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그렇다. 시간은 간다.
빠르게 달렸다. 쉼이 없었다. 잠시 숨 돌릴 필요가 있었다.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에게 4집 정규 앨범 ‘워킹 온 엠프티(Walking on Empty)’는 그들의 자유를 담은 결과물이었다. 힘이 빠졌냐고? 예전 같지 않다고? 천만의 말씀. 3년간의 공백 끝에 모습을 나타낸 이들은 여전히 “로큰롤”이라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지난 2007년 첫 번째 EP 앨범 ‘투 더 갤럭시(To the Galaxy)’를 발표, 국내 평단과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등장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이주현(베이스, 보컬), 박종현(기타, 보컬), 김희권(드럼, 코러스)으로 구성된 남성 3인조 록 밴드다.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최근 새 앨범 ‘워킹 온 엠프티’ 발매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한결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결성 10년 만에 ”여유“를 찾고, 진정한 ”자유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세 명의 남자들에게서 낯선 느낌마저 들 정도로.
“록 장르 특성 자체가 자유로움이 강해요. 이번 앨범은 최대한 자유로운 방향으로 밀고 갔어요. 잔뜩 힘이 들어가거나 조이는 느낌으로 꽉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 나름의 자유로움을 찾음으로써 자연스러운 곡들을 만들었어요.”(이주현)
“작업 기간 동안 서로 대화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털어냈어요. 그 과정에서 딱딱한 것들은 풀어지고 한결 편해진 기분이에요.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녹음을 했고, 계속해서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김희권)
멤버들 각각의 결론은 달랐지만 의미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했다.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좋아하는 지,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그것이 진정한 자연스러움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야말로 갤럭시 익스프레스에게 있어 “좋은 음악”이었다.
“프로듀서 형님이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 어떤 앨범을 만들고 싶은지 물어봤어요. 좋은 음악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음악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고, 결국 저마다 좋은 찰나가 있더라고요. 그 순간의 편안함을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앨범 작업을 했어요.”(이주현)
“그동안 억지로 사운드를 채우려고 노력했다면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많이 내려놨어요. 무조건 드럼을 세게 힘으로만 쳤는데 그보다 중요한 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더라고요.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정말 편해졌어요.”(김희권)
“최대한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예를 들어 솔로 연주할 때도 ‘이렇게 해야지’하고 미리 계산해서 구현하는 게 아니라 모든 생각과 마음을 비우고 자연스럽게 제 몸에 맡겼어요. 철저하게 계산된 연주가 아니라 최대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절로 나오는 연주를 담으려고 노력 했죠.”(박종현)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
10년의 시간동안 굳어져버린 모든 것들을 내려놨다. 좋은 습관도, 나쁜 버릇도 그렇게 하나, 둘 모두 내려놓고 나니 기본에 충실하게 됐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최대한 새로운 기분으로 또 한 번 시작했다.
“우여곡절 일도 많았죠. 하지만 오늘은 또 오늘이잖아요. 담담하게 대했던 것 같아요. 새 앨범을 통해 우악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저희 모습 그대로 담담하게 보인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지난 불미스러운 일들 때문에 멤버들 역시 개인적으로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그 과정들 속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가장 담백하게 앨범에 담긴 것 같아요.”(박종현)
“녹음을 다 마치고 한 곡 한 곡 들으면서 ‘좋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플레이어로서가 아닌 리스너로서 앨범을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저희에게 자신감을 줬어요. 결과적으로 멤버들 모두 만족하는 앨범입니다.”(이주현)
그들에게 찾아온 어려운 시간이 이어짐에도 여전히 그들은 살고 있었다. 뾰족한 수없이 차분하게 견디면서 한 발자국씩 걸어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자유를 얻었다.
“이번 앨범은 차분하게 견디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예전 같이 거칠게 ‘파이팅’하는 것이 아니라 ‘좀만 참아봐. 잘 될 거야’는 식인 거죠. 힘들고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견디면서 이겨내 보라는 응원의 내용이에요.”(이주현)
재도약을 위한
타이틀곡 ‘시간은 간다’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2015년 현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폭주기관차 같던 그들이 잠시 속도를 늦추고 서행하듯 그렇게 조금은 차분하게. 예전 같이 달리지 않는 그들에게 누군가는 변했다고 말했다. 변화란 말에 약간의 동요가 일었다.
“저희는 변하려고 노력했어요. 알아주니 좋아요. 솔직히 지금까지 빡센(?) 거 많이 했잖아요. (웃음) 이제 풀 때도 됐죠. 그동안은 되지도 않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기계처럼 매번 똑같이 연주했어요. 이제 빠르든지 느리든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연주하면 되니까 훨씬 편해졌어요. 그만큼 유연해진 것 같아요. 변했다는 반응은 좋은 것 같아요.”(김희권)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어긋나는 음악을 하는 것도 재밌어요. 왜냐하면 선입견이나 편견을 깨는 건 분명 재미있는 일이거든요. 이번 앨범은 지금의 저희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거예요. 다음 앨범이 나올 때는 또 그 때의 상태가 담기겠죠. 지금은 한 박자 쉬면서 재도약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박종현)
이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다시 달릴 모든 채비를 마쳤다. 새 앨범이 나왔으니 많은 이들과 함께 달릴 계획이다. 전국 투어부터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질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진정한 로큰롤 무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도와준 분들이 정말 많아요.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어요.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덕에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정말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이제 새 앨범도 나왔으니 작업하면서 받았던 느낌을 유지하면서 라이브 연주를 많이 하고 싶어요. 좋은 음악으로 풍악을 울리고 다니겠습니다.”(갤럭시 익스프레스) (사진제공: 러브락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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