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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예견된 SM6의 쏘나타 뛰어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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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가 환호하고 있다. 지난 3월 SM6 판매대수가 6,715대로 쏘나타의 6,443대를 넘어선 성적표를 받아서다. 물론 3월 단일차종 판매는 쏘나타가 7,063대로 많지만 YF택시 판매분 610대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SM6가 앞섰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국산 중형차의 지존으로 불리던 쏘나타를 SM6가 넘어섰다는 점에서 르노삼성으로선 제품전략에 탄력이 붙은 셈이다. 






 SM6의 쏘나타 장벽 뛰어넘기는 충분히 예견돼 왔다. 쏘나타의 경우 LPG 판매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쏘나타 가운데 LPG는 47.9%로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 반면 주력인 2.0ℓ 가솔린은 점유율이 32.7%에 그쳤다. 물론 절대 판매대수는 쏘나타 2.0ℓ 가솔린이 3만5,479대로 SM5 2.0ℓ 가솔린의 9,989대보다 월등히 많지만 줄어드는 국내 중형 세단시장에서 쏘나타의 LPG 증가는 곧 주력 가솔린 엔진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이 신차로 SM6 2.0 ℓ 가솔린을 내놨으니 쏘나타 아성이 흔들리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해 보였을 것이란 해석이다. 

 SM6의 이 같은 선전은 무엇보다 시장예측의 정확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국내 중형차시장은 지난 2010년 31만 대를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들다가 2014년에는 20만 대까지 축소했다. 다양한 SUV와 수입차 등으로 수요가 옮겨 가면서 '효자' 지위를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디젤과 하이브리드, 가솔린 터보 등 다양한 엔진을 내놨으나 한 번 꺾인 흐름을 바꾸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르노삼성으로선 줄어드는 중형차시장에서 경쟁차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제품 차별화가 필요했고, 그 전략으로 ‘한 단계 고급화된 중형차’를 설정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SM6다. 시장은 줄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생존방법으로 기존 중형차보다 고급화 된, 그러면서도 준대형을 넘지 않는 제품전략이 먹힌 것. SM6에 '보다 고급'이라는 옷을 입힌 배경이다. 

 SM6 제품전략의 심도있는 고민은 지난해말 르노삼성의 최고경영층을 만났을 때 충분
히 확인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시장의 세밀한 분석으로 '중형 위의 중형'이란 틈새가 있음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제품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더 이상 쏘나타를 쫓는 '패스트 팔로워'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고급 중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뜻이다. 

 SM6의 판매를 논하기 전에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르노삼성이 중형 디젤에선 이미 쏘나타를 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LF쏘나타 1.7ℓ 디젤의 연간 판매대수는 5,024대였던 반면 SM5 1.5ℓ 디젤은 6,259대로 집계됐다(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월보 기준). 기아차 K5 1.7ℓ 디젤 또한 5,504대에 머물렀으니 중형 디젤부문에선 SM5가 이미 1위를 차지한 셈이다. 르노삼성이 공공연하게 쏘나타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 배경에 디젤의 선전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국내 중형차시장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 과거 개념에서 탈피한 제품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얼마 전 현대차 내부에서 쏘나타 판매회복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국산 중형의 퍼스트 무버(선도자)였던 쏘나타가 자칫 SM6의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격언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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