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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사희 “작품 활동 없을 때 우울증, 대인기피증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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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진 기자] 드라마 속 ‘악녀’의 인기가 뜨겁다. 얄미운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비난과 야유을 한 몸에 받는가 하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소위 ‘못된 년, 나쁜 년’이라는 쓴 소리를 듣기도 한다.

갖은 욕을 다 먹으면서도 ‘이왕이면 더 악하고 독한 연기로 확실히 각인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친 배우가 있다. 바로 SBS 아침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에서 주영인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사희다.

드라마 속 주영인은 ‘악랄한 악녀’라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안타까움과 연민이 묻어난다. 냉혹한 상황과 부조리한 환경으로 인해 악으로 물들어가는 한 여자. 그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사희는 드라마 속 ‘악녀’와는 다르게 한 없이 맑고 순수한 눈망울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주어진 30분이라는 시간이 한 없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배우 사희의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Q)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에서 악녀(불륜녀) 영인을 연기하며 극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불륜녀라는 캐릭터를 선뜻 선택할 수 있었던 계기는?

불륜녀 역이지만 영인의 본성은 착한 여자에요. 한 남자를 사랑하지만 주변의 상황이 영인을 악녀로 몰아가죠. 불륜이라는 특성보다 극의 흐름상 도움이 되는 역이라 생각해 크게 개의치 않았어요.

Q) 불륜녀 연기 이후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굳혀지는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없는가?

우연치 않게 줄곧 못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사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그런데 이제는 악녀, 불륜녀 하면 배우 사희를 떠올려 주시기 때문에 이왕이면 더 독하고 못된 역에 욕심이 나요. 최근 MBC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에 까메오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불륜녀를 연기했어요. 어느 날은 엄마가 “너는 만날 불륜녀만 하냐? 남자에게 사랑 받는 역은 언제 할래?” 하시더라고요(웃음).

어떻게 보면 보이지 않는 착한 역할보다 눈에 띄는 못된 역할이 좋은 거 같아요. 유리 언니 같은 경우에도 실제 성격은 정말 착해요. 그런데 연기를 보면 정말 깜짝깜짝 놀라죠. 나중에는 연민정 같이 아예 못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Q) ‘청담동 스캔들’ 외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내공을 쌓았다.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캐릭터, 기억나는 배우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첫 주연을 맡은 ‘가시꽃’이에요. 120부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갔기 때문에 남다른 애착이 가요.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가시꽃 팀은 배우, 제작진의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계속 연락하고요. 당시 엄마로 나오셨던 차화연 선생님은 잊을 수가 없어요. 엄마같이 잘 챙겨주시고 항상 “너 같은 며느리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 주셨어요.

또 아직 개봉 전이긴 한데 얼마 전에 사극 ‘순수의 시대’에 도전했어요. ‘한국판 색계’ 영화에요. 저는 이방언(장혁)의 와이프 민씨부인 역을 맡았어요. 사극 대사 톤이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보니 화장실에도 중얼중얼, 꿈에서도 중얼중얼(웃음) 열심히 노력했어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새로 접하는 장르라 많이 설렜고요. 내년 초쯤 개봉하니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Q) 데뷔 11년차. 오랜 기간 연예계 활동을 해오며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 것 같다. 어떤가?

힘들었던 적은 많았죠. 배우는 작품을 할 때가 제일 행복한데 중간중간 쉬는 텀이 있을 때 우울증, 대인기피증이 왔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은 큰데 현실을 달랐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누군가에게 질타 받을까 걱정, 작품이 끝나면 그 다음 작품이 들어오지 않을까 늘 불안했어요.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 고민은 계속되는 거 같아요.

어릴 때는 그냥 연기가 좋아서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든 만큼 제 나름대로의 위치를 잡아야 하고 평가도 받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마음이 더 무거워요.


Q)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배역, 장르는 무엇인가?

로맨틱 코미디. ‘연애 말고 결혼’에 한그루 씨 같은 캐릭터를 해 보고 싶어요. 통통 튀고 망가져도 귀엽고 예쁜 캐릭터요. 몸 쓰고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액션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무술, 복싱, 요가 등 다 잘하는 편이에요. 심지어 남자들도 어려워하는 복근운동을 저는 끝까지 하죠(웃음).

