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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미, 묵직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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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희 기자] 휴식을 선언한 연예인이 무대로 돌아오는 과정에는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많다. 궤도를 벗어난 열차가 감행해야 하는 수고랄까. 이 과정에서 선미는 솔로 여가수의 신호탄을 당당히 쏘아올렸고 원더걸스의 선미가 아닌 여가수 선미로 자리매김하는 데에 성공했다.

손 끝 하나까지 녹여낸 섬세하고도 풍부한 감성으로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무대를 완성시키는 모습은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한 절제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그는 무대 위에서는 끼 많은 여가수였고, 무대 아래에서는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겸손한 소녀였다.

신비감이 깃든 연한 갈색의 눈을 연신 깜빡 거리며 촬영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선을 한 번 즈음 더 머물게 했다. ‘‘보름달’로 소녀와 성인 여성의 사이를 오묘하게 표현해내던 섹시 여가수가 저렇게 애띈 외모를 갖고 있었나’하는 생각과 함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드라마를 아름답게 소화해내는 연출력은 촬영장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혼자 일할 때에는 밝고 에너지가 넘치지만 다른 연예인 분들과 같이 있으면 조용해지는 것 같아요. 무대는 긴장을 안 하는 편인데 예능, 인터뷰 이런 것들에는 긴장을 많이 해요. 어색해서 그런가”라며 말문을 연 23살의 소녀의 목소리는 온화하지만 에너지가 넘쳤다.

컷마다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박진영 프로듀서가 박지윤 다음으로 13년 만에 선택한 여가수가 왜 선미인가’에 대한 의문을 종식시켰고, 도화지 같은 매력은 절제된 섹시함을 표현했던 ‘성인식’ 시절의 박지윤을 떠올리게 했다.

원더걸스에서 휴식기를 선언한 선미는 더운 계절이 가면 찬 바람이 찾아오듯 인간에게 필요한 변태의 시간을 거쳐 어린 소녀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던 원더걸스로 활동하던 당시 이름을 내려놓은 용기와 모험은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길임이 분명했지만 멤버 모두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와의 대화에 빠져들었다. 큰 손동작을 이용해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동시에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선미의 진가를 대중들이 알아주기를 내심 바라게 됐다.

“예능 출연이요? 저는 하고 싶은데 소식이 없어요. 노래가 무게감이 있어서 그런가. ‘해피투게더’, ‘무한도전’, ‘런닝맨’, ‘라디오스타’ 모두 좋아요. 강철 멘탈로 이겨낼 자신 있어요. 하지만 연기는 저에게는 어려운 부분 같아요”라고 뚜렷한 소신을 밝히는 모습에서는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최근 자랑스러운 순간의 질문에 ‘패션왕’ 속 작품을 꼽았다. “처음에는 맥앤로건의 로건 선생님과 작업을 이루고 싶었어요. 드레시한 느낌의 드레스에서 풍겨 나오는 우아함과 어색한 예능을 호탕한 웃음으로 다독여주실 것 같아서. 하지만 양희민 선생님과 저는 정말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절충안을 찾아갔고, 멋지게 소화했어요”라고 반달리스트의 양희민 디자이너와 같은 대답을 내놓는 모습에서는 작업 도중 많은 소통과 배려가 오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말씀해주신 도화지 같다라는 표현이 참 좋아요.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이 생겨요. ‘패션왕’은 저에게 있어 소중한 경험이었어요”라고 전하는 선미는 맑고 투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앨범에 대한 뚜렷한 계획은 아직 없지만 앞으로 새로운 모습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하는 모습은 솔로 여가수로서 더 밀도 높은 그림을 완성시켜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기획 진행: 최원희, 오아라, 이유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수민 PD
의상: 스타일난다, 나인걸, 르샵, 반달리스트
주얼리: 엠주, 제이에스티나
백, 향수: 제이에스티나
슈즈: 메트로시티, 로우클래식, 케즈
헤어: 이가자 청담점 pete kang
메이크업: 이가자 청담점 함경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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