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영 기자] 걸어오는 포스부터 세계적인 모델임을 증명하듯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강탈한다. 혜박에게 붙는 ‘톱모델’이란 수식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를 터.
카메라 앞에서 보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우라와 눈빛, 포즈는 촬영장에서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면 수줍게 웃는 천생 여자의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던 톱모델 혜박은 따뜻함과 겸손함, 열정 가득한 여자 ‘혜박’이었다. 긍정적인 생각은 물론 늘 노력을 달고 사는 그의 진심 어린 인터뷰 스토리를 공개한다.
Q. 톱모델의 위엄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오늘 촬영은 어땠는지?
정말 재미있었다. 한국에 나온 지 4개월 정도 됐는데 오랜만에 촬영해서 즐거웠다. 행사 갈 때마다 bnt뉴스에서 예쁘게 잘 찍어주셔서 많이 봤었는데 이렇게 화보까지 촬영하게 돼서 정말 좋다.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해서 금방 끝난 것 같다.(웃음)
Q. 한국에는 자주 오는 편인가? 요즘 근황은?
이번에는 쇼도 있고 화보 촬영도 있어서 방문했다. 한국은 1년에 4~5번 정도 방문해 촬영, 행사, 쇼 등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톱모델 ‘혜박’ 하면 외국에서 데뷔한 모델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또한 외국 활동이 많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했기 때문에 국내 모델들이 해외 진출 시 겪는 언어적 어려움은 없었을 것 같다. 그래도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있지 않았을까? 활동하면서 고충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활동했던 2005년에는 동양인 모델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기회를 얻는 것이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다. 당시 해외에서 동양인으로 화보를 찍거나 무대에 서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하지만 오히려 동양인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을 수 있었고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그때 힘들었던 점들이 모델로써 더욱 탄탄한 혜박을 만든 것 같다. (웃음)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일을 했는데 영어를 잘하더라도 유럽에 가면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또 다른 언어적 고충이 생기더라. 하지만 부딪히면서 하다보면 바디 랭귀지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꿈꾸는 모델들은 많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Q. 한국과 외국의 쇼를 서면 같은 패션쇼더라도 느끼는 점이 다 다를 것 같다. 느꼈던 경험이나 에피소드를 듣고 싶다!
진행 방식에서는 크게 다른 게 없다. 무대가 완성되는 과정이나 순서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쇼마다 분위기와 성향, 콘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매 무대마다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다가 한국에서 쇼를 서면 외국 모델들보다는 한국 모델들의 비중이 많기 때문에 또 나름의 새로움을 느낀다. 친정에 온 느낌이랄까. (웃음)
Q. 첫 무대가 기억이 나는가?
너무 떨렸던 것만 기억이 난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고. 그냥 무작정 일자로 걷고, 멈추고, 다시 돌아오고. 차차 무대가 익숙해질 때는 뭔가 보이기 시작하고 들리기 시작하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Q. 혜박에게 ‘모델’이란 직업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저에게 자신감을 정말 많이 준 직업인 것 같다. 미국에 처음 이민 갔을 때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 약간은 주눅 들어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모델 활동을 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부분이 모델이란 직업을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큰 원동력이자 내 일부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닐까.
Q. 요즘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델이 있는가?
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신현지라는 모델이 있는데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4’에 출연했었다. 그 친구가 출연했을 당시 언론에서 ‘리틀 혜박’, ‘제2의 혜박’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자세히 봤더니 활동 초기의 제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더 가고. (웃음) 해외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예쁘게 보인다.
국내에서도 모델들이 쇼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Q. 후배 모델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게 느껴진다.
최근 해외에서는 동양인 모델로 중국 친구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모델이 해외에서 활동한다고 하면 더 뿌듯한 감정을 느끼고 마음으로 더 응원해주고 싶은 게 큰 편이다. 해외 활동과 인지도가 높아지면 아무래도 한국 패션에 대해 세계가 더 주목해줄 거라 확신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주길 응원하고 바라고 있다.
Q. SNS를 활발히 하시더라. 특히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정말 눈에 띈다. 남편의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하하. (웃음) 활동을 활발하게 할 때 초반부터 계속 지켜봐 준 사람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특히 혜박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조언도 정말 많이 해준다. 다른 분들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려 하는데 남편은 오히려 쓴 소리도 잘해주고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해주는 편이다. 가장 큰 힘이 된다.
