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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김하린, ‘진짜 연기자’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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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현 기자] 한 드라마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우리가 이름을 꿰뚫고 있는 배우들이 몇이나 될까. 한 편의 드라마에 나오기 위해 수년 간 무명시절을 견디는 배우들의 수는 셀 수조차 없다.

배우 김하린도 그렇다. 다작을 하진 않았지만 조연으로나마 연기를 하기 위해 참 많은 시간을 좌절과 희망 속에서 버텨왔다.

그는 2014년 방송한 ‘호텔킹’에 이어 올 8월에 종영한 MBC 드라마 ‘여자를 울려’로 본격적인 얼굴 도장을 찍었다.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을 지녔지만 연기를 대하는 마음만큼은 ‘악바리’다. 연이은 소속사의 사기에도 지금까지 연기의 끈을 놓지 않은 것.

밝고 꿋꿋한 모습으로 힘든 시기를 견뎌온 그가 이제는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자 한다. 예쁜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고왔던 배우 김하린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첫 화보 촬영이라고 들었다. 소감 한 마디.

약간 낯가림이 있는 편인데 정말 편안한 환경에서 촬영했다. 재미있게 촬영했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Q. 2013년도에 데뷔했다고.

공식적인 데뷔는 그렇지만 사실 준비를 오래했다. 고등학교 때 연극부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했는데 대학도 연극영화과로 진학했다. 다만 도중에 사기도 당하고 회사가 없어지기도 한 경험이 있다. 2013년도에 지금의 회사를 만나서 드라마 ‘호텔킹’ 김해숙 선생님의 젊은 시절 역할로 데뷔했다. 20대 초반에는 대학로에서 주로 활동했다.

Q. 연극을 하다가 막상 드라마에 출연해보니 힘든 점도 있을 텐데.

연극의 경우 감정을 한 번에 몰아서 잡는 식인데 드라마는 앞, 뒤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더라. 쪽대본식으로 나오다보니 적응이 안 되서 힘들기도 했다.

Q. 반면 좋은 점은 어떤 게 있을까.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것. 집이 시골인데 서울로 연극영화과 대학을 간 게 내가 처음이었다. 플랜카드도 많이 걸리고 기대가 컸는데 힘든 시기를 겪다보니 부모님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다. 지금은 자랑도 하시고 그러는 모습을 보니까 좋다.

Q. 정말 뿌듯했겠다.

처음으로 돈을 벌었을 때 정말 뿌듯했다. 그때 현금으로 용돈을 드렸는데 정말 좋아하시더라.

Q. 작년에는 일본 영화에도 출연했다고.

그쪽에서 먼저 오디션을 제안했다. 일본어를 잘 하지는 못했는데 그쪽에서 보름의 기간 동안 다 외워오라고 해서 정말 달달 외웠다. 지금은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Q. 최근 ‘여자를 울려’에서 연기자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여자를 울려 같은 경우 김정은 선배님이 많이 가르쳐주셨다. 중간 투입이라 두려움이 있었는데 동선, 순서, 대사 등 하나하나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Q.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시골에서 자라다 보니 남동생에게 관심이 쏠렸다. 부모님의 칭찬에 목마르기도 했고. 고등학교 홍보 모델이라 머리를 길었었는데 동네에서는 예쁘장한 축에 속했었다. 그때 연극부를 하면서 단역으로 1년 정도 연기를 했다.

Q. 본격적인 연기 시작 시기를 놓친 이유가 있다고.

원래 회사가 두 곳이 있었다. 한 5년 정도 있었는데 지원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 20대 초, 중반을 놓쳐버린 셈이다. 바보 같이 굴었던 게 후회가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가장 예쁜 나이를 버렸으니까. 하지만 결국 내 선택이었고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Q. 김하린이 생각하는 연기의 매력이 무엇일까.

원래 표현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조용한 성격이라 마음에 쌓아두곤 했는데 내가 하지 못한 말들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Q. 원래 성격이 소극적인가 보다.

