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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파일]KSF, 줄어든 관객만큼 고립된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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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 송도 도심 서킷에서 '현대차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10만 관객을 끌어모았던 KSF의 인기가 한철로 끝났다. 5, 6전이 펼쳐진 인제 서킷은 100명이 채 안되는 관람객이 자리했다. 지난 4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영암의 500여명이 비교해도 급감한 수치다. 그래서인지 가을을 맞은 인제 서킷은 어느 때보다 쓸쓸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썰렁한 건 KSF 참가 레이싱팀과 조직위, KARA(한국자동차경주협회) 사이에 흐르는 기류였다. 몇 차례에 걸친 팀 간 불화와 항소, 이에 따른 KSF와 KARA의 엇갈린 심사 및 판정 결과가 경기장 내 냉랭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는 불완전한 규정과 애매한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 4전 제네시스쿠페 10클래스 결승 23랩째 쏠라이트인디고 최명길 선수가 피트인 후 팀 작업 지역에서 경주차를 하차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정비를 마치고 레이스에 복귀했지만 KSF 심사위원회는 FIA의 규정을 적용해 "경기 중 경주차에서 하차한 것은 포기를 의미한다"며 실격처리했다. 하지만 쏠라이트인디고는 KARA에 항소를 신청했고, KARA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드라이버가 포기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KSF 심사위의 처결을 뒤엎는 완주 판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대회를 관장하는 KSF와 KARA에 해당 행위를 판단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따라서 상위 규정인 FIA의 것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두 심사위원회의 해석이 엇갈린 것. 대부분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이 KSF 심사위의 처리에 동의하는 반면 KARA는 상위 단체라는 이유로 독단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KARA는 스스로 주관적이고 불명확한 판결임을 인정한다. KARA는 항소 통지문에서 "(FIA에서 표기한)'abandon'의 문의가 '포기'이고, 포기 판단에 있어 드라이버의 행위가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하차 후 수리가 되자 바로 경기에 참여하는 데에 머뭇거림이 보이지 아니한 만큼 쉽게 포기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업구간에서 하차하면 포기하는 것'이라는 규정은 분명 '하차'에 행위 요소가 집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라는 단어의 맥락에 의지해 구구절절 상황을 풀어가려는 주관적 개입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통지문 중간에선 '앞으로 하차하면 포기가 맞다'는 식의 논리를 펼친다. KARA는 "(앞으로는)작업구간도 서킷의 일부여서 안전을 위해 하차한 경우를 엄격하게 교육하고, 드라이버 본인과 참여자의 안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으며, 미리 하차의 경우는 포기로 해석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번 최명길 선수의 사례와 상반되는 주장이다. 










 이 외에도 KSF 운영에서 부족함이 엿보이는 부분은 한 두군데가 아니다. 지난 경기에선 명색이 KSF 경기운영의 최고 책임자라는 유경록 위원장이 조직위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경기를 시작해도 좋다는 녹색 깃발이 휘날리고 신호등이 켜진 상황에서 그리드로 난입했기 때문. 그는 피트스탑 정렬이 잘못된 선수의 경주차를 뒤로 밀어 원위치로 정렬했다. 어처구니 없는 이 사건으로 결국 유 위원장은 이번 시즌 경기에서 직위해제됐고, 예선 및 결승 중 경기장 내 출입을 제한받았다. 



 KSF는 번번히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임을 자부하면서도 여전히 그들만의 동네 리그를 못벗어나고 있다. 제대로된 룰도 없고 지키는 사람도 없다. 또 규정을 해석하는 시각도 제 입맛에 맞춰 제각각이다.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으니 '우리끼리만 알면된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10년, 20년 후에도 국내 모터스포츠는 지금처럼 대중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그들만의 리그'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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