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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갑내기 여배우”, 한보름, 천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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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완선 기자] 여배우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 바로 스물아홉. 끝이 아홉으로 끝나는 나이는 각 세대에서 가장 무르익은 때를 의미하며 여배우에게 스물아홉은 아름다움과 노련함을 모두 갖춘 나이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 스물아홉 한보름과 천민희가 있다.

한보름과 천민희는 각각2011년 KBS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하소현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았으며, 2013년 영화 ‘박수건달’에서 처녀귀신으로 충무로에 신선한 매력은 보여 준 바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대한민국 여배우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들이 이번에는 패션 화보를 위해 bnt뉴스를 찾았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닮은 듯 귀여운 쇼트 커트 스타일링의 한보름, 마치 젊은 날의 기네스 팰트로를 떠올리게 하는 우아함이 돋보였던 천민희.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이들은 프레쉬함과 카리스마가 동시에 느껴지는 매력으로 스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각자의 개성이 돋보였던 화보 촬영과 이후 진행된 인터뷰까지, 이 아름다운 두 여배우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예술적 기질

어릴 적 한보름의 꿈은 그림을 그리는 것. 하지만 한편으로는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와 춤도 좋아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엑스트라로 방송출연을 했고 18살 때 처음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죠”

18살에 자신의 꿈을 확실히 정한 한보름. 처음 방송에 나왔을 때 좋아하셨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또한 그는 기획사에서 키워진 연기자가 아닌 스스로 연기의 길을 택해 공부한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이다.

“길거리 캐스팅도 몇 번 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마 아버지께서는 기획사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대학 전공으로 연기를 배우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하셨죠. 그래서 18살때부터 입시 준비를 했어요” 

천민희는 어렸을 적 꿈이 계속 바뀌었다고.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연극부를 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중, 고등학교 때 연극을 하던 것이 제 연기의 시작이었죠. 하지만 제대로 연기를 시작한 것은 20살 때였어요. 저는 강원도에서 자라서 연기학원을 다닌다든지 따로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없었거든요. 학교에 진학하고 처음 상업영화에 데뷔한 것은 ‘박수건달’이었어요”

환상의 궁합


한보름과 천민희는 같은 소속사의 동갑내기 동료이자 친구이다. 사회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난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가 같은 나이라는 것은 이 둘에게 큰 행운과 같다.

“키이스트에 들어오기 전에는 민희를 알지 못했죠. 회사에 들어와 처음 봤을 때부터 거리낌없이 친해졌어요. 그렇게 2~3년을 알고 지내고 있죠. 마음이 정말 잘 맞아요”(한보름)

“보름이는 동료 이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자주 연락하고 물론 회사에서는 가장 친하죠”(천민희)

귀신처럼 데뷔한 천민희

사실 그의 연기를 보면 그가 데뷔한 지 2년이 지난 신인이라는 사실이 신기할 것이다. 그는 2013년 영화 ‘박수건달’에서 처녀귀신 역을 맡았고 그때 나이가 27이었다.

“’박수건달’은 제 상업영화 데뷔작이에요. 학교 다닐 때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연극, 뮤지컬을 주로 했었죠. 그러다 ‘박수건달’ 측에서 연락이 오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그 역할을 맡을 수 있었어요”

한보름, 25살 여고생 하소현

한보름은 2011년 KBS 드라마 ‘드림하이’ 속 하소현 역으로 데뷔했다. 그때 나이 25살. 역시 ‘최강 동안’을 자랑하는 배우답다.

“학교를 다니면서 뮤지컬이 하고 싶어져 춤과 노래를 배웠어요.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아이돌 그룹을 준비했죠. 원래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고 뮤지션쪽으로 큰 관심은 없었지만 어떤 길로 가든 배우가 되면 상관 없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아이돌 연습생이 되었어요”

배우가 되기 위해 아이돌 연습생의 길을 걷게 된 한보름. 하지만 그 연습기간이 너무 길어졌다.

