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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영학, 스물셋의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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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김희경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두번째 스무살’은 제게도 힐링 같은 드라마였어요.”

최근 종영된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에 출연했던 노영학은 한경닷컴 bn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내지 못한 드라마의 여운을 드러냈다.

극중 노영학은 복학생 나순남 역을 맡아 정의감과 사명감에 불타는 성격을 지녔지만, 부모님의 압박으로 자신의 꿈을 접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20대 청춘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그간 ‘징비록’ ‘서부전선’ 등 진중하고 무거운 역을 맡았던 노영학은 ‘두번째 스무살’을 통해 자신의 나이와 가장 어울리는 역을 맡았다. 이 점에 대해 그 또한 “또래가 많이 나와 마음이 편했던 작품”이라고 입을 열었다.

“‘징비록’ 촬영 중 ‘두번째 스무살’을 알게 됐어요. 과거 이상윤 형의 아역도 맡은 바 있고, 제가 할 만한 게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다행이도 감독님이 제 부탁에 흔쾌히 역을 맡겨주셔서 감사했어요.”


노영학은 자신이 맡은 나순남 뿐만 아니라 최지우가 맡은 하노라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38살 늦깎이 대학생인 하노라를 기성세대가 아닌,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선구자로 보고 있었다.

“순남이 자체가 어른들을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초반 차현석(이상윤) 교수가 ‘팀플이 몇 개다’라고 했을 때 ‘강의계획안에 공지 안 하지 않으셨나’라고 당당하게 말할 정도로 반항기와 거부감이 있는 친구에요. 하지만 하노라(최지우)는 나순남이 본 어른들과는 달랐죠.”

“나순남은 춤을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경영학과를 나와 공무원을 준비하는 아이에요. 하지만 그마저도 포기할 수 없어서 동아리를 다니며 안무가라는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해요. 녹록한 현실에서 끊임없이 실패하는 그 와중에 갑자기 나순남의 앞에 하노라라는 존재가 나타나죠. 취직과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 춤을 추고 대학을 들어온 거에요. 그런 하노라의 부분들이 나순남으로 하여금 멘토로 끌리게 만들었을 거에요. 결과적으로는 하노라의 조언대로 공연기획팀 막내로 들어간 걸 보면 알 수 있죠.”


노영학은 자신의 캐릭터를 언급하면서 틈틈이 하노라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하노라의 귀여운 매력과 똑 부러지는 성격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그 또한 스물 셋의 나이에 대학교 1학년에 입학한 것이다. 꿈을 위해 또래보다 다소 늦게 시작한 대학 생활이었지만 냉정한 대학의 현실에 다소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스물셋의 대학교 1학년 노영학은 나순남과 하노라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었다.

“다니면 다닐수록 ‘아, 이건 내가 꿈꾸던 대학 생활이 아냐’라고 느꼈죠.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이건 잘못됐지만 적응해야 된다, 순종해야 된다’라는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더라고요. 학생들이 순응하길 원하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어요. 분명 잘못된 거라 생각해요. 대학을 다니면서 그 시스템에 거부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나순남으로 연기한 것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부분이 ‘같은 20대로서 쪽팔려서 그런다’라는 대사에요. 연기자로서 살다보면 평소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살 때가 많아요. 물론 SNS로도 말하는 방법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SNS를 별로 안 좋아하고, 연기자는 연기로 보여주고 싶은 걸 보여주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꿈을 나순남이 이루게 해줬어요. 속이 다 시원했달까요.”


노영학은 ‘두번째 스무살’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는 태도를 보였다. 다른 배우들이라면 쉬이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꼬집으며 “그건 잘못된 거다”라며 열변을 토하는 그는 마치 ‘남자 하노라’의 모습과 흡사했다.

“제 개인적으로 학교를 가고 싶었던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거였어요. 하노라는 제가 가지고 있던 꿈을 실행으로 옮긴 사람이죠. 성교수 추행 사건에서 하노라를 제외한 다른 학생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장면은 정말 크게 공감이 갔어요. 그 정도로 세상이 각박해요. 그 장면이 심하다는 의견도 봤는데, 세상에는 더 심한 것들이 많아요. 인분 교수를 예시만 들어도 알 수 있어요. ‘두번째 스무살’은 단순한 재미 이상으로 현실적인 드라마였어요.”

쪽대본과 밤샘촬영에 허덕이며 드라마를 찍었다고 하는 노영학이지만 “그 힘듦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며 ‘두번째 스무살’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어쩌면 나순남이 드라마 속 맛깔 나는 연기를 보여준 것은, 그만의 깊은 애정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나중에 누군가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뭐냐’라고 묻는다면 ‘두번째 스무살’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현대극에 자신감이 없었는데 나순남을 통해 제 연기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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