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조윤정 기자] 여행 지침서 ‘K-ROAD’는 당신의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여행을 위해 수도권 전철 노선별 주요 역과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8호선의 세 번째 주요 역으로 소개할 곳은 몽촌토성역이다.
▶백제의 자취를 만나다
8호선이 지나는 노선 주변에서는 백제 한성시대의 유적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석촌동 고분군, 몽촌토성, 풍납토성 등 여러 유적이 이 근처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석촌동 고분군을 살펴봤던 지난 기사의 다음 차례로, 몽촌토성역 인근에서 백제의 자취를 찾아보려 한다. ‘몽촌토성’을 중심으로 인근 ‘움집터전시관’과 ‘한성백제박물관’까지 둘러보며 백제의 자취를 되밟아보자.
❚꿈마을의 흔적을 찾아서(몽촌토성)
몽촌토성은 백제가 국가로 형성된 3~4세기경에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길이는 약 2.7km에 달한다. 아울러 몽촌토성은 야산의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백제 한성시대의 주요 성곽 중 하나로 그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이 몽촌토성과 그 인근은 올림픽공원으로 조성돼 서울시민의 훌륭한 휴식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몽촌토성역 1번 출구 앞에서 올림픽 기념 조형물인 평화의 문을 지나 왼쪽 길로 올라가다 보면, 몽촌토성 산책로로 안내하는 ‘곰말다리’와 그 아래로 펼쳐진 호수 ‘몽촌해자’가 눈에 띈다. 이들은 백제 당시 몽촌토성에 있던 고을 이름이 몽촌(夢村), 즉 꿈마을(=곰말)이었던 데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몽촌토성 외곽 발굴조사 당시 발견된 흔적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곰말다리와 몽촌해자를 지나면 몽촌토성으로 오르는 산책로가 펼쳐진다. 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방어에 용이하도록 설계된 급경사의 성벽 바깥쪽 모습, 이를 둘러싸고 세워진 목책과 성벽 밖 방어용 물길인 해자의 복원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백제의 몽촌토성과 어우러진 현재 서울의 올림픽공원 주변 일대를 한눈에 담으며,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둘러보는 여행이 가능하다.
❚백제 주거지 위 재현된 발굴 현장(움집터전시관)
1983년부터 1989년까지 이뤄진 몽촌토성 학술발굴조사 결과, 토성 내에서 4곳의 지상 건물터와 함께 12곳의 움집터, 30여 개소에 달하는 저장구덩이가 확인됐다. 당시 조사된 움집과 저장구덩이 대다수는 해발 25m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내부에서 백제의 토기류와 철제무기류, 갑옷 등이 출토됐다.
현재 그중 4곳의 움집터와 2곳의 저장구덩이를 발굴 당시 원형대로 보존하기 위해 움집터전시관을 세워뒀다. 겹쳐진 움집터들로 보아 할 때, 시기적으로 앞서 만든 움집터 위에 나중에 또 다른 움집이 들어섰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주거지 위에 방안선과 실측 도구를 그대로 옮겨둬 실제 발굴 현장에 와 있는 듯한 설렘과 호기심을 느낄 수 있다. 움집터전시관 내벽을 따라서는 몽촌토성 발굴의 역사와 그 성과를 소개하는 사진을 전시함으로써, 관람객이 발굴조사와 백제 유적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백제 한성시대의 모든 것(한성백제박물관)
한성시대 백제는 역사가 약 500년이지만 사비시대에 비해 알려진 바가 많이 없다. 그저 석촌동 고분군과 몽촌토성, 풍납토성이 기나긴 세월과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제자리에서 한성시대의 백제를 몸소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몽촌토성 지역에 건립된 서울시립박물관으로서, 493년간의 한성시대 백제 역사를 되돌아보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토성과 비슷한 형태의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로비 공간에 크게 자리한 풍납토성 단면 전사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는 풍납토성 흙 단면을 그대로 전사한 벽이며, 밑변 43m, 윗변 13m, 높이 10.8m의 거대한 크기로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상설전시실은 이 벽을 중심에 두고 둥글게 둘러싼 형태인데,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점점 높은 곳으로 오르는 구조를 취한다. 이를 통해 백제의 건국부터 한강을 중심으로 한 삼국의 패권 다툼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며 한성시대의 백제를 가슴에 새길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 내
*가는 방법: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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