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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생’ 변요한, 흔들리지 않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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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박슬기 기자] “현장이지 말입니다”

이는 ‘미생’ 속 한석율이 강조했던 대사다. 극 중 한석율은 사무실에서 처리하는 업무보다 실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줄곧 말해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대사는 실제 변요한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그간 영화만 해왔던 그이기에 첫 브라운관 데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변요한은 “빠른 시스템에 적응 하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실 영화 현장과 드라마 현장은 별반 다를 게 없었어요. 하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현장은 많이 달랐죠. 며칠 안돼서 바로 적응이 되더라고요. 스태프 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분에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첫 브라운관 데뷔이니만큼 변요한은 똑 부러지게 준비했다. 촬영에 돌입하기 전 무려 10kg 이상을 감량했고, 웹툰 ‘미생’ 속 한석율에 대한 이미지를 파악해 캐릭터의 포지션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웹툰 ‘미생’을 봤을 때 한석율은 단순히 웃기기만 하고, 가벼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가볍지만은 않은 또 무겁지만은 않은 한석율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한 변요한의 노력은 캐릭터 분석에만 그치지 않았다. 캐릭터의 패션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는 그는 스타일리스트와 매회 스타일링을 준비했다.

“막바지에 캐스팅 돼서 스타일리스트도 없었던 상태였는데, 2회차 때부터는 스타일리스트가 합류해서 감독님이랑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3회차부터는 완벽한 한석율의 패션이 나온 것 같아요. 사실 2% 부족한 패션이거든요. 한 끝 차이로 촌스러워 보일수도 있고, 잘 입는다고 볼 수도 있는 그런 패션이요. 타이와 양말의 색깔을 맞춘다던지, 벨트와 신발의 색깔을 맞춘다던지 그런 거 말이에요. 하지만 그게 ‘한석율의 멋’이라고 생각했어요. 입으면서도 자신감 있었고요.”

그래서인지 극 중 한석율의 패션은 ‘미생’의 또 하나의 재미였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점은 한석율의 심경변화가 패션과 헤어스타일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석율의 트레이드마크인 ‘5대5 단발헤어스타일’이 바뀌는 순간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헤어스타일이 연기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만 주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모든 헤어스타일이 다 마음에 들었거든요. 단발만의 특색이 있었고, 머리를 내렸을 때는 또 그것만의 매력이 있었고요. 한석율의 심경 변화들과 뜻들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말은 하지 않았어도 머리를 자름으로서 저의 연기도 변하고, 그 모습을 본 대중들의 마음도 변한거죠. 헤어스타일의 변화가 감정적인 면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그렇게 변요한은 캐릭터에 점점 젖어 들어갔다. 사실 그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이번 한석율이라는 역할은 그에게 있어서 ‘반전’이라 할 만큼 정반대의 성격을 그려냈다. 일련의 영화에서 변요한은 방황하는 청년이었고,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생’의 김원석 감독은 “그런 ‘들개’ 속 변요한의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했다”고 밝혔다. 변요한은 김감독의 캐스팅 이유에 이해가 갔을까.

“저도 어떤 부분을 보고 캐스팅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감독님이 ‘들개’를 보셨을 때와 미팅 때 저의 모습을 ‘달랐다’는 거에요. 대본을 받고 나서 되게 짧은 대사를 했었는데 그 때 모습을 보고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저를 보고 한석율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과 저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요?(웃음)”


김원석 감독의 안목과 변요한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였을까. 그는 일명 ‘만찢남’이라는 닉네임을 달며 단박에 2015년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런만큼 대중의 관심은 변요한에게로 쏠렸고, 하루가 멀다하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단연 그의 SNS도 뜨거운 반응 중에 하나였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SNS를 배우게 됐어요. 그러다가 ‘미생’이 시작되고 나니까 밖이랑 소통을 잘 못하게 됐죠. 이후에 배우 분들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다시 소통을 하게 됐어요. 또 현장에서 모두가 고마운 사람들이어서 한 분, 한 분 기억에 남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종방연 때 장그래 어머니(성병숙)랑도 존경의 표시로 찍은 거기도 하고요. 사실 선배님들이 올리라고도 했지만요.(웃음)”

하지만 변요한은 사진을 활발히 제공하는 대신 특별한 멘트를 달지 않는다. 많은 팬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멘트를 남기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쓸 말이 없어서 안 써요. 무슨 말을 써야 될지도 모르겠고요. 사진을 올리는 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가끔씩은 쓰겠지만요.”라고 답했다. 

또 자신의 과거에 쓴 글이나 사진이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낯부끄러웠던 것은 없었느냐”고 묻자 “부끄러웠던 적 없어요. 그 때 저의 감성이고, 모습이고 내가 쓴 글이기에 부끄럽지 않아요. 귀여워요.”라며 오히려 덤덤하게 말했다.

그렇게 변요한은 뜨거운 인기에도, 반응에도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립영화를 이야기 할 때만큼은 큰 반응을 보이며, 애착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움직였던 필드라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들이 좋은 메시지도 많고, 심오하기도 하고요. 그 안에 감독님들의 정서도 담겨 있기도 하고, 되게 순수하거든요. 좀 더 저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독립영화다 상업영화다라는 기준은 저에게 없어요. 저한테 중요한 것은 메시지가 좋고, 진정성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 것이죠.”

그런 이유에선지 변요한의 데뷔작인 ‘토요근무’부터 ‘재난영화’ ‘들개’ ‘감시자들’ ‘우는 남자’ 등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그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듯 했다. 하지만 ‘미생’으로 흥행을 맛 본 만큼 차기작 선택에 대한 부담감이 꽤 크지 않을까.

“차기작은 중요하지 않아요. 저에게 차기작은 ‘소셜 포비아’이거든요. 저는 그게 차기작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전 좋은 사람들과 좋은 메시지를 다룰 수 있는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할 수 있다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도전 할 거에요. 당연히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때, 마음이 온전할 때 말이에요.”

‘서른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말처럼 서른 살의 변요한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2015년유독 새롭게 느껴질 것 같은데, 이루고픈 게 있다면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담담히 말했다.

“전 아직 보여드릴게 너무 많아요. 한 순간의 인기에 연연해하고 싶지 않고, 인기에 취하고 싶지도 않아요. 전 제가 하던대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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