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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Fashion] 고뇌를 표현하는 작가, 어빙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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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희 기자] 단순한 담배꽁초 하나에도 인생을 담아내는 작가가 있다. 그의 사진은 언제나 고뇌 속에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인위적이면서도 자연스럽다.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사진과 패션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전설 속 포토그래퍼 어빙 펜은 상업적인 패션사진 속에 패션을 뛰어넘은 한 인간의 삶을 담아낸다.

그 속에는 이지적인 아름다움, 단순화된 실루엣 그리고 인간과 사물의 미묘한 변화들이 공존한다. 예술 역시도 상업 사진의 일부로 귀결되었음을 깨닫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자신만의 색을 창조한 것.


1917년 미국에서 태어나 34년부터 필라델피아 박물관 학교에서 그래픽과 산업 예술을 공부하며 예술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의 인생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두 인물이 존재한다. 바로 편집 디자인에 있어 독보적 위치에 있는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와 보그의 에디토리얼 디렉터 알렉산더 리베르만이 그 둘이다.

20세가 되기 전 대학에서 알렉세이 브로도비치를 만난 어빙 펜은 그의 밑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드로잉, 페인팅과 같은 예술을 배웠으며 41년 사크스라는 잡지사에서 일하며 쓸쓸하고도 고독한 느낌의 사진을 찍어냈다.

그리고 43년 알렉산더 리베르만을 만나 보그잡지의 조수로 고용되었고, 25세라는 어린 나이에 보그의 커버를 장식하게 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솔직하고도 예리한 인물을 그려내기로 유명한 어빙 펜의 작품들은 이내 곧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50년 동안 보그 표지 사진을 200회 넘는 기록을 달성시키며 그를 독보적인 자리에 올려놓았다.

보그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모델 캐롤라인 트렌티니의 평생 소원이 어빙 펜과의 화보 촬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만으로도 명성을 감히 짐작할 수 있다.

이세이 미야케, 지젤 번천, 케이트 모스, 니콜 키드먼 등 세기의 아이콘을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공식적으로도 핫셀블라드 상, CFDA 엘레 램버트 상 등을 수상하며 사진의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발렌시아가를 입은 리스 폰사그리브, 양귀비 세송이, 블랙 스타일의 핸드백, 파블로 피카소 등 그를 대표하는 작품 역시도 다양하다. 패션 사진 외에도 인물 사진의 대가로 평가 받기도 하는 어빙 펜의 사진 속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지속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화이트 혹은 그레이 배경으로 이루어진 심플한 작품들은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표현하는 작가 어빙 펜. 단순한 표현을 밑바탕으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는 20세기 초상 사진에 한 획을 그으며 2009년 생을 마감했다.
(사진출처: 어빙펜 공식 홈페이지 및 영국, 프랑스 보그 공식 홈페이지, 보그디피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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