“5년정도 그렇게 아이돌 준비를 했어요. 그러다 ‘드림하이’로 데뷔한 후에도 또 아이돌 준비로 시간이 지체되었죠. 정식으로 연기자로서만 데뷔한 것은 2013년부터였어요. 하지만 그 덕에 지금도 춤을 잘 추죠(웃음)”

천민희, ‘날 보러와요’


최근 천민희는 영화 ‘날 보러와요’의 미로 역을 맡았고 2016년 스크린을 통해 우리와 만날 예정. ‘박수건달’부터 ‘쎄시봉’, ‘연평해전’까지 매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 중인 그이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가 된다.

“’연평해전’때와는 이미지가 너무 달라졌어요. 이번 영화 때문에 머리를 자르고 나서는 머리 짧은 연예인들은 모두 닮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또 새로운 면을 보게 될거에요”

‘날 보러와요’ 속에서 천민희는 정신병자 역할로 열연했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길었던 머리도 짧게 자르고 어두운 이미지의 정신병 환자와 그 안의 순수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머리를 자르고 나서 처음에는 너무 후련하고 마음에 들었지만 지금은 조금 아깝기도 한 기분이 들어요”

스물아홉 여배우가 말하는 서른

한보름과 천민희는 모두 곧 서른을 앞두고 있는 스물아홉 여배우. 배우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서른을 앞둔 시기의 소감을 들어봤다.

“여배우로서 서른을 맞이하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그 동안 연기자로서 ‘동안 외모’때문에 어린 역할을 자주 했고 그점이 저의 콤플렉스였죠. 그래서 여배우로서 성숙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 서른이 되니 성숙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 같고 그래서 설레요”(한보름)

“여자로서도 서른을 맞이하는 것이 기대되고 설레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여자로서도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갖는 것을 계속 바랬기 때문에 여자로서도 좋아요”(한보름)

“배우로서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른을 맞이하면 더 다양한 역을 맡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여자로서 서른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무섭기는 해요. 친구들은 결혼을 준비하거나 벌써 아이를 낳고 있으니까요(웃음). 그래도 많은 배우들이 늦게 결혼을 하기도 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나이가 들수록 짙어지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연기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천민희)

‘연평해전’ 속 천민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그를 신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사실 제가 데뷔는 2013년에 했지만 그 전에 독립영화나 단편영화를 하면서 쌓인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죠”

한보름, 아시아를 겨냥하다


한보름은 중국 영화 ‘헤밍웨이’와 ‘위기의 여행’에서 여주인공으로도 활약하며 중화권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한류스타. 그는 제 24회 금계백화영화제에서 한국대표로 공식 초청을 받기도 했다.

“중국어를 따로 열심히 공부 중이에요. 중국과 한국을 번갈아 가며 활동할 계획이죠. 다행히도 중국에서와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비슷해요. 차이점이라면 중국 팬들은 선물을 엄청 많이 주시죠. 공통점이라면 중국이나 한국이나 저는 여자 팬이 더 많다는 점이에요(웃음)”

배우며 성장하는 동갑내기

한보름과 천민희는 동갑내기 이면서 다른 배우들에 비해 비교적 늦게 데뷔한 신인. 하지만 이들 곁에는 든든한 선배들이 언제나 함께 했다.

“지금 찍고 있는 드라마 ‘다 잘될 거야’ 속 선배님들의 힘이 커요. 드라마 배우들의 단체 채팅 방이 있어요. 매일 채팅을 할 정도로 가깝게 지내죠. 특히 최윤영, 엄현경 선배가 제일 많이 챙겨 주시고 연기적으로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시죠. 이제 가까워지게 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서로 얘기도 잘 털어놓고 가장 힘이 되는 선배들이에요”(한보름)

“저는 상대 역할을 했던 선배님들께 피드백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특히 ‘박수건달’을 할 때는 너무나도 대선배들이 많았죠. 박신양 선배님이나 조진웅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죠”(천민희) 

