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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윤, “꽃피우기 시작한 연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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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완선 기자] 최근 한 화장품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김혜수급 볼륨감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최윤. 그는 29살이던 2014년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이다.

시카고예술대학 패션디자인을 전공, 패션 회사생활, 패션 사업 등 다양한 경험이 있는 배우 최윤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두고 오랜 꿈이었던 배우로서의 도전을 시작한 최윤. 이제부터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나.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어요.

Q. 미술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있다.

연예계 활동에 대해서 집에서도 반대했고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허용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미술을 전공하게 되었죠. 미술은 꿈이었다기 보다는 타고났던 것 같아요.

Q. 연기에 대한 집안의 반대가 심했나?

중학교 때 오디션을 많이 보러 다녔었죠(웃음). 그냥 무작정 기획사를 찾아가서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기획사에서 전화도 왔지만 집에서 모두 끊어냈죠. 집에서는 무조건 공부를 하기 원하셨어요.
 
Q. 그러다 보니 미술을 공부하게 된 것인가. 

네. 사실 완전히 연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때 무대미술을 전공했는데 그 이유는 무대미술이 연기과 안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라도 연기라는 틀 안에 있고 싶었어요. 그때 대본을 자주 접할 수 있었고 간접적으로 연기에 대해 배울 수 있었죠.

고등학교 때 그렇게 무대미술을 전공한 후 시카고예술대학에 입학했어요. 장학금까지 받았죠(웃음). 그곳에서 패션을 전공했어요. 

Q. 원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았나?

중학교 때부터 옷을 많이 좋아했어요. 나이키 에어포스, 아디다스 슈퍼스타 등을 모으기도 하는 등 스트릿 패션을 너무 좋아했어요. 시험만 끝나면 언제나 이대, 동대문에서 옷을 사는게 삶의 낙이기도 했어요.

Q. 패션을 좋아하더라도 외국 생활에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다.

우선은 언어가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공부했던 영어와는 또 다른 세계의 영어였어요. 전문 분야의 영어를 하니까요. 그리고 패션과에는 여자들, 게이들이 많아서 질투와 시기, 기 싸움 등 치열한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Q. 외국 학생들이 최윤씨를 많이 질투했었나?

보통 한국사람들이 손재주가 좋아서 그림도 더 잘 그리고 패션에 대한 감각도 더 좋아요. 그래서 작품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면 미국 학생들이 제 작품에 대해 자주 비꼬기도 했었죠(웃음).


Q. 시카고에서 좋았던 점? 

물론이죠. 일단 시카고예술대학은 전공이 딱히 정해져 있기 보다는 모든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영상 수업, 퍼포먼스 수업 등을 들으면서 연기에 대한 것도 배울 수 있었고 가구디자인, 컴퓨터 그래픽 등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톱질도 많이 했어요(웃음).

Q. 외롭지는 않았나?

많이 외로웠죠. 그래서 목, 금, 토, 일요일 클럽에 갔어요(웃음). 학과 수업도 힘들어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취한 상태에서 바느질도 하고 수업도 듣고 그랬어요(웃음).

Q. 외국 생활 중 즐거웠던 에피소드는?

많은 외국 연예인들을 봤어요. 카니예 웨스트, 니요 등을 실제로 보았죠. 니요와는 실제로 MTV 광고를 찍은 적도 있어요.

Q. 니요와 어떤 MTV 광고를 찍었나.

네. 제가 일본에 놀러갔을 때에요. 하라주쿠 거리를 지나가던 중 어떤 흑인 분이 니요가 광고를 찍는데 동양 여자가 필요하다며 말을 걸었죠. 처음에는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다음날 나이키 에어포스원 커스텀 매장에서 니요와 함께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 꿈만 같았죠.

Q. 카니예 웨스트는 언제 보았나?

니요와 광고를 찍을 때 알게 된 MTV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 받다가 카니예 웨스트의 쇼케이스에 초대받게 되었어요. 동양인은 저 뿐이었는데 쇼케이스 뒷 배경 영상이 영화 ‘올드보이’였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미국 연예인들에게 “저 영화 한국 영화다”라고 말했어요(웃음).

Q. 2014년 뮤직비디오 ‘젝시 – 꽃을 파는 여자’로 데뷔했는데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계기는?

뮤직비디오 감독님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권유하셨고 그래서 찍게 되었죠.

Q. 이후에 영화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오디션을 엄청 많이 보았어요. 매일 프로필을 돌리면서 오디션 기회만 있으면 부모님 몰래 모두 보았죠. 그러다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어요.
 
