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주란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예측 불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데뷔 8년차, 그의 매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영화 ‘명량’을 통해 주목을 받은 그는 전작의 이미지를 벗고 또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재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매번 대중들에게 새로움을 안겨준다. 배우 권율의 이야기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극본 임수미, 연출 박준화 최규식, 이하 ‘식샤2’)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권율은 반듯하면서도 유쾌한 배우였다.
극중 권율이 연기한 이상우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엄친아로 사람들에게 적당히 매너 있고, 적당히 거리를 두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구대영(윤두준)에게 숨겨왔던 모습을 들킨 후 욕을 툭 내뱉거나 때로는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권율은 그런 이상우의 반전 있는 모습을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권율’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친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작에서는 평이하지 않고, 무거웠던 캐릭터들이 많았어요. 제가 연기한 이상우는 기존의 실장님, 백마 탄 왕자님 같은 캐릭터는 아니에요. 걸쭉한 욕도 하는 반전의 매력이 있죠. 재밌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어요.”
이상우가 다양한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할수록 권율 역시 대중들에게 점점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는 “‘식샤2’는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 ‘식샤2’에 대한 자신감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가 제작된 만큼 ‘식샤2’는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시즌1때는 주 1회 방송을 했었지만, 시즌2는 주 2회로 방송되며 그 인기를 방증했다. 윤두준을 제외하고 출연진들이 바뀐 가운데, 권율은 시즌2 출연에 “부담감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식샤2’가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주 2회 방송이 결정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겠다 싶었죠. 특히 상우는 다른 분이 했던 캐릭터는 아니기 때문에 제가 준비한대로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담감보다는 적극적으로 임했죠.”
캐릭터, 스토리, 먹방(먹는 방송) 모두 시즌1보다 한 단계 진화된 만큼 ‘식샤2’는 2회 연장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방송 전 “시청률이 3%를 넘으면 광화문에서 직장인분들에게 주먹밥을 드리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던 권율은 ‘식샤2’의 시청률이 3%가 넘으며 그 약속을 실천했다.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약속의 현장이었어요. 시청률 공약 실천을 처음 경험해봤는데 진짜 행복하더라고요. 제가 하고 있는 작품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아요.(웃음)”
이 같은 인기에 대해 권율은 “저에 대한 인기라기보다는 ‘식샤2’에 대한 인기라고 생각한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식샤2’의 인기 요인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현실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 누구나 음식을 먹고, 또 요즘 식문화가 발전됐잖아요. ‘먹방’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바탕으로 1인가구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그려낸 것에 대해 공감을 많이 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것 같아요.”
▲ 카메라 밖에서의 권율
이상우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만큼 카메라 밖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생겼다. 실제 성격에 대해 묻자 그는 “이상우랑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저는 생각이 많은 타입이에요.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하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려고 하는 장난기도 있어요. 제가 마음을 열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리낌 없이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상우와 비슷한 것 같아요.”
권율의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카메라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맏형으로서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했었다”며 관련된 일화를 이야기했다.
“촬영할 때 작품 안에서의 연장선상으로 애드리브들을 했어요. 집중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요. 감독님도 좋아해주시고 애드리브에 대해 오픈해주셔서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그의 이야기를 통해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남남 케미스트리가 돋보였던 윤두준과의 호흡에 대해 “둘 다 축구광”이라며 “축구라는 공통분모 하에 빨리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상우가 대영이 앞에서는 완연히 드러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실제로도 많이 가까워지려고 했어요. 다행히 서로 잘 맞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축구로 빨리 가까워진 게 상우와 대영이의 브로맨스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 예측 불가능한 배우를 꿈꾸다
이상우가 반전 캐릭터였던 것처럼 권율이라는 배우 자체도 반전이었다.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그가 했던 작품 속 캐릭터들은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았다. 드라마 ‘우와한 녀’에서는 동성애자를, ‘천상여자’에서는 풍파와 상처가 가득한 인물을, 영화 ‘명량’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아들로 복잡한 감정연기를 표현했다. 그는 작품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로 “결핍이나 반전을 갖고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얌전해보이고 철두철미한 상우가 욕도 하고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자분들이 상우에 대한 매력을 느껴주신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저도 늘 새로운 모습으로 신선함을 주고 싶어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이름을 알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배우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상상은 해본 적이 없었다”며 힘든 순간들이 오히려 그에게는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힘들고 지치는 순간은 있었어요. 그렇지만 단 한 번도 배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힘들고, 주목받지 못했던 시간들이 제 연기의 폭을 넓히고, 연기를 하는 데 있어 큰 자양분과 에너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8년의 시간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권율”이라는 배우를 각인시켰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킨다.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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