데뷔부터 쟁쟁한 선배들과 연기할 수 있었던 천민희. 그가 바라본 선배의 모습은 어땠을까.
“조진웅 선배님은 실제와 연기가 거의 같으신 분이에요. 늘 유쾌하시죠. 특히 스스로를 비하하는 유머를 자주 보여주시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연평해전’ 때 진구 선배님 같은 경우는 매너있고 진중한 편이시죠. 제가 함께 했던 선배님들의 공통점은 모두 술을 좋아한다는 거예요(웃음)”(천민희)

스타들의 스타

여느 연예인들일지라도 그들이 스타가 되기 전 바라보았던 스타가 있을 것. 한보름과 천민희에게 꼭 만나보고 싶었던 선배는 누구였을까.

“지금도 만나고 싶죠. 바로 강동원 선배님이에요. 외모도 멋지지만 무언가 특별한 분위기가 있어요. 사람들은 아직도 확실히 강동원 선배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요. 그만큼 신비한 매력이 있죠. 각자 팬들이 원하는 대로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한보름)

“전도연 선배님과 최민식 선배님을 꼭 만나고 싶었어요. 운이 좋게도 최민식 선배님은 사석에서 만날 수 있었어요. 영화 속에서 보았던 카리스마도 느껴졌지만 또 사모님과 통화하실 때는 다정다감 하시고 애교도 있으셨어요. 반전매력이 있는 분이셨죠. 전도연 선배님은 지나치듯 본 적이 있어요. 보자마자 감탄이 나왔죠. 느껴지는 ‘아우라’가 강해서 마주친 순간 저는 멈춰있던 것 같아요. 결국 대화는 하지도 못했죠(웃음)”(천민희)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들이 더 많은 한보름과 천민희

이미 천민희와 한보름은 각 작품마다 다른 성격과 연기력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다. 때문에 앞으로 이들이 보여 줄 연기들이 더욱 기대된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신인이지만 그래도 꼭 해보고 싶은 장르는 사극이에요. 캐릭터에 상관없이 전통 사극을 해보고 싶죠. 역사 공부도 될 것 같아요. 전도연 선배님과 문소리 선배님을 롤 모델로 삼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천민희)

“지금 하고 있는 ‘다 잘될 거야’ 속 금정은 역할도 처음 접해보는 캐릭터예요. 그래서 지금 연기를 하는 순간 순간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어떠한 역할을 맡게 되든 다 좋을 것 같아요. 아직 경험이 많이 없으니 무얼 하든 새롭고 도전의식이 생기게 될 테니까요”(한보름)

한보름은 더불어 “배우라면 어떤 옷을 입던 자신이 만드는 분위기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데 저는 어린 역할을 계속 맡게 되는 것에 대해 제 동안 외모를 탓하기만 했어요.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저에 대해 더 알고 공부해야겠어요”라며 그런 면에서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롤 모델로 꼽기도 했다.

시청자, 관객들과 소통하는 한보름, 천민희


마지막으로 한보름과 천민희는 되고 싶은 배우 상에 대해 각각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익숙하고 많이 볼 수 있는, 많이 찾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저를 보고 웃을 수 있게 드라마, 영화를 다작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언제나 간절히 원했던 것들은 조금씩 늦게 도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한보름과 천민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만큼의 많은 노력이 쌓여있다. 이제 이들이 보여주는 작품에 관객들은 공감하고 감동하기만 하면 된다. (사진제공: bnt world)

기획 진행: 양완선
포토: bnt포토그래퍼 장봉영
의상: 레니본, 지고트, 모조에스핀, 에이치엔엠, 질 스튜어트, 룩캐스트, 르 트와 지엠, 마소영, 로켓런치, 하상백
안경: 룩옵티컬
주얼리: 미니골드 바이 하상백, 러브캣, 숀린
벨트: 알렉산더 맥퀸, 에트로, 3.1 필립림,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 지니킴, 르트와지엠, 페르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타일디렉터: 하상백
어시스턴트 스타일리스트: 김민영 
헤어: samchic 강수인 헤어 아티스트
메이크업: samchic 성정 메이크업 아티스트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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