Q. 가족과의 시간을 굉장히 많이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평소 집에서 혜박의 모습은 어떤가?
비슷비슷하고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웃음) 아직 아기는 없지만 결혼한 지 7년 차이기 때문에 활동이 없고 집에 있을 때는 집안일을 하고 요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재미있게 느끼고 있어서 남편한테 많이 해준다. 집에 강아지도 있기 때문에 산책도 시켜준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정말 행복한 것 같다. (웃음)
Q. 제일 친한 모델이 있는지 궁금하다.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뭘 하면서 보내나?
해외 활동을 같이 했던 한혜진 언니와 제일 친하다. 한국에 들어오면 항상 만나고, 시간 맞춰서 꼭 보려고 한다. 만나면 밥도 먹고 차도 한 잔 하고. 술도 가끔 한 잔 마신다. (웃음)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둘이 영화도 자주 보러 간다.
Q. 디컴퍼니 소속이다.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데 YB 윤도현이 회사 대표님이시더라.
윤도현 대표님은 항상 격려해주시고 챙겨주시려 한다. 아무래도 대표이자 아티스트시기 때문에 아티스트 입장에서 더 많이 생각해주시고 이해해주시려 한다. 함께 외부 활동을 할 때도 옆에서 신경 써주시고 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든든한 지원군이랄까. (웃음)
Q.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과 운동하는 사진이 많다. 날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예쁜 몸매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팁을 주자면?
두루두루 잘 먹는 편. 건강식으로 구성해서 잘 챙겨 먹으려고 한다. 일이 있어서 특별 관리가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잘 먹는다. 많은 분들이 먹는 것과 운동하는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하셔서 함께 공유하고 싶어 사진을 올린다. 가끔 고열량 음식을 올리면 안 먹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진짜 다 먹는다. (웃음) 하지만 먹은 만큼 운동을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식상할 수도 있는데 무조건 안 먹고 뺀 살은 꼭 다시 돌아온다. 저도 잘 몰랐던 시기에 아예 안 먹고 빼봐서 안다. 그게 나중에는 건강에도 안 좋고 요요로 확 돌아온다.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운동 30%, 식습관 70%의 비율로 나뉘는 것 같다.
실제로 삼시 세끼는 꼭 챙겨 먹는다. 아침은 간편하게 먹고 저녁에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편. 많은 분들이 아침을 많이 먹고 저녁을 적게 먹는다고 하시는데 그것도 자신만의 식습관이 될 수 있다. 저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에게 맞는 식습관을 찾았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하면서 식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다.
Q. 그동안 모델 이외에도 방송 활동을 했었다. 방송 활동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저를 잘 아는 분들은 ‘런닝맨’ 같은 몸을 쓰는 프로그램에 나가라고 말씀해주신다. (웃음) 평소에도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그래서 꼭 나가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또 앞으로 패션이나 뷰티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관심도 많고 정말 해보고 싶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많이 알게 된 정보들을 시청자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이제 10년 차 모델이다.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이뤘다. 앞으로 다가올 10년 안에는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지 궁금하다.
모델 활동을 처음 했을 때는 ‘내가 무엇을 이루어야겠다’라는 목표가 없었다. 그냥 주어지는 길에 맞춰 경험하기 바빴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해보고 싶은 게 참 많아졌다. 국내와 해외 활동 모두 열심히 하고 싶고, 가족에게도 정말 잘 하고 싶다.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잘 하고 싶고, 또 잘 해내고 싶고. 도전에 대한 욕심도 많다.
저에게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배우려고 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요리, 운동, 건강 등 일상생활 같지만 그 속에서도 늘 배우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뭐든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기획 진행: 김희영, 최우진
포토: bnt포토그래퍼 심형준
영상 촬영, 편집: 박수민, 이미리
의상: 블루걸, 블루마린, 에트로
시계: 자스페로
슈즈: 피에르 아르디, 에디터 소장품
백: 라뮈샤
헤어: 보보리스 영남 디자이너
메이크업: 보보리스 은주 수석 실장
장소협찬: 청담 드레스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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