Q. 2014년 영화 ‘끝이 아닌…’의 주연을 맡았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영화작업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제가 순간 집중력이 좋은 편인데 대본을 읽으면서 내가 극중 인물이라고 생각하니 의외로 쉽게 잘 되었어요. 이 영화는 ‘2014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는데 감독님께서 재미교포라서 영어로 작업하니까 더 편하게 서로 조율할 수 있었어요.

Q. 이 외에도 ‘코인룸’, ‘마돈나’에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코인룸’같은 경우에는 한국 스텝들과 영화를 찍으면서 대기시간 기다리는 것이 조금 힘들었어요. ‘코인룸’은 조연이었고 ‘마돈나’에서는 단역으로 브이아이피 병동 간호사 역할을 맡았죠. 

Q.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 제대로 연기를 시작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때가 27살이었어요. 그때는 너무 조급했죠.

Q. 그 전에는 무엇들을 했었나?

미국에서 돌아와 금강제화에 입사하게 되었어요. 퇴사한 이후에는 제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서 가로수길에서 숍을 운영하기도 했죠.

Q. 회사생활은 본인과 잘 맞았는지.

꼭 그렇진 않았어요. 한번은 퇴근시간이 6시30분이었는데 아무도 그때 퇴근을 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왜 그러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할 일이 없어도 상사가 퇴근하지 않으면 앉아있는 거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저는 처음에는 학교를 졸업하면 회사에 들어가고 그 후에는 결혼을 하는 인생이 머리 속에 있었어요. 하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박지성 선수와 결혼한 김민지 아나운서가 제 중,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어느 날 아나운서가 되어 나타났고, 서우 역시 무용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되었고요. 다양한 친구들을 보면서 정말 멋지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저도 제 꿈을 위해 실천하게 된 거죠.


Q.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기자로서의 길을 걷는 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가로수길에서 패션 숍을 운영했을 때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연기학원을 다니게 되었지요. 그 때 연기에 더욱 빠지게 되었고 사람들 앞에서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프로필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Q. 많이 힘들었겠다.

처음에는 하루빨리 드라마든 영화든 찍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프로필을 100개 넘게 돌려도 아무 소식이 없었어요. 그 때 고뇌에 빠지고 내 인생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주변에서는 “너는 나이가 너무 많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저는 “나이 많은데 뭐 어찌할 건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프로필을 돌렸어요. 제가 나이를 그냥 먹은 게 아니라 그 동안 배운 것 많고 경험도 많았기 때문이에요.

Q. 회사생활, 숍 운영 등의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겪는 것들을 저는 겪었으니까 더 마음에 와닿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시간들이 헛된 시간이 아니라 지금 내가 연기를 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되는 거죠.

Q. 프로필을 돌리면서 서러웠던 일도 많았을 것 같다.

사람 대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유학도 다녀오고 여러 가지 일도 해봤는데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도 있어요. 나이가 어렸다면 어린 마음에 도전하겠지만 나이가 있으니 창피한 것도 많이 아니까요. 프로필을 돌리고, 오디션을 볼 때 항상 듣는 말은 “예쁜 얼굴도 아니고 나이도 많은데 하던 것을 하지 왜 연기를 하려 하느냐”라는 말이에요.

처음에는 그런 질문들이 싫었는데 지금은 다른 연예인 분들의 매니져 분들이 저에게 대단하다고 말해주기도 하고 좋은 반응들도 나오고 있어요(웃음).

사람들이 “쟤는 다시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연기에 도전하다가 잘 안되어도 다른 일을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말도 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될 것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모든 것을 버리고 도전하지도 않았어요.

Q. 부모님께 허락은 받았었나?

처음에는 부모님 몰래 프로필을 돌리고 다녔죠. 그래서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부모님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작품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럴수록 더 조급해하지 말고 편하게 마음을 먹자”라는 생각을 해요.

Q. 연예계 생활은 어떤가?

연예계는 잘 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격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무명배우 중에서는 자살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10년, 20년동안 끝까지 꿈을 안고 연기를 하는 제 친구들을 보면서 나 역시도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Q. 연기자로서 본인의 캐릭터는?

저만의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실 저는 화장을 하지 않은 게 더 예뻐요(웃음).

전지현, 신민아, 송혜교 등 예쁜 배우들을 보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하루 동안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를 모두 돌아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들께서 저에게 딱히 고칠 부분이 없다고 하셨죠(웃음).

Q. 최윤씨 많이 예쁘다.

아니에요. 저 그때 성형외과에서 많이 울었어요. 나만의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주변에서 “예쁜 얼굴도 아니고~”라는 말을 하면 상처받기도 해요. 그리고 저에게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주, 조연으로 넣기 힘들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Q. 본인이 갖고 싶은 캐릭터는?

