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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파일]세계를 향한 렉서스의 도전,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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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서스가 꿈틀대고 있다. 토요타로부터 완전 독립을 위한 행보를 거침없이 내딛는 중이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개발, 생산, 판매 등 모든 부문에서 자립이 이뤄지는 중이다.

 이처럼 토요타가 렉서스의 완전 분리를 추진하는 배경은 '렉서스'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토요타의 고급차가 아닌 렉서스 그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그간 토요타 라인에서 함께 생산되던 관행도 과감히 벗어 던졌고, 지난 2005년에는 일본 내 판매를 시작하며 완전 분리 가능성도 충분히 읽어냈다. 북미에서 2010년까지 11년간 줄곧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수성한 것도 철저히 토요타와 차별화 한 전략 덕분이다.  

 북미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한 제품으로 시장을 점령한 렉서스가 서서히 세계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새로 내놓은 컴팩트 SUV NX가 그 첫 번째 무기다. 최근 글로벌에서 떠오른 SUV 인기와 소형차 확산 움직임을 반영했다. 새로운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은 스핀들그릴을 채택하고 날렵한 디자인을 더한 게 특징이다. 도심형 SUV를 표방, 젊은층 소비자를 포섭하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렉서스 출범 이래 첫 가솔린 터보 엔진도 장착했다. 여전히 디젤 엔진을 도입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렉서스 의지가 충분히 돋보이는 부분이다. 
   
 처음으로 북미 외 유럽 등지에서 사전 테스트도 진행했다. 개발 단계에서 유럽 도로와 교통 상황을 면밀히 반영했고, 상황별로 요구되는 소비자 주문사항도 끊임없이 개선했다. 세계 어느 곳을 주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다음에야 출시를 결정했을 만큼 북미를 벗어난 글로벌 시장의 확대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지금부터 25년 전, 렉서스가 첫 걸음을 뗐을 때 어느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이미 100년을 앞선 독일 브랜드가 럭셔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렉서스는 25년 짧은 역사임에도 독일차와 어깨를 견줄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제품력이 보강된 NX로 유럽 현지 시장 개척을 선언했다. 

 렉서스의 미래에 대해 묻는 자리에서 렉서스 인터내셔널 부사장 야마모토 타카시 상무는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타카시 상무는 "앞으로 50년이 지난다 하더라도 독일 3사와 역사를 좁혀나가긴 힘들다"면서 "갈 길이 멀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지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끊임없이 좋은 차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토요타에 속한 하나의 브랜드이지만 그 존재의 이유를 확실히 만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토요타의 3대 신조는 인재(人材) 육성, 현지현물(現地現物), 지속적인 개선이다. 장인정신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 탁상공론이 아닌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며,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간다는 의미다. 이는 렉서스 출범 정신이면서 동시에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를 대변한다. 물론 성공을 위한 해답도 이 안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렉서스의 행보는 한국차에도 많은 교훈을 남긴다. 기술로 제품력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역사적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프리미엄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제품력보다 브랜드 신뢰도에 더 끌린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신뢰를 얻는 것이 곧 미래 생존 기반이 되는 셈이다. 기술 또한 신뢰가 밑받침될 때 빛나는 법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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