여중, 여고를 나왔는데 학교 다닐 때 시기, 질투가 심했다. ‘니가 연기를 해?’라는 비아냥도 그냥 참고 넘기곤 했다. 소위 ‘날라리’라는 소문도 생기면서 남자친구도 편히 못 사겼다. 하지만 왕따는 절대 아니었다.(웃음)

Q. 현재 배우의 삶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지금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을 한다는 자체가 전부 감사하다. 조금이라도 용돈을 벌 수 있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Q.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아무래도 최근에 한 ‘여자를 울려’. 굉장히 호되게 혼나면서 연기했다.

Q. 그럴 때는 어떻게 했나.

울면 지는 거라는 생각으로 앞에서는 웃고 맡은 일을 다 했지만 뒤에서는 펑펑 울었다. 다음에는 꼭 칭찬을 듣겠다는 심정으로 이를 갈았던 것 같다. 마지막 촬영할 때 감독님께서 그동안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더라. 

Q. 김하린만의 차별점은.

외모적으로 누구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Q. 취미 중에 승마가 눈에 띄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승마장에 따라갔다가 배웠다. 살 빠진다는 소리에 시작했는데 재미있더라. 나중에 혹시 사극에 출연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Q. 이상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결 같았다. 차태현씨와 남궁민씨. 인상 좋고 다정한 분이 좋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무뚝뚝하시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아버지가 표현은 안하시지만 가정적이시다. 그래서 아버지와 같으면서도 다른, 표현도 잘하고 가정적인 분이 좋다.

Q. 혼자 서울에 와서 힘들었겠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서 매일 울었다. 이제는 오히려 좀 떨어져서 안부 묻는 정도가 더 애틋하지 않나 생각한다.(웃음)

Q. 워낙 날씬해서 외모 콤플렉스도 없을 것 같다.

화면에는 얼굴이 달덩이처럼 나와서 정말 스트레스다. 드라마 찍을 때도 실물 보다 통통하게 나와서 걱정이다. 한 군데도 손대지 않았는데 볼살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지금까지 몸무게 변화가 없던 체질이라 요즘 다이어트 중인데도 전혀 빠질 기미가 안 보인다.

Q. 실물은 정말 어려 보이는데 나이가 있는 역할을 주로 했다.

아기 엄마 역할만 두 번, 이혼녀 등 이런 역할로 연기를 했다. 어린 역할은 포기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오늘 촬영한 캐주얼 콘셉트를 보고 조금 희망을 품었다. 
 
Q.취미는.

혼자 영화 보는 것. 혼자 하는 걸 다 좋아한다. 쇼핑도 혼자하고 노래방도 혼자 가고 예전에는 술집도 혼자 간적이 있다. 처음에 갔을 때는 눈치가 좀 보이더라. 캠퍼스 커플이었다가 헤어진 계기로 가게 됐는데 직원들이 말 상대를 해주려고 다가와도 혼자 내버려두라고 했었다. 

Q. 혼자 술을 먹을 정도면 잘 마시는 것 같다.

생각보다 잘 먹는 것 같다. 한 번도 취해서 민폐를 끼친 적은 없는데 집에 와서 바로 쓰러지는 편이다. 챙겨줄 사람이 없으니 내 몸은 내가 추슬러야 하겠더라. 요즘에는 아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다보니 어디선가 날 봤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행동 조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연기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예정이다.

Q.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결혼 후에도 꾸준히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롤 모델인 이순재 선생님, 김해숙 선생님처럼 진짜 연기자가 되고 싶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유승근
의상: 레미떼, 비키, 베스띠벨리
슈즈: 아키클래식, 데일라잇뉴욕
액세서리: 미드나잇잉크
헤어: 김선진 끌로에 제니 부원장
메이크업: 김선진 끌로에 문현진 원장, 한다슬 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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