난 2009년 ‘외톨이야’로 혜성처럼 등장한 씨엔블루는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무대매너와 실력, 뛰어난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데뷔 당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가수로서 큰 기쁨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높은 기대치가 생긴 대중들에게 보다 나은 음악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일 터. 허나 씨엔블루는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외톨이야’의 성공에 대해 해석했다.
 
“저희들은 어린 친구들에게 7년째 ‘외톨이야 아저씨’ 소리를 듣고 있어요.(웃음) 물론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한 번의 도약이 더 필요한 거 같아요. 욕심이겠지만, 다른 아저씨가 되고 싶달까요? 데뷔 당시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것이 사실이에요.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속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는 7년 간 꾸준히 활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들은 데뷔를 위해 쉬지 않고 달리니까 얼마나 힘들겠어요.”(이종현)
 
“지금의 씨엔블루에게 ‘외톨이야’가 나온다면 그때만큼 큰 사랑은 못 받을 거예요. 그때는 운도 좋았고, 시장도 지금과 다르게 차이가 있었거든요. 예전의 씨엔블루는 회사가 원하는 콘셉트가 더 강했다면, 지금의 씨엔블루는 자작곡을 하고 본인들이 원하는 색깔과 잘 맞는 거 같아요.”(정용화)
 
‘블루밍’은 씨엔블루 멤버들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해 본인들의 색깔을 보다 뚜렷하게 가미했다. 성실함이 장점인 이정신은 ‘위드아웃 유(Without You)’의 작사와 작곡을 맡았고, ‘더 시즌스(THE SEASONS)’를 만든 이종현은 타이틀곡 ‘이렇게 예뻤나(You’re So Fine)’와 또 다른 발랄함과 경쾌함을 자아낸다. 이 같은 노력에 대해 그들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예전에는 음치에 박치였거든요. 지금은 나름대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이겨내서 자작곡이라는 결실을 맺어서 뿌듯해요. 이번 미니앨범에 수록되어 사람들이 제 곡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아해주는 것이 정말 기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이정신)
 
“제가 만든 곡이 타이틀이 아니라고 해서 아쉬워하지 않아요. 욕심 자체가 없었죠. 전 오히려 ‘이렇게 예뻤나’를 타이틀로 하자고 제안도 했어요. 보통 밴드에서 기타리스트가 노래를 제일 잘 만든다고 하지만 본인이 잘 부를 수 있는 곡은 보컬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하게도 용화는 곡을 잘 쓰는 보컬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제가 터치할 생각도 없고요. 더 좋은 노래가 나올 수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에요.”(이종현)

 
스스로 “무난하지만 유행타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밝힌 정용화의 설명처럼 그의 곡은 대중들에게 무리 없이 스며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곁에 있는 멤버들 또한 정용화의 음악 스타일을 존중하고 있었다. 이처럼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정용화지만 “긴장을 내려놓기까지 겪어야 했던 스트레스가 남달랐다”며 과거의 고통을 밝혔다.
 
“예전에는 ‘타이틀을 써야겠다’는 강박증이 굉장히 심했어요. 수록곡이 전부 나와 있는 상태에서도 욕심이 멈추지 않았죠. 하지만 이번에는 타이틀에 얽매이지 말고, 예전에 써둔 곡도 써봤죠. 그러한 마음을 갖고 앨범을 준비하니까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또 묵직한 이별 노래만 고집하던 과거 타이틀과 다르게 이번에는 경쾌하고 가벼운 마음이 가미됐죠.”(정용화)
 
“제가 생각할 때 멤버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건 디스코풍이 가미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포맷 안에서 변화를 주고 있죠. 취향 자체가 무거운 걸 지향하지 않아서 앞으로도 이 안에서 변형되지 않을까 싶어요. 비유하자면 자극적이지 않은 아몬드 봉봉 같은 느낌이랄까요. 다른 아이들은 슈팅스타지만 저는 그 사이에서 꾸준히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죠.(웃음) 제 음악은 유행타지 않고 편안하게 쭉 들을 수 있는 스타일 같아요.”(정용화)
 
데뷔 7년차를 지나고 있는 씨엔블루는 이제 웬만한 질문에도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프로다운 면모를 갖고 있었다. 허나 현재의 자리까지 오기까지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 자신들의 고충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후배 양성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저희는 라이벌이 없어요. 종종 언급되는 에프티아일랜드 선배님들은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을 할 뿐이라고 생각하죠. 밴드가 없는 환경에서 라이벌이라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요. 나중에 후배가 나온다면 정말 최선을 다 해서 서포트를 해주고 싶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정말 끝까지 살아남아야겠죠.”
 
“처음 데이식스가 데뷔할 때 영상도 찾아보고 앨범도 보면서 반가운 마음이 든 건 사실이에요. 그 친구들이 밴드라는 음악을 통해 길을 걷기 시작할 때 편견을 갖고 보는 이들이 있겠지만,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들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밴드들이 나와서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서로에게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힘내고 도와주면 더 좋겠죠.”(강민혁)
 
“아직 데뷔를 안 했는데, 회사에서 엔플라잉 다음으로 나올 밴드 친구들이 있어요. 맨 처음 그 친구들을 봤을 때 ‘어쩌려고 저러나’ 싶을 정도였는데 2, 3년 사이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더라고요. ‘예전의 우리도 저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많이 도와주고 싶고 정말 예뻐 보여요. 다른 후배들은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정도였다면 그 후배들은 형이나 선생님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낚시에서 고기를 잡아오면 주고 싶고.(웃음) 언제 데뷔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기대가 큰 친구들이에요.”(이종현)

 
이처럼 한국 가요계에서 부족한 밴드에 대해 많은 입장을 밝힌 씨엔블루였지만, 오히려 밴드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했다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후배들을 위해, 스스로를 위해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겠노라 다짐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더욱 결연한 태도가 보였다. “최종목표는 빌보드 차트 1위”라고 밝게 웃는 얼굴에선 순수한 면모가 가득 느껴지기도 했다.
 
“밤에는 수상소감까지 생각해요. 그래미 어워즈 같은 시상식을 보면 ‘저 자리에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해요. 처음 데뷔할 때부터 생각한 목표기 때문에 비웃으시던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꿈이니까 높게 잡아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언젠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해요.”(정용화)
 
마지막으로 씨엔블루는 대중들과 팬들에게 전하는 각오를 전하며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했다.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자신들의 능력으로 생각하지 않는 자세는 쉽게 볼 수 없는 자세이기도 했다.
 
“1년 만에 컴백한 만큼 대중들과 보다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다른 멤버들은 중국 영화나 드라마를 오가며 힘든 병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즐겁게 활동하는 게 가장 큰 목표에요. 물론 순위가 높으면 기분이 좋겠지만 연연해하지 않으려고요.”(이정신)
 
“‘항상 많이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던 다른 앨범과 다르게 편안하게 준비해서 나온 만큼 앞으로도 대중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있을 때마다 나오고 싶어요. 이번에도 무대를 즐기며 활동할테니 수록곡까지 많이 들어주세요.”(강민혁)
 
“해가 바뀔수록 앨범이 나온다는 점에 크게 감사드리고 있어요. 앞으로도 평생 좋은 자리를 유지하면서 앨범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정용화) (사진제공: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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