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희경 기자] ‘응답하라 1988’ 속 가족 이야기는 마르지 않는 샘물 같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언제나 눈시울이 붉어지는 소재다. 그리고 김성균이 조용히 부르짖은 엄마의 이야기 또한 모두에게 있을 법한 이야기였고 가슴 속까지 이해되는 슬픔이었다.
12월5일 방송된 tvN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서는 10회 ‘메모리(MEMORY)’가 방송됐다.
이날 김성균(김성균)의 생일을 맞아 라미란(라미란)과 김정봉(안재홍), 그리고 김정환(류준열)은 평소와 다른 거한 생일상과 정성스레 준비한 생일 선물로 김성균을 축하했다. 하지만 김성균은 쾌활한 분위기 메이커였던 평소와 달리 쓴 웃음을 지으며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성덕선(혜리)가 “아이고, 김사장”을 외치며 악수를 건넬 때도 큰 반응 없이 조용히 사라지는 모습, 정봉이가 청량음료 CF를 따라하는 모습에 “그건 나도 할 수 있다”며 고구마를 들고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패러디를 하다가도 “다시 더 우울해졌다”는 모습은 평소와 확연히 달랐다.
모든 곳에 무기력함을 보인 김성균이었지만, 자신의 장롱 속에 있는 오래된 물건들에는 강한 집착을 드러냈다. 라미란이 “이것들 좀 그만 버려라”며 윽박질러도 “하나도 건들이지 말고 그대로 둬라”며 오랜 물건들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결국 라미란은 김성균이 몰래 화장실로 간 사이 정봉이와 함께 장롱 속 물건들을 들고 골목길 쓰레기통으로 향하며 하나씩 물건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여러 개의 카세트테이프 속에 숨겨진 정봉이와 정환이의 어릴 적 노래가 담긴 음성 테이프를 발견한다.
집으로 돌아와 테이프를 튼 세 사람은 9살의 정봉이가 부르는 비틀즈의 ‘헤이 쥬드(Hey Jude)’를 들으며 미소를 짓는다. 정봉이의 노래가 끝난 뒤 김성균과 라미란이 정봉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그 사이 김성균의 돌아가신 모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친은 김성균에게 “사랑한다고 해봐라”며 “나는 너가 예순이 넘어도 나한테 여전히 애기다”고 부추겼지만, 김성균은 “됐다”라며 매몰차게 거절하는 목소리로 테이프가 끝을 맺는다. 이어 홀로 문 밖에 선 김성균은 “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는 최희준의 ‘인생은 나그네 길’을 부르며 사념에 잠긴다.
이후 김성균은 라미란에게 “내가 생일날만 되면 왜 기분이 우울했는지 이유를 알았다”며 “엄마 생각이 나서 그런 것 같다. 안 그런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엄마 생각이 나서 그랬나보다. 전화라도 한 통 하고 싶은데 생일이라고, 엄마한테 전화라도 한 통 하고 싶은데 전화할 곳이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간 쌍문동의 분위기 메이커로서 우울한 기색 없이 매사 밝은 모습만 보였던 김성균이었지만, 죽은 지 10년이 더 된 엄마는 언제나 커다란 그리움이자 후회의 조각이었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엄마가 진짜 보고 싶다”며 베개를 적시는 김성균의 모습에 라미란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깨만 다독인 것 또한 그의 마음이 한두 마디의 위로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가족은 말보다 마음이기 때문에.
한편 ‘응답하라 198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40분 방송된다. (사진출처: tvN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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