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이린 기자] 영화 속 강동원은 맘껏 날아다닌다. 황정민이 깔아 놓은 판 안에서 통쾌한 버디플레이를 펼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장르가 강동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황정민)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강동원)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범죄오락영화다.
최근 bnt뉴스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검사외전’의 주역 배우 강동원은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의 미소를 간직한 그대로였다.
“다른 분들이 하셨더라도 타당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가진 색을 더해서 최대한 잘 맞춰서 해보려 했어요. 코미디 연기를 워낙 좋아해서 웃기는 것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이에요. 20대에서 30대 여성 관객 분들이 좋아하실 캐릭터인 것 같아요. 이번 영화 자체가 감독님이 치원이는 귀여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부담은 덜했죠.”
강동원은 허세남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 역을 맡아 역대급 코믹 본능을 깨웠다. 능청스러움의 끝을 보여주는 한치원이 강동원을 만나니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평범한 죄수복도 그가 입으면 패션이 됐고, 극중 여자라면 가리지 않고 치근덕대는 치원의 끼부림도 강동원이기에 납득됐다. 하지만 극중 변재욱(황정민)의 지시대로 작전을 펼치는 치원에 빙의해 여러 인물을 넘나들어야 하는 어려움도 존재했다.
“힘들었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계속 만들어야 되니까 대사가 잘 안 붙더라고요. 치원이의 말투나 표현을 만들어놨는데 상황에 따라 몰입해서 다른 인물이 돼야 하니까요. 인물에 적응이 되면 한, 두 테이크, 많아봤자 세, 네 번이면 오케이가 나는데 기본 다섯 번은 다시 했어요.”
강동원은 영화 속 선거단의 경리로 출연하는 배우 신혜선과 깜짝 키스신을 촬영했다. 시나리오에 없던 장면이지만 강동원과 신혜선은 영화를 위해 단번에 오케이 했다.
“감독님께서 필요 할 거 같다고 하셨어요. 미리 이야기해 주셨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텐데.(웃음) 멜로 감정이 아니고 극중 작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신이니까 찍기로 결정했습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장르가 강동원임이 여실히 드러난다. 극의 주축에 서서 재미를 더하는 치원 캐릭터의 수위조절을 위해 강동원은 개그프로그램까지 참고하며 모두가 만족할만할 전략을 짰다.
“범죄 장르긴 하지만 그 안에서 특별할 수 있는 키포인트는 치원이의 오락적인 요소예요. 일단 표정 하나하나 디테일한 모습들을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평소에 안 짓는 표정들이 많이 나와야 되니까요. 수위조절이 필요했어요. 상스러운 캐릭터지만 전략적으로 잘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너무 가벼워 보여서도 안 되니까요.”
대한민국 대표 배우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그리고 현재 ‘검사외전’으로 호흡을 맞춘 황정민까지 강동원은 내로라하는 선배 연기자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완벽한 호흡을 이끌어냈다. 지금껏 부족함없이 더 나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그의 원동력은 든든함이었다.
“선배님들이랑 하면 편해요. 혼자는 부담감도 있고 놓치는 게 있으니까요.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 아무래도 ‘메꿔 주실 수 있다’는 든든함이 있어요. ‘검사외전’도 황정민 선배님이 받쳐 주시니까 그걸 계산하면서 다른 배우들과 수위조절을 했죠. 그런데 ‘가려진 시간’은 혼자하려니까 조금 부담이 있어요. 그나마 든든한 건 같이 연기하는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화면에 얼굴이 나오면 말이 필요 없더라고요. 멜로 같은 장르에서도 여배우 얼굴이 너무 순수해 보일 때 그냥 좋은 것 처럼요.”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 이후 3개월 만에 ‘검사외전’으로 돌아온 그를 대중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강동원은 유쾌한 변신이 돋보이는 ‘검사외전’을 시작으로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 ‘마스터’(감독 조의석)로 꾸준히 영화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늘 새롭게 받아드릴 지점을 찾아서 보여 드려야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제 취향이기도 하고요. 싫증을 잘 내는 스타일이에요.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최대한 시도할거예요. 앞으로도 일하는 방향성이 달라질 것 같진 않아요. 예전에는 영화만 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드라마도 좋은 작품이 있으면 참여하고 싶어요. 10부작짜리 영화를 만들 수도 있는 거고요. 관객들에게 꼭 극장에서가 아니더라도 영화를 소개해드릴 수 있는 플랫폼도 많아졌으니까요.”
강동원은 해외 활동과 제작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배우일 때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그의 부지런한 도전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롤은 연기를 잘하고 인지도를 넓혀서 최대한 넓은 시장에 보여주고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해외활동을 해야 같이 이끌고 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예전에 홍콩 영화가 한국에서 계속 개봉한 것처럼요. 그렇게 해서 한국 영화가 자리 잡는 시스템이 10년 안에는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짧게는 5년 안에요.”
“지인들의 취미가 술 먹고 영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토 나올 때까지 영화 이야기만 계속 하다 보니까 제작에 대한 구상이 저절로 되는 분위기예요. 예를 들어 ‘이런 거 재밌겠다’고 생각하다가 글을 바빠서 못쓴다고 하면 작가님을 구해서 먼저 쓸 수도 있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제작이 안 들어가는 게 있으면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이렇게 만들면 재밌지 않을까, 캐스팅을 이렇게 할까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하다가도 다음날 생각해보면 ‘아닌 것 같은데’라고 해요.(웃음)”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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