저는 아예 독특한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항상 긴 머리 보다는 짧고 보이시한 머리를 고집하기도 해요. 

Q. 최근 한 화장품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김혜수급 볼륨감으로 화제가 되었다.

사실 초대받아서 갔던 행사는 아니었어요. 친구 서우를 따라서 갔던 거죠. 그러다 우연히 사진기자 분께서 저에 대해 물으셨고 서우를 비롯 주변 사람들이 배우라고 알려주었어요. 그렇게 포토월에 섰고 기사까지 나가게 된거죠(웃음).
 
Q. 올해 서른이 되었는데 결혼에 대한 생각은?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어요. 우선 저는 정해진 목표가 있으면 그것에만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연기에 대한 마음뿐이죠.

Q. 그래도 언젠가는 결혼을 할 텐데 혹시 연애는 하고 있나? 

그렇겠죠?(웃음) 그런데 아직은 다른 것들이 전혀 마음에 들어오지 않아요. 연기를 해야 하는데 다른 것에 마음을 쓸 여유가 없어요. 연애를 하면서도 연기를 할 수는 있지만 저는 성격상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일이 없고 시간이 있어도 정신적으로 하나에 쏠려있으면 다른 것들을 못해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Q. 일이 없을 때는 집에서 무엇을 하나?

집에서는 거의 영화나 드라마를 봐요. 영화 같은 경우에는 같은 작품을 10~20번 반복해서 틀어놓고 보죠.

Q. 그렇게 자주 보는 영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저는 스릴러를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와 같은 자극적인 영화를 계속 틀어놓고 봐요. 거의 대사를 다 외울 정도에요. 친구나 아는 언니들이 집에 놀러 오면 왜 이런 영화를 계속 틀어놓느냐고 그러죠(웃음).

Q. 멜로나 코미니는 보지 않나? 

사랑 영화는 잘 안보게 돼요. 사랑하고 싶어 질까 봐 그런 것 같아요(웃음).


Q.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

지드래곤이에요. 저는 지드래곤의 스타일리시함이 좋아요. 저도 패션을 너무 좋아하는데 옷에 대한 정보 공유, 같이 옷을 사러 다녀도 편한 남자가 좋아요. 평소 스트릿 패션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드래곤이 좋아요(웃음). 지드래곤은 자신만이 소화할 수 있는 옷이 있을 정도로 그 센스가 대단한 것 같아요.

한번은 제 친구 서우가 지드래곤이 입었던 재킷과 같은 제품을 제 생일선물로 준 적도 있어요(웃음).

Q. 서우씨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중학교 때 동창이었어요. 그래서 18년째 친구 사이에요. 서우는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연기를 시작했죠.

Q. 연기에 있어 친구인 서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는가.

제가 연기를 하려고 마음먹고 3년 정도는 서우에게 그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없어요. 친구인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일에 관련해서 제가 의지하거나 기대하는 것들이 생겨서 친구 사이가 끊어질 것 같은 걱정이 있었죠. 나중에 연기를 배우고 있고 오디션을 본다는 이야기를 서우에게 했을 때는 서우가 엄청 반대했어요. 자신이 겪은 힘들었던 것들을 제가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요즘은 여러 가지로 서우가 신경도 많이 써주고 도와주고 있어요(웃음).

Q. 지금 부모님께서는 인정을 했는지.

인정해주신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영화 ‘끝이 아닌…’이후 이 영화를  부모님께서 보시고 어느 정도 이해를 해 주시다가 네이버에 인물검색도 되고 기사도 나가면서 인정해주셨어요. 이제는 어머니께서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을 검색하는 재미로 사신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Q. 화보 찍을 때 보니 몸매가 너무 좋던데, 따로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운동을 열심히 해요. 저는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체질이라서 매일매일 운동을 해야만 하죠.

Q. 어떤 운동을 하나?

평소에는 휘트니스 클럽을 가지만 사실 웨이크보드나 서핑보드, 스노우보드와 같은 스포츠를 좋아해요. 그래서 남자인 친구들도 많아요(웃음). 친구들하고 스피드 대결을 즐기곤 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려달라.

앞으로도 계속 프로필을 돌리게 될 것 같아요(웃음). 회사 미팅은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엄두가 나지는 않지만 그 때문에 더 이를 악물게 되기도 했어요. 저를 도와주는 회사가 있다면 좋겠지만 당분간은 혼자서 활동하지 않을까 싶어요.

기획 진행: 양완선, 정한아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은호
의상: 스타일난다
헤어: 인라이븐 신지애 팀장
메이크업: 인라이븐 김혜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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