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61.15

  • 3.48
  • 0.14%
코스닥

743.38

  • 9.86
  • 1.34%
1/3

[기자파일]한국형 메가딜러는 언제 정착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수입차 판매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수입차판매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요즘은 한 회사가 여러 브랜드를 판매하는 메가딜러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메가딜러가 정착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업계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수입차는 2만2,000여대가 팔렸다. 전년동기(1만5,733대)에 비해 41.6%나 증가했다. 올해 누적판매도 5만8,969대로, 지난해 동기(4만4,434대) 대비 32.7% 신장했다. 지난해 19만6,359대를 팔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수입차업계가 올해 역시 신기록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중이다. 올해 예상 등록대수는 23만여 대에 이른다. 승용 내수시장 점유율 15% 돌파도 가능한 수치다.

 시장이 커지면서 수입차판매업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최근 한 수입사의 판매사 모집공고가 나자 수십여 개 회사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모두 수입차 판매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며 대박을 꿈꾸는 업체들이다. 그러나 수입차판매업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는 게 이미 진출한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판매업체는 판매와 함께 서비스 시설 투자도 요구받는데, 두 가지 모두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의 경우 다양한 환경규제 때문에 신규 정비소 승인이 전무하다. 따라서 시설 승인을 받은 곳의 매매나 임대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수요는 늘지만 공급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여기에다 서비스센터 하나 짓는 데만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이 들어간다.






 어렵게 사업을 시작해도 판매수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은 물론 자체 브랜드 판매업체 간 경쟁도 과열돼서다. 판매사 입장에선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할인을 과다하게 해서 손해를 보기 일쑤다. 판매목표를 달성하면 수입사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이를 타내기 위해 때로는 인센티브 지급분을 미리 할인에 녹여내기도 한다. 이 사이 수익은 갈수록 떨어지고, 결국 누군가는 쓰러져야 끝나는 제로섬 게임이 펼쳐진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정비 서비스로도 이익을 남기기 어려워졌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시설을 지어놨더니 정부와 손해보험사, 소비자의 압력으로 갈수록 부품 마진과 공임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차가 점점 첨단화되면서 고장이나 사고가 잘 나지 않는 데다 무상보증기간 연장 및 소모성 부품 무상 공급 등 수입사의 친고객 서비스정책으로 정비에서도 남는 게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서 봤을 때 현재 수입차시장은 '투자-수익-투자-수익'의 선순환 고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판매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는 상위권 업체일수록 이런 경향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따라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메가딜러체제는 일종의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어느 한 브랜드만 판매해선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어서다. 그러다보니 수입차 브랜드를 넘어 국산차 판매업에도 시선을 돌리는 회사가 적지 않다. 주식으로 치면 분산투자인 셈이다. 어느 한 쪽이 흔들려도 사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것.  






 메가딜러 탄생의 관건은 자금력이다. 결국 지금의 중소 규모 딜러는 수입차사업에서 수익을 얻기 힘들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업계를 떠날 공산이 크다. 이미 수도권에선 딜러권 반납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회사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실업체들을 탄탄한 자금력의 메가딜러들이 노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입차시장은 현재 성장 일변도다. 이는 1차 공급자가 2, 3차 공급자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는 의미다. 즉 수입사와 판매사 관계에서 수입사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다. 관건은 성장이 끝나는 시점이다. 이 때는 수입사보다 판매사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한정된 시장에서는 판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하나둘 등장하는 메가딜러들은 새로운 권력주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자동차 딜러들이나, 예전 일본의 야나세가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 [기자파일]한국서 꿈꾸는 아우디폭스바겐제국, 진정성 가져야
▶ [칼럼]경기 침체에도 차 판매는 승승장구, 이유는?
▶ [인터뷰]국민대 송인호 교수, "카디자인의 본질은 인성"
▶ 현대차 쏠라티, 리무진 버전은 무려 1억5,000만원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