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주란 기자] ‘복면검사’ 복수극 속에 뼈아픈 메시지가 숨어 있다.
최근 방영중인 KBS2 수목드라마 ‘복면검사’(극본 최진원, 연출 전산 김용수)이 반환점을 돌았다. 주인공 하대철(주상욱)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와 이야기를 촘촘하게 엮은 ‘복면검사’는 안방극장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복면검사’의 스토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복수’다. 하대철은 아버지 정도성(박영규)을 죽게 만든 조상택(전광렬), 강현웅(엄기준), 강중호(이기영), 송만석(박용규)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조상택 강중호 송만석은 과거 아버지를 간첩으로 몰고, 부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뺏어간 악의 트리오다. 또한 이들의 악행에 관여, 아버지와 자신을 버린 생모 임지숙(정애리), 현재 임지숙의 남편인 강중호, 이부형제 강현웅은 가족으로 얽혀 있다.
열혈 형사인 유민희(김선아) 역시 복수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11일 방송된 8회에서 유민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복수의 대상이 조상택임이 밝혀졌다. 조상택은 유민희의 엄마를 성폭행한 파렴치한이며, 동시에 유민희의 생물학적 친부다.
이처럼 ‘복면검사’는 하대철과 유민희에게 각각 과거 상처로 인한 복수를 주요 스토리로 심어뒀다. 하지만 반환점을 돌아서며 ‘복면검사’의 진짜 속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복면검사’ 속 복수는 주인공들의 과거사로 인해 촉발됐지만 그 이면에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닌, 법과 권력을 향한 외침이 담겨 있다.
하대철과 유민희가 대항하는 인물 조상택이 그 단적인 예다. 조상택은 겉으로는 비열한 사업자에 불과하지만, 안으로 파고들면 과거 공안경찰로 국가권력을 좀먹었다. 정도성을 간첩으로 만드는가 하면, 현재도 검찰청장 송만석-강중호와 손을 잡고 돈과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사람을 죽이고도 “죄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벌레를 죽이는 것은 살인이 아니다”며 뻔뻔하게 외치는 조상택의 모습은 ‘복면검사’가 말하고자 하는 권력과 재력을 가진 자들이 법을 이용하는 오만함을 대변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복면을 쓴 하대철의 인간적인 면모다. 하대철은 낮에는 속물검사로, 밤에는 복면을 쓴 채 악당을 응징하는 정의의 사나이로 이중생활을 하는 영웅이다. 하지만 배우 주상욱이 표현하는 하대철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때로는 허술해서 더 인각적이고, 때문에 더 공감되는 영웅이다. 코믹과 진지함 속에 묻어나는 배우 주상욱의 연기 내공이 인간적인 영웅 하대철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반환점을 돌아선 ‘복면검사’가 하대철의 활약상을 어떻게 그려낼까. 하대철은 복면을 쓰고 하는 일들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며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악인들에 맞서는 하대철이 복수에서 나아가 세상을 향해 돌아서는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복면검사’의 주요 시청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면검사’는 검사라는 신분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주먹으로 해결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제공: 김종학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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