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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델 박민지 “무대에서 조명 받을 때 ‘아직 살아있구나’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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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현 기자] 말 그대로 타고나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이 바로 모델이다. 타고난 태생의 신체조건이 모델의 자격이기 때문이다.

모델 박민지는 177cm라는 큰 키와 중성적인 외모를 가져 모델이라는 직업에 ‘딱 들어맞는’ 조건을 지녔다. 거기에 살이 잘 찌지 않는 완벽한 체질까지.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는 180도 바뀌어 대담한 워킹을 선보이는 천생 모델 박민지는 어느덧 6년차 베테랑이다. 올 4월에는 보다 많은 기회와 다양한 활동을 위해 소속 회사를 옮기기도 했다.

화려한 조명이 익숙한 그에게도 분명 고충은 있을 터. 모델 박민지와의 진솔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Q. 이번 2016 S/S 헤라 서울 패션위크 무대 섰나.

2개의 무대에 섰다. 파츠파츠 임선옥, 제이어퍼스트로피.

Q. 원래 YG케이플러스 소속이었다가 신화사로 옮겼다고.

YG케이플러스는 자체적으로 연출하는 쇼가 있어서 모델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은 게 사실이다.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했고 모델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겼다.

Q. 모델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21살부터 했으니까 6년차다.

Q. 처음에 어떻게 시작한 건지.

사실 집에서는 공부를 원하셨다. 나 자신조차 나 같은 성격은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모델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신체조건이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모델을 하게 되었다. 대학교에서는 디자인 전공을 했다.

Q. 모델 일이 아니더라도 전문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었겠다.

지금은 손을 놓은 지 너무 오래돼서 못할 것 같다.

Q. 원래 하고 싶었던 꿈은.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

Q. 모델이 성격에 안 맞을 것 같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어떻던가.

하다보면 다 되는 것 같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워킹하고 포즈를 잡는 걸 상상도 못했다. 그런 건 끼 있고 활발한 친구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Q. 보이시한 느낌이 있다.

페이스도 그렇고 중성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 어필을 하는 편이다. 헤어스타일도 바꾸려고 한다. 보다 보이시한 매력을 주기 위해서.

Q. 무대, 화보, 룩북 어떤 작업이 가장 좋은지.

최근에 좀 바뀌었다. 화보 촬영을 하면 결과물도 남고 하니까 뜻 깊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쇼에 서는 게 더 좋다. 무대에 나갔을 때 확 주목받는 게 있으니까. 아직 살아있구나 싶은 느낌이랄까. 음악과 함께 워킹하는 게 모델스럽지 않나.

Q. 워킹도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던데.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떨리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는 소리도 하는데 첫 데뷔 쇼에서도 안 떨었다. 막상 무대에 서면 대담해지는 것 같다.


Q. 평상시 즐겨 입는 스타일은.

여성스러운 스타일은 스스로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안 입게 된다. 옷도 남자옷을 사는 경우가 많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남자 옷이다. 아우터는 가죽재킷, 항공점퍼 등 남자 옷을 많이 입고 대신 이너는 몸매가 좀 드러나는 옷을 입는다.

Q. 모델이라고 하면 패셔너블하다는 느낌이 강한데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구매할 때는 SPA브랜드를 자주 이용한다. 남자 옷 구매할 때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좋아한다. 디스이즈네버댓 좋아하고 지금 입은 옷의 경우 206옴므인데 가죽이 정말 좋다. 플랙진도 좋아한다.

Q. 모델이 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사실 없다. 모델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 체중관리인데 나의 경우에는 기초 대사량이 높은 편이다. 안 먹으면 쉽게 빠지는 스타일인데 모델로서는 축복 받았을 수도 있지만 건강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 항상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Q. 어떤 운동하는지.

지금은 테니스 하고 있다. 열량소비가 많을까봐 고민을 했는데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은 재미가 없더라. 테니스는 취미 생활도 되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유산소 운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깨나 팔 위주의 근력에도 도움이 된다.

Q. 그럼 지금까지 살집이 있던 적이 없었겠다.

없다. 오히려 살이 안 쪄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이었다. 

Q. 모델의 어떤 점이 좋은지.

쇼에 섰을 때의 자부심이랄까. 예전에 티비 광고에 잠깐 나온 적이 있었는데 정말 1, 2초의 순간이었는데도 부모님이 엄청 좋아하셨다. 휴학하고 모델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되게 싫어하셨다. 요즘에는 아버지가 더 자랑스러워하신다. 주위에서는 좋게 봐주시지만 개인적으로는 욕심에 좀 못 미친다.         

Q. 어떤 욕심이 있을까.

사실 톱 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한다. 그런 욕심보다는 한 분야에서만 잘하는 모델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잘 하고 싶은 모델이 되고 싶다.

Q. 모델 말고 다른 분야에도 생각이 있는지.

관심이 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델 일에 집중하고 싶다.

Q. 사실 모델이라는 직업은 수명이 길지는 않은데.

지금도 몸이 막 아프다. 어렸을 때는 모델 일로 돈을 모아서 카페 같은 자영업을 하고 싶었다.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는. 그런데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 그래서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지 많이 생각하고 있다.


Q. 요즘 꽂힌 패션 아이템 또는 패션 팁을 주자면. 

개인적으로 코팅진을 좋아한다. 유행에 관계없이 꾸준히 입을 수 있다. 광택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오히려 입었을 때 더 날씬해 보인다. 발목을 잡아주는 첼시부츠나 앵클부츠의 경우 다리가 더 길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Q. 여가 시간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영화보거나 테니스 또는 볼링을 친다. 원래는 정말 집순이였는데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해지는 것 같아 밖으로 나가는 편이다. 

Q. 털털하고 시원시원해 보이는 성격인데 연애할 때는.

연애할 때는 정말 정반대 스타일이다. 주변에서 보면 애교도 많고 여성스럽다고 하더라.

Q. 남자친구도 키가 커야겠다.

단 1cm라도 나보다만 크면 된다. 사실 작은 사람도 만나보긴 했는데 나보다는 커야 될 것 같더라. 지금 키가 177cm니까 178cm부터.

Q. 일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지금은 오래 일을 해서 좀 내려놓은 부분이 있다. 예전에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실력 좋은 후배들이 자꾸 눈에 띌 때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사실 모델은 태생적인 부분이 80%, 노력이 20%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포즈나 워킹은 하다보면 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모나 신체 비율이 부족하면 기회가 별로 없다.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보니 그 점이 이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Q. 실수했던 경험이 있는지.

컬렉션 기간이었는데 빙판길에서 넘어져서 팔이 부러졌다. 철심까지 박을 정도였는데 그때 한동안 무대에 못섰고 지금도 팔이 다 안 펴진다. 그때 이후로 언덕길을 잘 못 내려간다.  

Q. 박민지만의 차별점은.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는데 다른 모델들에 비해 이목구비가 큰 편이다. 싱가폴에서 활동할 때 혼혈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국적인 느낌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지금까지의 모델 생활을 뒤돌아보자면.

지금까지는 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 같다. 이제는 회사도 옮기고 2015년에 개인적으로 큰 변화들이 있어서 즐기면서 일을 하고 싶다.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레미떼, 딘트, HUM 흄
슈즈: 아키클래식, 딘트, 바바라
주얼리: 딘트, 미드나잇잉크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EAST 이태은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EAST 홍서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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