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최근 안면성대묘사로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 정성호가 bnt와 만났다.
그는 안면성대묘사 1인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노력과 연습이 있었다. 한 사람을 흉내 내기 위해 일주일 이상을 그 사람으로 살아야 했고 미친 듯이 무한 반복연습을 해야만 했다.
결국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tvN 'SNL코리아1' 장진 감독이 그를 알아본 것. 6년간의 슬럼프 이후 다시 찾아온 기회이기에 그는 이를 악물고 방송에 전념했다고. 현재는 'SNL코리아' 원년멤버로 꾸준히 활동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부터 과거 6년간 힘들었던 자신의 삶들과 네 아이의 아빠 그리고 인간미 묻어나는 정성호로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bnt와 촬영한 소감.
솔직히 흥분되어 있었다. bnt화보를 검색해보니 선이 굵은 화보 촬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오늘 내가 해보지 못한 콘셉트를 하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방송에서 분장할 때는 분장 선생님도 계시지만 사실 웬만한 분장은 내가 다 하는데 오늘은 전문가 선생님의 도움을 통해 예쁘게 포장해 준 것 같아서 좋았다.
Q. 마음에 드는 콘셉트.
마지막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치킨도 반반을 좋아하고 마징가에서 나오는 아수라백작 같은 느낌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 콘셉트를 해볼 만한 경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이럴 때 아니면 내 몸속에 있는 악의 표현들을 꺼낼 기회가 없다. 기분 정말 좋았다.
Q. 개그맨으로 데뷔하게 된 계기.
난 사실 개그맨을 목표로 삼아서 달려온 것이 아니었다. 우연치 않게 기회가 되었던 것은 대학교 때 주철환 교수님이 강연하러 오셨는데 자고 있는 나에게 대뜸 ‘성호가 방송에 나오면 사람들이 참 좋아할 텐데’라고 하시더라.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분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끝나고 뛰어가서 방송에 너무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 개그맨 시험이 있다고 보라고 해서 봤더니 붙었더라. 그것이 개그맨의 시작이었다.
Q. 개그맨이 된 이후 충격.
개그맨이 되었을 때 사실 개그맨이란 직업이 어떤 책임을 지어야할지 몰랐었고 연예인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기쁨만 있었다. 그러면서 리포터, 뽀뽀뽀 등 많은 프로그램을 했었지만 사람들에게 내 소개를 하면 나에게 무슨 개그를 했냐고 물어보더라.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내 스스로 패닉 상태에 빠졌고 자존감이 너무 작아졌었다.
Q. 그 이후 많은 노력을 했다고.
그 당시 친한 선배 중 박명수씨, 김현철씨, 김철민씨가 친한 형들이었는데 그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있어도 대중들 앞에서 1시간이든 10시간이든 웃길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는 선배들 따라다니면서 결혼식 사회라든지 선배들 구멍 난 자리 있으면 일부러 내가 갔었고 야간 업고 행사할 때도 선배들 하는 것들 따라가서 보고 배웠었다.
Q. 오랜 무명생활 끝에 찾아온 기회.
2006년 MBC 개그 프로그램 ‘주연아’에 출연하고 나서부터 내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했던 것 같다. 그전까지 개그맨도 아니고 일반인도 아닌 그냥 어중간한 사람이었다. 방송국에 가면 존재감 없는 행인4, 당나귀, 낙타3 이런 역할 뿐이었고 섭외가 들어오면 소개팅 하는 남자1, 택배기사2였다. 그리고 나같이 생긴 사람들이 워낙 개그하기 힘들다. 속임수를 쓰지 않는 이상 사람들이 웃질 않았다.
Q. 한 순간에 무너졌던 인기.
정말 주식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아주 폭락한다. 나는 ‘주연아’ 이후로 전부 잘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재미있는 코미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큰 딜레마에 빠져 살았었다. 그러다보니 맨날 술독에 빠져서 술만 마셨고 방송 스케줄도 있는데 나가지 않게 되더라. 그러면서 점점 사람들이 ‘정성호는 한 번 기회를 주었는데 안 되더라’는 낙인이 찍혀져 있었다.
Q. 가장 한심하다고 느낀 적은.
예전 SBS 예능 프로그램 중 ‘강심장’에 출연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가 출연하기 전 주에 광희씨가 나와서 성형고백을 하는 바람에 1등을 했었다. 그 다음에 내가 녹화를 했는데 말 한마디 못하고 성대묘사만 하다가 집에 돌아가서 엉엉 울었다.
그러면서 우연치 않게 들었던 이야기가 박경림씨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갈 때 나오는 게스트들에 대해 전부 공부를 하고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 생각해보니 상대방은 몰라도 이미 마음속은 친분을 쌓아 놓은 것이나 다름없더라. 내가 그 말을 듣고 ‘너무 준비를 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Q. 갑자기 찾아온 행운의 전화 한통.
그 이후 나에게 전화 한통이 오더라. 현재 방영하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만든 피디님이 당시 ‘웃고 또 웃고- 나도 가수다’를 만든 피디님이었다. 그래서 ‘웃고 또 웃고’ 첫 회할 때 축하무대로 임재범씨 딱 한 번만 하자고 하더라. 그런데 문제는 임재범씨에게 허락을 맡아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임재범씨와 아무 연관도 없던 상태였고 ‘이건 촬영을 해도 내보내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마침 영국에 계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몰래 녹화방송을 내보내게 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 찍었던 내 사진 한 장이 ‘임재범 도플갱어’라는 제목으로 이슈가 된 것이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제2의 전성기가 왔었다.