Q) 오랫동안 가야금을 해왔다고 알고 있다. 특별한 재능을 놓고 연예계로 진출한 이유는?

가야금을 초등학교 때부터 해서 국악예고에 들어갔어요. 고등학교 시절 대학로에 시험 보러 갔다가 캐스팅 되어 잡지모델로 데뷔했고요. 어릴 때부터 사진 찍고 노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모델 활동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또 마침 고등학교 선배였던 이재은씨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방송연예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죠.

한편으로는 ‘가야금으로 전공을 살리고 그 후에 연기를 해도 괜찮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아쉬워요. 오랫동안 해왔던 갸야금 연주는 지금도 가끔 해요. 친한 동생에게 기초 레슨도 살짝 해주고 있고요. 가야금은 손을 놓으면 바로 굳어버리기 때문에 계속 놓고 싶지 않아요.

Q) 배우 사희를 생각하면 ‘청순’과 ‘섹시’ 키워드가 오버랩 된다. 대중들에게 각인되고 싶은 사희의 이미지는?

지금은 섹시 이미지가 강해요. 그런데 실제로 제 안에는 섹시가 없어요(웃음). 처음에는 섹시 이미지가 굉장히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주위에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굳이 섹시를 벗어나려 하냐”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섹시한 느낌도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니 좋지만 이제는 청순하고 러블리한 여자의 매력을 어필하고 싶어요.

Q) 앞으로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선, 후배 연기자가 있다면?

차태현 선배님. 거의 10년 넘게 좋아했어요. 얼마 전 영화 카메오 출연하러 갔다가 선배님을 뵀어요. 팬이라고 하고 처음 사진 찍었는데(웃음). 작게나마 꿈을 이룬 거죠. 김수현, 수애, 임시완씨 등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는 너무 많네요.


Q) 모델 못지 않은 훌륭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특별한 관리 비법이 있다면?

집에 워킹머신이 있어요. 하루에 30분이라도 항상 걸어요. 헬스장을 못 가는 날이거나 스케줄이 많은 날에는 새벽이라도 30분 정도 걷고 나와요. 일주일에 꼭 3~4번 하려고 해요.

또 아침에 일어나면 사과 반쪽을 먹어요. 일어나자마자 물을 먹고 사과를 먹어서 그런지 장이 무척 건강해요. 사실 제가 엄청 잘 먹는데 또 그 만큼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살이 잘 안 쪄요. 먹을 때 스트레스 받으면 절대 안 되요. 먹을 때, 운동할 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즐기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강경준, 장신영 씨와 친해요. 다들 술을 좋아해 자주 뭉쳐요. 둘이 사귄걸 제일 처음 안 게 저에요. 양쪽에서 호감을 보일 때 눈치 챘고 서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줬죠. 초반에는 아무도 모르는데 현장에서 티를 많이 내길래 눈치도 줬어요. 지금은 아주 잘 만나고 있고요. 질투 날 정도로 서로 너무 애틋하고 아끼는 커플이에요.

Q) 결혼은 언제쯤?

좋은 사람이 나타나고 인연이 되면 어느 순간에도 결혼할 수 있어요. 저랑 코드가 잘 맞고 같이 있을 때 재미있는 사람이면 언제든지 좋아요.

Q) 사희에게 연기란?

삶의 일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이에요. 언젠가 ‘연기를 안 한다면 다른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연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나이 먹고 결혼하고, 애기 나서도 쭉 하고 싶은 것이 연기에요.

Q) 앞으로의 연기 활동 계획

40~50회 남은 ‘청담동 스캔들’ 잘 마무리 짓고 영화로 찾아 뵐 예정이에요. 쉬고 싶지 않아요. 일로써 계속 저를 괴롭히고 싶어요. 먼 훗날 고두심, 수애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아직도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작품 활동 끊임없이 하면서 조금 더 성숙된 모습 보여드릴게요!

기획 진행: 구혜진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스타일난다, 주줌, 로앤디
주얼리: 라뮈샤
선글라스: 라코스테 아이웨어 by 룩옵티컬 
안경: 반도옵티칼
슈즈: 탠디
헤어: 김활란뮤제네프 정심 실장
메이크업: 김활란뮤제네프 소영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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