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한다. 최근 관련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추후 신차 구입 시 옵션(선택품목) 및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2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용률이 증가하는 개인용 스마트밴드를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을 자동차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밴드는 기존 자동차의 스마트키 기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개인의 혈압이나 심전도 등을 측정, 자동차 커넥티드 기술과 연동해 건강정보를 내부 디스플레이에서 공유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집된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생체리듬과 생활패턴을 고려한 실내 공조시스템 자동 조절, 시트 마사지 조절 뿐 아니라 졸음운전 방지,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연동한 긴급상황 발생 알림 등의 운전시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 대처 기능까지 수행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선행 개발팀에서 상당부분 상용 기술을 완료한 상태"라며 "그동안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 선보였던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용화 일정에 관련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관련 IT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졸음운전을 감지 및 경고하는 '운전자 얼굴 인증 및 상태 감지 시스템(DSM)', 손바닥 움직임을 인식해 다양한 조작이 가능한 3차원 모션인식 터치 스티어링 휠 스위치, 운전자 건강상태나 행동패턴을 기록해 정보를 제공하는 자동차용 라이프로그(Lifelog)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워치 선행기술'등이 바로 그 것이다.
디지털헬스케어 분야는 이미 글로벌산업에서 신장동력으로 급부상중으로, 현재 이와 관련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열풍이 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투자된 스타트업의 절반 가까이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였던 것. 이는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자동차에도 접목됨에 따라 커넥티드 자동차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자동차가 디지털헬스케어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점도 주목할 요소다.
완성차회사 중에선 지난 2011년 포드가 심박 센서를 내장한 자동차 시트 개발 계획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에서 이렇다 할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한 곳은 없다. 따라서 이번 현대차의 행보에 관련 업계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라는 플랫폼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최윤섭 소장은 "헬스케어 측면에서 커넥티드 자동차는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읽음으로써 건강을 관리하거나 교통사고 예방 등 주행을 보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며 "종합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 자동차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지는 의문이지만 현대차가 시도하는 만큼 주목할 만한 행보"라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기술융합은 국책산업으로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프랑스와 함께 자율주행자동차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공동 연구개발(R&D) 과제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두 나라의 강점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의 원천기술 확보 및 산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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