Q. 다시 찾아온 제 2의 전성기 어땠는지.
그때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다시 관심을 받아도 들떠있을 이유도 없었고 인기를 얻었다고 좋아할 이유도 없더라. 기쁘지 않더라. 그때는 그냥 ‘이렇게 유지만 하자’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프로그램을 하는 것보다 안면성대묘사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여념을 한 것 같다.
Q. tvN ‘SNL코리아’와 만남.
그 이후 장진 감독님과 미팅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명옥이도 같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코미디언과 작품을 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하시면서 우리들에게 한 번 해보자고 하시더라. 그렇게 ‘SNL코리아1’부터 멤버로 활동하게 되었다.
Q. 박태환, 이승철, 사랑이, 영화 ‘타짜’의 아귀, 황정민, 버벌진트, 김수미, 황재근, 양현석 등 수많은 안면성대묘사 표현했다.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장진 감독님이 나에게 잘하는 것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안면성대묘사를 잘한다고 했더니 바로 이승철씨 가능하냐고 물어보시더라(웃음).
이때부터 생긴 습관이 YES였다. 나에겐 NO가 없었다. 그렇게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이승철씨를 관련 영상, 언어, 노래 불러서 목소리 알아내고 일주일을 그렇게 살아야만 했다. 물론 안 되는 것도 있지만 그 사람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도록 열심히 노력했다. 사실 내가 성대묘사라는 분야에서 기술자가 아닌데 어느 순간 기술자가 되어있더라. 그리고 버벌진트씨는 내 스스로 TV를 보다가 ‘아 저 사람을 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하게 되었다.
Q. 실제 본인이 안면성대묘사를 했던 사람들을 만나본 적은 있는지.
박태환씨를 만나서 닮은 줄 알고 사진을 찍어서 봤는데 실제로 그렇게 닮지 않았더라. 그리고 영화배우 정진영씨도 만났었고 김상중씨는 정말 많이 배려 많이 해주시고 손석희 아나운서는 나에게 많은 응원 해줘서 감사했다.
Q. 안면성대묘사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내가 연극을 했을 때 김민교씨랑 대본 리딩을 하다가 ‘이 사람은 5만원 단역을 하는데 왜 이렇게 잘하는 거야’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잘했다. 나는 그 뒤로 연극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원해 형은 연기 신이다.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 거의 김원해 형이 나오는데 연기를 너무 잘하니깐 그 사람에 대해서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SNL코리아’는 단지 연기로만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안면성대묘사를 한 것이다.
Q. 정성호가 말하는 ‘SNL코리아’는.
사실 ‘SNL코리아’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약간의 사건 사고가 있는 분들이 있는데 보통 댓글을 보면 그런 사람들을 덮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주로 자기 스스로 오픈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원한다. 오픈을 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에 다 털어내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
Q.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진 않은가.
물 만난 고기라는 말이 있듯 나는 ‘SNL코리아’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 같고 즐겁고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다른 곳에 가면 지금까지 내가 보여준 것들에 대한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 같다.
Q. 2월27일자 ‘SNL코리아 7’에 출연한 예원과 첫 방송 이후 반응은.
이번에 예원씨와 하면서 밝은 모습이 보기 좋고 연기를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 예원씨가 울음이 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차피 하는 것이고 한 번 정도는 짚어줘야 하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오픈하고 울음이 나면 마음껏 울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첫 시작을 잘 해준 것 같다. 그리고 예원이가 가지고 있는 개그감과 연기 능력은 우리 ‘SNL코리아’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Q. 화제를 바꿔서 평소 아내 사랑이 남다르다고.
아내와 9살 차이가 나는데 정말 친구처럼 친하다. 평소 대화를 자주 나누고 금술도 정말 좋다. 그리고 지금 딸 두 명, 아들 두 명이 있는데 집이 어린이 집이다. 이제 그만 낳고 싶다. 아내는 5명을 원하는데 이 정도면 낳을 만큼 낳았다(웃음).
Q.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
내가 ‘주연아’라는 프로그램 이후 한없이 폭락했을 때 아내와 결혼을 했다. 그때부터 술도 끊고 제 2의 전성기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많은 부분들이 아내 덕분에 변하게 만들어 줘서 세상에서 가장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평생 갚아야할 빚이 아닌가 싶고 그리고 한 가지 또 있다면 더 이상 아이는 낳지 말자(웃음).
Q. 앞으로 계획
일단 앞으로 ‘SNL코리아7’에서 보여줄 캐릭터가 몇 가지 있긴 하다. 연구를 좀 더 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예정이고 요즘 들어서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한 것 같다. 주말마다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는데 ‘SNL코리아7’ 방송이 토요일이다 보니 시간을 좀 더 쪼개서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몸짱이 돼서 화보 촬영을 해보고 싶다. 그때는 내 속까지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조희진
의상: 울프(wolp), 나비바이이정기
슈즈: 로버스
선글라스: 룩옵티컬
헤어: 정샘물 이스트점 주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점 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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