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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연비, 한국보다 높은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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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 내 자동차 표시연비 측정이 결과를 신뢰할 수 없을 만큼 객관성을 잃었다는 보고서가 발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측정 때 모든 편의품목을 떼어내는가 하면 일부러 희박연소를 위해 고산 지대를 선택하는 등 갖가지 꼼수가 체감 연비와의 괴리를 더욱 넓히고 있다는 것.
 





 15일 2014 유럽 교통과 환경(Transport & Environment, 이하 T&E)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유럽 내 표시연비 측정 시험이 정확성을 잃은 것으로 지적됐다. 제조사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시험 때 도어 사이의 틈을 테이프로 메우는가 하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카오디오와 사이드미러까지 떼어내면서 실제 연비와 평균 38%의 차이가 난다는 게 T&E의 설명이다. 또한 출고 때는 거의 적용하지 않는 친환경타이어를 장착한 채 측정하는가 하면 공기압도 평상시보다 올려 오히려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잘못된 관행이 이뤄지는 배경은 연비측정을 위임받은 기관에 있다는 게 T&E의 설명이다. 서로 시험 유치를 위해 연비측정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는 것. 실제 측정 때 예열 규정이나 시험 모드 자체를 결과에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기도 하며, 나아가 시험 때 활용하는 주행도로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 효율이 3%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T&E는 이 같은 연비 측정 꼼수에 강한(?) 기업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실연비와 차이가 큰 제조사는 다임러, BMW, 포드로 드러났다. 이들 3사는 9개사 평균보다 실연비와 차이가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GM, 폭스바겐, 르노, 피아트, 푸조시트로엥, 토요타 순으로 매겼다.  

 T&E는 최대 38%의 효율 차이를 줄이려면 유럽연합도 효율 측정 방식을 미국처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럽 연비규제가 크게 강화되고 있지만 실제 제조사들은 기술개발보다 연비측정에서 개선되는 방법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이유로 EC는 2017년부터 현실에 가까운 연비측정 방법을 도입할 계획이지만 제조사가 연비측정 방식 도입을 연기하도록 압력을 행사,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경우 연비측정 방법이 유럽연합보다 현실에 가까우며, 제조사 자체적으로 측정해 제출한 자료를 EPA가 감독,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와 관련, KB투자증권 신정관 애널리스트(자동차)는 "유럽에서 발표되는 효율을 보면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배경이 드러난 것"이라며 "그래서 유럽차가 한국에 들어올 때는 국내에서 별도로 시험을 받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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